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실업 흔들리지 않는 경영승계, 준비된 작업의 성과
태광실업 흔들리지 않는 경영승계, 준비된 작업의 성과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0.02.07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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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㉒ 박주환 기획조정실장 태광실업 최대주주로
2010년 ㈜정산 활용한 경영승계작업, 태광엠티씨 일감몰아주기 효과
대형 IPO 기대감 속 지분 확보 위한 자금 마련 과제
태광실업그룹 국내 계열사 지배구조. 그래픽=김성화 기자
태광실업그룹 국내 계열사 지배구조. 그래픽=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이 지난 3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박 회장의 뒤를 이을 장남 박주환 태광실업 기획조정실장은 아버지의 유산으로 그룹을 물려받겠지만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과제가 생겼다.

태광실업은 박 회장 55.39%, 박 실장 39.46% 등 특수관계인이 100% 지분을 보유한 가족기업이다. 박 실장은 올해 37세로 경영 일선에 나서기에 젊은 나이지만 그룹 지주사로 볼 수 있는 태광실업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만약 아버지가 미리 준비해주지 않았다면 박 실장은 훨씬 더 큰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박 실장이 지금의 지배력을 가지는 데는 ㈜정산이 있었다. 2012년 말 기준 박 실장은 정산 지분 100%를 가지고 있었다.

정산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짧은 기간 안에 많은 변화를 겪었다. 2010년 11월 정산개발㈜로부터 인적분할방식에 의해 설립된 정산은 3년 후인 2013년 두 번의 합병을 가진다.

그 중 첫 번째 대상은 태광실업그룹의 태광엠티씨다. 태광엠티씨는 정산이 100% 지분을 소유한 기업으로 흔한 모회사와 자회사의 결합으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대기업들이 흔히 취하는 ‘일감몰아주기→기업 가치 상승→지주사와의 합병’ 공식이 자리 잡고 있다.

먼저 태광엠티씨는 2012년 말 기준 93억 원의 매출을 태광실업으로부터 올렸고 이는 전체 매출 97억 원의 95.8%에 해당한다. 같은 해 태광엠티씨 영업이익은 4억 원이다.

이는 2005년 태진이 태광실업과 합병하기 이전부터 지속된 양상이다. 2004년 기준 태광엠티씨 매출은 170억 원이며 이중 태진이 113억 원, 태광실업이 41억 원이다. 같은 해 태광엠티씨의 영업이익이 42억 원이니 두 기업의 기여도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당시만 해도 태광엠티씨의 지분 구조는 박주환 53.67%, 정산개발(주) 33.33%, 신정화 13.0%로 구성돼 있었다. 이후 2010년 11월 정산개발 인적분할 후 박 실장이 100% 지분의 정산이 탄생했고 정산은 태광엠티씨 주주가 됐다.

이는 2013년을 위한 밑작업이다. 분할 전 정산개발은 그룹 계열사인 휴켐프 지분 6.25%를 가지고 있었고 분할 후 이 지분은 정산으로 향했다. 같은 해 박 회장은 330억 원에 달하는 휴켐프 지분 4.01%를 태광엠티씨에 무상증여한다. 대략 800억 원이 넘는 휴켐프 지분이 세금 한푼 없이 박 실장 소유의 정산에 놓이게 된다.

같은 해 정산과 태광실업 합병을 위한 전단계로 그간 태광엠티씨로 일감을 몰아주고 300억 원이 넘는 지분을 증여한 건 이를 위해서였다.

2013년 정산과 태광엠티씨 합병은 박실장→정산→태광엠티씨로 이어지는 100% 지분 구조이기에 박 실장에게 불리할 게 없는 작업이다. 정산은 태광엠티씨로 몸값을 급격히 올릴 수 있었고 그만큼 태광실업과 합병에서 지분을 더 확보할 수 있었다. 2012년 박 실장이 보유한 태광실업 지분은 9.30%며 정산이 4.26%를 가지고 있어 실질적으로 보유한 태광실업 지분은 13.56%다. 태광실업은 합병 시 정산에 신주 3만3235주를 줬고 박 실장이 26%에 해당하는 지분을 얻는 결과로 이어졌다.

과제는 남아 있다. 박 실장은 5만2916주의 박 회장 지분을 상속 받아야 하며 태광실업은 IPO도 준비 중이다. 비록 현재 박 회장 지분이 액면가 기준 5억 여 원에 불과해 금액적으로 큰 무리는 없겠지만 상장 후 상당히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3분기 공시에 따르면 태광실업의 자산은 1조5842억 원, 자본은 1조1333억 원이다. 태광실업이 기업가치 5조 원, 공모규모 1조 원 이상의 대형 IPO 기대주로 여겨지는 만큼 현재 총수일가가 보유한 지분은 상당히 저평가된 금액이라 볼 수 있다. 태광실업의 전체 주식 수 또한 9만5542주로 계열사 휴켐스 1783만6879의 0.5%에 불과한 점도 이런 저평가를 반영한다.

또 박 실장은 현재 휴켐스 2.63%를 제외하고선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상장 시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의 한계가 있어 상장 전까지 최대한의 자금을 확보하는 게 당장의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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