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집안싸움, 더 나올 카드가 있나
한진家 집안싸움, 더 나올 카드가 있나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0.02.11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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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이사회, 사외이사 역할 확대하고 호텔 사업 구조조정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임 등 주주권익 보호 장치 카드?
조현아 경영 복귀 감안 시 양날의 검…지난해 당기순이익 50% 등 배당금 확대는 무리
이명희·조현민 차단막 명분 부족…롯데家 다툼의 한진 version?
사진=한진칼 홈페이지
사진=한진칼 홈페이지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주주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한진그룹 집안 싸움에서 주주들의 지지를 얻을 추가적인 개선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지난 7일 한진칼은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사회 규정을 개정해 대표이사가 맡도록 돼 있는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주요 그룹 계열사 이사회 의장의 이사회 선출 등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놨다. 지배구조 개선안은 그간 이사회의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의식한 방안이다.

또 대한항공 소유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 연내 매각,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 매각 등 재무 개선 노력도 함께 발표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개선안에 따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KCGI나 반도건설과 함께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아졌다.

추가를 한다면 지배구조 차원에서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임 등이 나올 수 있다. 조 회장이 사외이사 역할을 강화했지만 사외이사들이 독립성을 가지지 못하면 무의미하다. 사추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도 조 회장 입김이 미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후보군이 한정돼 있다면 주총도 무의미해진다.

조 전 부사장은 경영 복귀를 감안하면 고심이 깊어진다. 집중투표제나 감사위원 분리선임은 한진가 총수일가들의 힘이 뭉치지 않는 한 한진칼 최대주주인 KCGI가 가장 유리한 제도다.

또 조 전 부사장 측은 조 회장의 대표이사 재선임을 막으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 전 부사장이 단순히 조 회장 재선임을 막는 선에서 끝내려 한다고 보긴 힘들다. 조 전 부사장이 원하는 건 경영권의 재획득, 더 나아가서는 본인이 직접 그룹 사업 중 일부분을 자신의 책임 하에 두는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은 조 회장과 각을 세운 이유로 “조원태 대표이사는 (조양호 전 회장의)공동 경영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하며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KCGI, 반도건설과 손을 잡은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이 경영 일선으로 복귀했을 시 어느정도 지배력은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KCGI가 발표한 공동입장문에 따르면 “KCGI가 꾸준히 제기해 온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을 통한 한진그룹의 개선 방향에 대해 기존 대주주 가족의 일원인 조현아 전부사장이 많은 고민 끝에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조 전 부사장은 KCGI와 반도건설 또한 어디까지나 외부인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조 회장,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전무 등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가족들은 분명 이들을 외부인으로 보고 있다. KCGI는 “한진칼 조원태 대표이사 등에 대해 책임경영체제 마련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지만 한진칼은 “‘KCGI는 몇 만명의 주주 중 하나’일 뿐이라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최근 KCGI 등 다수의 주주들을 ‘외부세력’이라고 지칭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전 부사장이 다시금 가족경영 체제 안으로 들어온다면 KCGI를 비롯한 ‘외부’ 주주들의 요구는 조 전 부사장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방안으로 작용한다. KCGI는 “전문경영인을 필두로 사내외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어 기업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고, 주주들이 이사들의 경영활동에 대하여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하여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한 기업지배구조의 모습”이라고 제안했다.

배당확대는 더 내놓을게 없다. 한진칼은 이미 지난해 378억 원의 당기순이익 중 179억 원, 2017년 238억 원 중 74억 원 등 적지 않은 수준의 배당을 하고 있다.

KCGI나 반도건설이 이 고문과 조 전무 경영 복귀에 대한 방어막을 요구할 수도 있다. 지금의 사태는 총수일가 갑질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이는 이 모든 사태의 시발점이 ‘땅콩회항’ 사건이라는 점에서 조 전 부사장과 손을 잡은 KCGI나 반도건설이 내세울 명분이 없다.

오히려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조 전 부사장에 대한 평이 좋지 않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서는 ‘그녀를 원치 않습니다’란 제목으로 “조원태 회장 시절 우리가 원하던 회사로 조금씩 변해가는 것 같다”며 ”그 변화에 힘을 주고 싶다”고 평한 반면, 조 전 부사장(A)에 대해선 “A 절대 반대”, “A 양심 없다, 회사를 이렇게 만든 장본인이 누군데”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조 회장에 대한 신뢰도도 100%는 아니지만 적어도 함께 일하는 당사자들은 조 전 부사장보다 조 회장을 선호하고 있다.

이 싸움은 어디로 이어질까? 조 전 부사장이 다시 가족경영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양상은 롯데家처럼 진흙탕 싸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2015년 1월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에서 해임된 이후 신동빈 회장과 주총을 통해 4차례 싸움을 벌였지만 모두 졌다. 그럼에도 롯데그룹 최정점에 위치한 광윤사 최대주주로서 여전히 경영 복귀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과 마찬가지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양측의 지분율이 크게 차이나지 않아 한 번 실패해도 충분히 다음을 노릴 수 있으며 신동주 전 부회장과 달리 조 전 부사장은 KCGI 등 외부주주들의 지지도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반대로 조 회장이 지더라도 현역에서 만회할 기회를 노릴 수 있다.

한편 KCGI는 지금까지 한진칼에 올해 주총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을 요청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이사후보에 대한 주주추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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