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유튜버는 징계대상? 지나친 규제 vs 법적의무
공무원 유튜버는 징계대상? 지나친 규제 vs 법적의무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2.05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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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A 씨 수익 냈지만 최근 활동 줄어
‘공무원 겸직’ 허가 받아야… 1년 마다 재평가
“품위 유지 상관없이 수익 나면 겸직 신청해야”

 

유튜브 이미지(사진=pixabay 제공)
유튜브 이미지(사진=pixabay 제공)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공무원 유튜버’ A(31·서울시) 씨는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톡톡 튀는 섬네일(Thumbnail)과 자막, 편집이 눈길을 끈다.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데 흥미를 느껴 시작한 일이다.

하지만 최근 구독자 1000명을 넘기게 되자 그의 유튜브 활동은 뜸해지기 시작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20일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를 개정하고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예규에 따르면, 유튜브 기준 수익 조건인 구독자 1000명, 연간 재생 시간 4000시간 이상을 충족한 공무원 유튜버는 겸직을 신청해야 한다.

행정안전부도 이날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에 ‘인터넷 개인 방송 관련 표준 복무 지침’을 내렸다. 지자체는 해당 지침을 반영해 공무원 유튜버들의 겸직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최근 유튜브 수익 조건을 채운 A 씨 역시 겸직 관련 규정에서 자유롭지 않게 됐다. 그는 “수익 요건이 충족돼 겸직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며 “주변에는 활동을 중단한 ‘공무원 유튜버’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기준에 충족되면 해당 공무원 유튜버는 반드시 겸직 허가를 받아야 한다. 겸직 허가는 1년 단위로 신청하고, 소속(지자체) 기관장은 콘텐츠 성격과 내용, 제작에 드는 시간 등을 따져 해당 공무원의 유튜브 활동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

공무원 임용 전 겸직 신청 대상에 해당되고 공무원 임용 후 개인 방송 활동을 지속할 경우 임용된 날부터 1개월 이내 겸직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만일 개인 방송 활동이 공무원 준수 사항을 위반할 경우 그 정도를 고려해 ▲ 허가 불허 ▲ 콘텐츠 삭제 요청 ▲ 활동 금지 ▲ 징계 요구 등의 조처가 내려진다.

A 씨는 현재 소속 지자체가 공무원 복무 지침 관련 세부 사항을 시행할 때까지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20일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를 개정하고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예규에 따르면, 유튜브 기준 수익 조건인 구독자 1000명, 연간 재생 시간 4000시간 이상을 충족한 공무원 유튜버는 겸직을 신청해야 한다.(사진=인사혁신처 제공)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20일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를 개정하고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예규에 따르면, 유튜브 기준 수익 조건인 구독자 1000명, 연간 재생 시간 4000시간 이상을 충족한 공무원 유튜버는 겸직을 신청해야 한다.(사진=인사혁신처 제공)

■ “수익 나면 반드시 겸직 허가받아야”

공식적으로 ‘공무원(국가·지방직) 유튜버’는 130여 명에 이른다. 대부분 여행과 운동, 게임 등 취미 생활이나 자신의 전문 지식을 제공하는 이들이다.

인사혁신처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공무원 인터넷 개인방송 활동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인 방송을 하는 공무원의 채널 수는 국가공무원 63개, 지방공무원 75개, 교육공무원 1248개로 집계됐다. 채널의 92.8%는 유튜브로, 수익을 낸 채널은 국가공무원 10개, 지방공무원 16개, 교육공무원 164개에 달한다.

인사혁신처는 실태조사와 함께 유튜브 활동 관련 기본방침을 세웠다. ‘공무원의 인터넷 개인방송 활동 표준지침(안)’을 보면, 개인 방송 활동 시 공무원은 품위유지와 비밀누설 금지 등 복무 규정에 충실하고, 본인 업무에 지장을 초래해선 안된다.

콘텐츠 내용 관련 규제도 엄격해졌다. 다른 사람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해선 안 되고, 비속어와 폭력·선정적인 내용 등의 콘텐츠 제작은 금지된다.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내기도 어려워졌다.

A 씨는 “돈을 벌려고 유튜브 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고 했지만, 수익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복무 규정상 공무원은 영리 행위를 할 수 없지만, 유튜브 등 대부분 인터넷 방송 플랫폼이 구독자가 늘면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여서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공무원 규정을 위반할 수도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공무원이 유튜버를 할 경우 본인 의사와 콘텐츠 내용에 상관없이 수익이 발생하면 무조건 겸직 허가 신청을 해야 한다”며 “국가·지방·교육직 공무원 예외 없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의 유튜브 활동 조차 국가공무원법 제64조에서 정한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한다'는 규정을 적용한 해석때문이다. 

공공기관에 근무중인 익명을 요구한 한 유튜버는 "구독자수를 기준으로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 업무 외 활동까지 규제하는 지나친 사생활 침해"라며 "비수익활동에 대해서는 자율에 맡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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