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명무실' 인터넷단통법, 불법보조금 기승에도 처벌사례 '0건'
[단독] '유명무실' 인터넷단통법, 불법보조금 기승에도 처벌사례 '0건'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0.01.28 1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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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가입시 불법 사은품 고객 유치 '비일비재'
통신가입중개사업자들 "본사에겐 비밀", 계약 후 추가 보조금 이체
인터넷단통법 시행 6개월, 위반 처벌은 0건
방통위 "시장 모니터링 中 경품고시 위반 적발 없어"
법 지키면 망한다… "가이드라인 지키면 신규고객 확보할 수 없어"
서울 강변에 위치한 테크노마트 내부 통신사 매장 모습. 사진=이진휘 기자
서울 강변에 위치한 테크노마트 내부 통신사 매장 모습. 사진=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A사는 KT 500MB 인터넷 단일 상품 3년 약정 고객에게 추가 보조금을 약속했다. 사은품으로 명시된 금액은 14만원이었지만 이후 계좌이체로 8만원을 추가로 보냈다. 업체는 추가 사은품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녹취까지 받아 법망을 피해갔다.

# B사는 LG유플러스 100MB 인터넷 TV 결합 상품 사은품에 60만원을 지급했다. LG유플러스 본사 보조금보다 17만원 더 많은 액수다. "어떻게 이렇게 더 줄 수 있냐"고 묻자 B사 관계자는 “본사에서 확인하기 때문에 사은품 금액은 절대 말하면 안된다”며 “나중에 혹시라도 본사에서 사은품 얼마 받았냐고 물어볼 때 비밀로 해야 한다”고 했다.

# C사는 43만원 수준의 LG유플러스 상품 사은품을 최대 66만원까지 지급할 수 있다고 했다. 38만원인 SK브로드밴드 상품 사은품은 58만원까지 지급 가능하다고 했다. C사 관계자는 "원래 38만원 정도로 사은품을 지급하는데 월말이면 수량을 채우기 위해 가격을 올리게 된다"며 "특히 현재 LG유플러스는 가입 수량이 부족해서 66만원까지 사은품을 올렸는데 방통위가 알게 되면 38만원 이상 줄 수가 없다"고 했다.

인터넷단통법으로 불리는 ‘경품고시제’가 시행 된지 반년이 지났다. 규정을 초과하는 액수의 사은품을 지급하는 업체는 최고 영업정지 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서비스 가입을 대가로 지급되는 불법보조금이 횡행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처벌받은 사례는 0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톱데일리 취재 결과 경품고시제 도입이 무색하게 불법보조금은 시장에 살포되고 있었다. 사은품 금액의 상한인 15%를 훌쩍 넘겨 원래 보조금보다 1.5배 이상 지급하는 업체도 있었다. 이들의 정체는 유선통신 서비스 판매점으로 온라인 사이트와 텔레마케팅을 중심으로 영업 중이다. 유선통신 가입자를 유치하고 이동통신사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주 수입원이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지난해 6월부터 ‘경품고시제(경제적 이익 등 제공의 부당한 이용자 차별행위에 관한 세부기준 제정안)’를 시행하고 있다. 이전까진 사은품의 상한선만 지정했지만, 경품고시제 시행 이후부턴 사업자들이 평균적으로 제공하는 사은품 금액의 상하 15%를 벗어날 경우 규제 대상이 된다. 소비자들이 어느 곳에서 인터넷 가입을 하든지 사은품 지급 과정에서 차별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방통위 가이드라인은 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 100MB 인터넷 단일 상품의 사은품 지급 최대액수는 각각 ▲10만원 ▲10만원 ▲15만원, TV 포함 세트는 ▲38만원 ▲38만원 ▲43만원이다. 500MB·1GB 인터넷 단일 상품의 경우 사은품은 ▲15만원 ▲15만원 ▲18만원, TV 포함 세트는 ▲43만원 ▲43만원 ▲46만원까지 지급할 수 있다.

가입 유치를 위해 업체들이 규정을 초과해 사은품을 지급한다면 위법으로 간주된다. 경품고시제 위반 시 건당 100만원 벌금, 3회 이상 적발되면 영업이 정지된다.

방통위는 지켜보고 있지만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시장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경품고시 위반으로 적발된 경우는 없다”며 “관련 사업자들이 경품고시제 범위 내에서 사은품 지급에 문제없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처벌을 위해선 시장 현황부터 파악해야 하는데 전체 유통망 전수조사를 하게 되면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며 “전체적인 조사가 이뤄진 다음에 처벌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업체들은 불만이다. 법을 지키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 유선통신 서비스 판매점 관계자는 “시장을 이대로 놔두면 가이드라인을 지키던 영업점들은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없다”며 “제재가 없으면 모든 영업점들이 사은품을 많이 지급하는 방식으로 영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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