[문재인 정부 반환점]⑤ 삼성전자에 법인세 더 매길 수 있나?
[문재인 정부 반환점]⑤ 삼성전자에 법인세 더 매길 수 있나?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0.01.23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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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세액공제 축소, 법인세 과표구간 신설로 공약 이행
2019년, 2015년 이후 5년 만에 재정수지 적자 예상
'중부담 중복지' 기조-경기 악화 딜레마 속 문재인 정부 선택은?
문재인 대통령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문재인 대통령 인스타그램 캡처.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첫 국정감사를 취재할 당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이슈는 ‘법인세’로 기억한다. 야당의 ‘법인세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과 여당의 ‘상향’ 또는 ‘세율 조정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혔다.

뭐가 옳고 그르냐, 법인세를 올려야 하는 시점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법인세 인상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문 대통령은 ‘재벌 대기업에 대한 과세 정상화’ 공약에서 ‘초고소득 법인의 법인세 최저한세율 상향’과 ‘경제적 효과성 떨어지는 대기업 비과세 감면 원칙적 축소’를 내세웠다.

2017년 말 국회가 대기업 R&D 비용 세액공제율 조정 관련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10개 세법개정안을 의결함에 따라 2018년부터 대기업의 일반 R&D 비용(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30%에서 25%, 당기분 세액공제율은 기존 1∼3%에서 0∼2%로 줄었다.

법인세 또한 ‘부의 재분배’라는 측면에서 조정이 들어갔다. 이전 매출액 기준 200억 원 이상 기업에 대해 22%의 법인세를 부과하던 것에서 2000억 원 이상 과표구간을 신설하고 25%의 세율을 매기도록 하는 것이다.

정권 초 가장 먼저 시행했던 공약이 지금은 흔들릴 위기다. 글로벌 경기 불안정성에 기업들의 투자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설비투자 증감률은 2018년 -2.4%, 2019년 -7.0%로 전망되며, 과거 5년과 비교했을 때 2014년에서 2018년 5.4%였지만 2019년에서 2023년에는 1.2%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예산정책처는 “2020년 반도체경기가 과잉재고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를 멈추고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며 완만한 투자회복이 예상”되지만 “2019~2023년 기간 중 반도체와 제조업 경기 둔화에 따른 저조한 가동률 지속 등의 영향으로 조정국면이 지속되며 연평균 –2.1%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예산정책처에 예상대로면 올해를 제외하고는 문재인 정부 들어 설비투자가 매년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설비투자는 제조업 경쟁력 상승, 일자리 창출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특히 2017년 줄였던 세액공제 부분이 R&D 부분이라는 측면에서 다시 공제 혜택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 재정 상황은 이를 허용하기 힘들어 보인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재정수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가 예상된다.

특히 이는 문재인 정부 기조인 ‘중부담 중복지’와도 겹치기에 섣불리 줄여주기도 어렵다. 기재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통합재정수지, 중앙정부 기준 재정수입에서 재정지출을 차감한 수치는 2016년 16조9000억 원에서 2017년 24조 원, 2018년 31조2000억 원이다. 1년 새 30조 원에 이르는 세수가 줄어들었다.

결국 어려운 경기 상황과 줄어든 세수를 놓고 딜레마에 빠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2013년 17%에서 지난해 20%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2%까지는 조세부담률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지금과 같은 경기상황에서 이를 관철시키기도 힘들다.

당장 기댈 곳은 부동산과 대기업이다. 이번 정부 들어 부동산을 통한 세수 확보 노력은 분명하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에 추가적인 세수를 거둬들일 수 있을까?

재벌닷컴에 따르면 2018년 기준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 95곳의 법인세는 38조9920억 원이며 이중 삼성전자는 16조8150억 원이다. 또 SK하이닉스가 5조8010억 원으로 두 기업이 절반을 차지한다. 달리 말하면 다른 기업들을 낼 여지가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세수를 확보하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이를 놔두자니 ‘복지국가’로의 행보가 주춤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이미 대기업을 상대로 한 차례 R&D 세액공제 혜택을 줄인 만큼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세수를 거둬들일 분야도 보이지 않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현재로선 (법인세를)추가적으로 개편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지만 “기업의 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맞춤형 세액공제제도 확대는 유연하게 해나가려 한다”는 발언과 관련해 어떻게 ‘복지’와 ‘투자 확대’ 사이 균형을 맞춰갈지 지켜볼 일이다. 물론 가장 좋은 건 기업들이 돈을 잘 벌어 자연스레 세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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