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VS신] 회장님 SNS에 방울달기
[김VS신] 회장님 SNS에 방울달기
  • 김성화·신진섭 기자
  • 승인 2020.02.1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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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사생활과 제품홍보가 결합된 소통방식을 보인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로는 재계 넘버 원이다. 사생활과 제품홍보가 결합된 소통방식을 보인다.

톱데일리 김성화·신진섭 기자 = 신: 오늘은 재벌가의 SNS 사용법에 대해 말을 좀 해볼까하는데요. 이게 뭐 논란이라면 논란이고, 고객 친화적 마케팅이라면 마케팅인데, 회장님 및 회장님 자녀분들이 SNS 하는 걸 꺼려하는 분들이 계세요. 언론을 상대하는 홍보팀분들이 그렇습니다. 

얼마 전에 어느 분이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 수 있겠냐”라고 하더라고요. 말인즉슨, 이분들의 SNS를 감당하기 힘든데, 홍보조직에선 아무도 회장님한테 충언을 할 수가 없다는 거죠.

김: 사실 충언의 영역으로 들어가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요즘 같은 시대에. 회장님도 할 수 있지 뭐. SNS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 사람들이 우리 영역으로 내려와 보이지 않나.

신: 그러니까 좀 더 친숙한 이미지?

김: 친숙함은 확실히 가져가는 거 같아요.

신: 근데 회장님은 자기 회사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말씀하시겠지만, 엄연히 주식회사잖아요 대기업은. 거기다가 이분들의 발언 하나하나가 결국 회사의 메시지로 읽히잖아요. 그러니까 실제 근무하는 사업단이나 아니면 스태프조직 입장에선 포스팅 하나가 이상한 게 올라가면 질문 세례를 받습니다. 이게 상당히 곤욕스러울 때가 있다는 거예요.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가 그대로 나온다는 게. 

김: 대표적인 하나만 찾아볼까요. 일단은 제일 재계에서 활발히 쓰고 있는 분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최근 것이 3일전에 올라왔네요. 두 개 올렸네.

신: 뭔 내용이에요.

김: 강아지 사진 하나랑, 이건 제품 홍보 같은데 국물멸치, 훈연한 여수 국물멸치로 국물 내서 국수 말아먹음. 하나 올라왔는데.

신: 아, 그거 저 보도자료에서 봤습니다. 신제품 맞습니다.

김: (ㅋㅋㅋ) 이 포스팅 자체가 경계선을 넘나 든다는 걸 보여주지 않나요. 굉장히 사적인 강아지 사진과 이마트에서 팔 듯 한 제품 사진 하나 올린 것. SNS는 사적인 공간이면서도 회사 부회장으로서 제품 홍보도 같이 하는, 사적영역과 사업영역을 왔다 갔다 하면서 활용한다는 예시가 될 것 같아요.

신: 정용진 부회장이 SNS 한다고 긍정적으로 보는 기사나 반응은 많았어요. 근데 과연 신세계 홍보팀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왜냐면 이분이 부정 이슈 전력이 없던 게 아니거든요. 2010년쯤에 웬 대표님이랑 트위터에서 ‘키배(키보드배틀‧온라인 상에서 댓글 등으로 싸움)’를 뜨셔가지고. 

골자는 이런 거죠. ‘이마트 SSM으로 골목상권 침해하지 말라.’ 이걸 반말 섞어서 좀 긁었어요. 근데 정용진 부회장이 ‘검색해보니까 이 사람 뭐 별거 아니네’ 이걸 댓글로 남겼단 말이죠. 이게 다른 일반 사용자였으면 하루에도 수 천 번씩 일어나는 키배지만. 근데 문제는 발화자가 정용진 부회장이라는 것. 오너가에서 하기에는 상당히 뭐랄까… 수준이… 다소 높다고 보긴 어려운. 

김: 높진 않죠. 좀 더 고급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신: 정 부회장 서울대 출신 아닌가요.

김: 서울대 출신이 또.

신: 이게 서울대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보기에는 논리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얇았다 그렇게 지금도 기억이 됩니다. 친숙함이란 장점은 있는데 사람이 어떻게 완벽하겠어요. 오너가도 완벽할 수 없잖아요. 인간은 감정에 지배되는 동물이니까.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의 팔로워수는 무려 24만. 인플루언서라고 부를 수 있는 수준이다.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의 팔로워수는 무려 24만. 인플루언서라고 부를 수 있는 수준이다.

김: 친숙함이라는 얘기 나와서 말하는데, 팔로워 수 기준으로 이슈를 본다고 하면, 재계 쪽에서 정용진 부회장만큼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는 거 같아요. 24만 정도 나오는데. 친숙함이라는 데서는 굉장히 성공한 계정이다. 어떤 셀카는 댓글이 685명이 달렸는데, 이런 재계 인물이 있었나. 가령 이재용 삼성 부회장만큼 뉴스를 장식하는 사람 없지만 동시에 그만큼 사생활을 감추는 사람도 없어요. 내일쯤이면 또 정용진 부회장 포스팅 올라 올텐데, 이마트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보게 하는 부분은 있어요. 내가 맞팔이면 친구 같다는 느낌도 들 것 같기도 하고.

신: 팔로우 하셨나요?

김: 아 전 안합니다. 사실 그렇게 볼 만 한 게 있진 않아요.

■'양날의 검' 재벌家 SNS

신: 재계 출입하는 기자들이 대부분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를 팔로우하고 있다는 건 뭐 다들 아실 거에요. 왜냐면 오너의 말 한마디는 기사가 될 수 있거든요. 긍정 기사든 부정 기사든. 그러다 보니까 해프닝 아닌 해프닝도 있었는데. 이 분 팔로워, 좋아요가 편향 돼 있다는 얘기가 나온 적 있어요.

김: 골라서 팔로우 한다? 인스타니까 셀럽이라고 표현할까요? 웬만한 셀럽들은 팔로우를 일절 안 받든가 지인공개로 한다든가 완전 공개라면 수 찰 때까지 받는다든가. 뭔가 자기만의 기준이 있는데, 보면은 정용진 부회장도 다 받진 않고 팔로잉도 가려서 하는 거 같아요. 이게 다 누군지는 알 수가 없는데

신: 뭐 톡 까놓고 말하면 미모의 여기자만 팔로우한다. 

김: 공개되면 이게 쉽지 않은데.

신: 누굴 팔로우 하는지 노출되는 걸 몰랐을 수도 있고요. 원래 트위터 하시던 분이니까. 이건 뭐 사실 확인을 아무도 할 수도 없고 해줄 수도 없는 부분인데, 이게 기자 사회에서 결론적으로 말이 돌았습니다. 기사화 단계까지 갈 수 없는 아이템이었는데. 이런 이슈가 발생하면 어쩔 수없이 뇌리에 남아요. 출입기자 뿐 아니라 비출입기자들도 인지한단 말이죠.

김: 이런 거는 가십성으로 돌기 좋으니까.

신: 전 정 부회장이 특정 성별이나 기자를 좋아해서 팔로우했다고 보진 않는데, 그만큼 정 부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에 다들 관심을 갖고 있다는 방증인 거죠. 그 관심이 가끔씩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는데, 그 원죄는 SNS를 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적극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이었으면 소문이 날래야 날수가 없어요. 이재용 부회장은, 뭐 삼성가가 다 그렇지만 개인정보, 개인사생활 엄청 철저히 관리하잖아요. 이 부회장 재판과정에서 전화번호가 노출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저도 어디서 받았죠 그걸. 그래서 친추를 했습니다. 카카오톡 프로필 볼라고. 만약에 삼성 CI가 있거나 이재용 부회장 사진 있었으면 영원한 친구지 우리는. 근데 대학생, 남자 대학생 사진이 걸려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제 생각엔 노출되자마자 전화번호를 바꾼 것 같아요 이분이.

김: SNS가 사생활의 노출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깔고 가는 거기 때문에 기업의 사장, 회장이 하기 쉽지 않은데 거기에 비해선 적극적으로 하는 거 같아요. 자기 동선도 나오겠는데요 사진 파악하면. 

신: 사진 다 수집해서 정용진 빅데이터라는 걸 누군가 만들면 그럴 수도 있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음악과 기업윤리에 대한 포스팅을 주로 올린다. 팔로워는 페이스북 10만명 수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음악과 기업윤리에 대한 포스팅을 주로 올린다. 팔로워는 페이스북 10만명 수준.

김: 사업적으로 SNS 잘 사용한다고 볼 수 있는 사람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인 것 같아요. 이 분은 보니까 열에 아홉 개가 대부분 회사 관련 내용이 올라와 있거든요. SNS지만 회사 홍보차원에서 하는 게 명확히 보이는 거 같아요.

신: 이 분 지금 페이스북 팔로워수가 10만정도 되거든요. 페북에서 10만이면 꽤 큰 거예요. 이거 팔아도 몇 백 받거든요 이정도면. 포스팅 살펴보면 약간 인스타그램적인 마인드는 아니다. 활자 사용에 능하시고. 어떻게 보면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SNS 패턴과도 비슷하다. ‘우리 회사는 이렇고 이런 철학이 있고 이런 방향으로 갈 것이다’라는 걸 쓰시는데 할애를 많이 하더라고요. 또 들어가면 죄다 음악얘기에요. 이분이 음악 마니아고 디제잉도 하신데요. 현카도 오히려, 실례되는 말일 수 있겠지만 카드보다 콘서트가 더 유명하잖아요.

김: 저도 맨날 가보고 싶은데. 이게 티켓팅이 너무 어려워서. 우리나라에 비틀즈를 데리고 온 사람이잖아요.

신: 저도 현카 다니는 친구한테 티켓 좀 구해달라고 해본 적이 있는데, 저랑 별로 안 친해서 그런지 못 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김: 이 분도 한 번 구설이 있었던 게, 한창 좀 남녀갈등이 시작 ‘될랑말랑’ 할 때 현대카드 통계를 내보내까 남자들이 많이 쓰더라.

신: 이게 뭔 소리 예요.

김: 식당이나 카페에서 카드 사용통계 보니까 여자가 많이 쓰는 곳 찾기 어렵더라. ‘남자들이 호구 잡혀 있다’는 뉘앙스로 트위터에 올렸다가 철회 한 적이 있어요. 마지막에 ‘난 여성편입니다’ 하고 마무리를 했는데. 이 때 한번 곤욕을 겪어서 이후부턴 사업적으로만 이용하나. 남자들이면 현대카드를 잘랐을 거야 아마. 그 말 듣고 현카 계속 쓸 남자가 있나 호구 잡혔다는데. 

신: 뭐 완전 남자가 손절하진 않아도 몇은 했겠죠. 그리고 현카가 워낙 이미지가 좋다보니까 조그만 부정이슈를 끼얹어도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잖아요. 

김: 공교로운지 몰라도, 2012년에 그 발언 있었는데 2013년부터 점유율이 떨어지긴 하네요. 소폭이긴 해도. 다른데도 떨어지긴 하는데, 아예 영향이 없진 않았던 것 같다.

신: 이 SNS라는 게 100번 잘 올려도 한 번 망하면 안하느니 못한 채널이잖아요. 기업의 소통방식은 여러 개가 있지만 홈페이지, 문자메시지, 보도자료 이것들의 특징은 여러 번 정제돼서 문제 소지를 거른다는 겁니다. 최적의 소통방식이라는 데 의문이 있지만, 논란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라는 데 이견이 없거든요.

김: 그렇죠. 보도자료 쓰는 사람들은 자주 써보잖아요. 논란 피하는 데 능력이 출중하죠. 그쪽으로 전문가들이 내보내는 거니까. 보도자료로 꼬투리 잡는 건 쉽지는 않아요.

신: 이게 리스크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보는 게 홍보팀에서 보도자료로, 예를 들어 결재권자인 상무, 전무급이 말도 안 되는 걸 내보네요. 성별 갈등을 조정하거나 아니면 라이벌기업 오너를 비방하거나, 이럼 빼야 되거든요. 근데 과연 오너가가 올린 포스팅으로 받는 피드백은 무엇이냐. 물론 지분가치의 하락, 그리고 엄마아빠한테 혼나는 거 가능하죠. 그렇다고 생계가 위태로워질 타격은 아니란 거죠.

■재계냐 유통이냐 연예냐, 재벌 3·4세의 정체성

김: 사실 기자입장에서 말하면 홍보팀 얘기도 했지만, 업계에서 일하다보면 카운터파트너가 있잖아요. ‘이 기사 쓸 땐 누구와 접촉한다’ 이게 정해져 있는데 그걸 넘어가면 이 업계에서 불문율처럼 여겨지고. 정용진 부회장이 SNS를 해서 물어볼 게 있다 이게 어느 파트일까. 누가 담당을 해야 되나.

신: 이런 문제도 있어요. 재벌 3세쯤 되면 연예계에 발 담군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오뚜기의 손녀, 함영준 창업주의 손녀 함연지 씨. 이 분이 뮤지컬 배우하다가 요즘에 예능도 해서 유명해졌어요. 그러고 나니까 연예기자들이 오뚜기에 접촉을 하는거예요. 

김: 연예기자가 그때까지 할 일이 없지 오뚜기에. 오뚜기 회장이 함씨인지도 몰랐을 거예요.

신: 당연하죠. 자기 출입처 아니면 기자는 비기자보다도 모를 때도 많잖아요. 근데 이걸 대응을 오뚜기가 해야 되냐 말아야 되냐. 

김: 저도 관련기사 난 거 봤는데, 함연지씨가 아빠한테 ‘참기름, 들기름의 압착방식이 중요하다는 걸 들었다 설명해달라’는 게 이슈가 됐더라고요.

신: 이게 뭔소리에요.

김: 참기름 만드는데 방식이 어떻게 되냐 이건데, 연예인이 참기름의 제조방식을 가지고…

신: (ㅋㅋㅋ)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사장과 자녀 함연지 씨가 나눈 대화.  PPL(Product Placement Advertisement)를 넘어 FPL(Father Placement Advertisement) 기법을 개척했다.

김: 이런 게 기사화 되면 유통 쪽에서 담당해야 되나 연예기자가 담당해야 되냐. 굉장히 크로스 오번데.

신: 그거네. 이거 비트코인 같은 거네. 출입처 애매해지는 거.

김: 굉장히 애매하거든요. 유통기자가 전화해서 냉압착방식에 대해서 물어봐야 하나, 연예부가 이걸 공부해야 하나. 

신: 아, 비슷한 케이스 유명 케이스 있습니다. 남양의 3세, 황하나 씨. 이 분 인스타 팔로워가 한 때 20만 정도였어요. 이 정도 인플루언서지.

김: 박유천 씨랑 결혼한단 얘기도 있었고, 인플루언서, 셀럽이란 말에 들어맞는 사람이었는데.

신: 근데 이 황하나 씨가 마약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결국 남양에 피해가 갔어요. 기자들이 남양에 물어봤고, 황하나 씨가 남양 제품을 먹어서 아니면 홍보해서 문제가 된 게 아니고 혈통이 발목을 잡은 거잖아요.

김: 그렇죠.

신: 그러니까 어떻게 흐를지는 본인도 모르고, 회사도 모르는 거야. 그렇다고 회사 측에서 ‘아 황하나 씨는 인플루언서지 남양유업 직원이 아닙니다’ 이렇게 대답을 했다손 쳐요. 그럼 기자들이 어떻게 쓸지 난 보이는데 

김: (ㅋㅋㅋ)

신: 남양유업 선 그어, 남양유업 모르쇠, 남양유업 손녀는 맞지만 직원은 아니야. 이렇게 쭉쭉 나갈 거란 말이죠. 결국 외통수일 수밖에 없어요.

김: 재계 입장에서 들여다보면, 친인척도 아니잖아요. 직계자손인데 황하나 씨는. 그럼 언제든지 경영진으로 등장할 수 있다. 그런 사례 충분히 많고. 어느 순간 주주로 이름 올리던지, 갑자기 황 상무가 돼서 등장하든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 할 수 없잖아요.

신: 그렇죠.

황하나 씨 인스타그램. 현재는 닫혀 있다.
황하나 씨 인스타그램. 현재는 닫혀 있다.

김: 그건 홍보팀도 그런 사실을 알 수 있을 거고, 지금으로서는 계획이 없다하지만 아빠 말이면 내일 출근할 수도 있는 건데, 이 사람에게 물어봤는데 회사에서 선을 긋는다. 이건 홍보팀으로서 책임을 다하진 않는다고 보이거든요. 하지만 지금 당장은 셀럽이시니까 뭐라고 대응하기도 어렵다. 홍보팀 입장에선 반은 이해되고 반은 이해 안되고. 그 쪽 입장에서야 이해는 되지만.

신: 그러니까 이런 케이스야 말로 뜨거운 감자. 그 표현이 딱 들어맞죠.

김: 재벌 3, 4세로 내려 오다 보면 정용진 부회장, 정태영 부회장이랑은 다르게 다가가는 거 같다. 황하나 씨, 함연지 씨는 정말 개인공간으로서 활용하는 것 같아요. SNS 세대구나 이런 느낌 들게. 그래서 이슈가 발생할 때 데미지가 크게 올 수 있지 않나. 오히려 앞선 세대보다 더 정제되지 않았다 그런 느낌이 들어요.

신: 저도 동의합니다. 저는 SNS를 끊은 지 꽤 됐어요. 너무 무서운 공간인 것 같다. 말 한마디 잘못하면 박제 돼 버리잖아요. 내가 지워도 누군가가 캡처해버리면 답이 없고. 정치인들도 SNS 잘못했다가 자승자박이 돼버리니까. 내가 10년 후에 지금의 내 생각과 내 말에 일치되는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요. 사람은 변하니까. 

기업 입장에서도 재벌가에 지분을 갖고 있는 누군가가 우리 회사는 이런 회사였으면 좋겠다 이런 포스팅을 했어요. 근데 나중에 10년 지나서 보니까 회사가 산으로 간거야. 그럼 도덕적 질타, 철면피 이런 비판 받을 수 있거든요.

김: 그런 차원에서, 말하고 싶은 분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본인이 어떤 사람이고 두산이 어떤 회사라는 걸 보여주는 방법으로 SNS 많이 활용했어요. ‘사람이 미래다’라는 카피라이트. 얼마 있다가 신입사원 구조조정 이슈 터져서 된통 역풍 받았는데. 박용만 회장이나 황하나, 함연지 씨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 드러나는 게, 박용만 회장은 보면 같은 부서 부장님이 ‘나 SNS해 나랑 친추하자’ 그런 느낌이었거든요. 만우절 장난 하니까 기사, 댓글에 ‘회장님 소통하시네’ 했는데 저는 ‘아직도 이런 개그를 해’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그 분만해도 기성 세대의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SNS활용법 보여줬었다. 과연 본인이 친근하게 다가가려던 두산 이미지가 실질적으로 만들어 졌나, 그건 없었다고 보거든요.

좋은 슬로건, 실패한 캠페인의 사례로 남은 두산의 '사람의 미래다'.
좋은 슬로건, 실패한 캠페인의 사례로 남은 두산의 '사람의 미래다'.

신: 메시지의 한계라든가 완성도가 떨어지는 부분 있을 수 있죠. 이 분들이 경영에는 전문가 일 수 있으나 소통 전문가는 아니잖아요. 기업이 소통 부문 임원을 두는 게 괜히 돈 버리는 게 아니거든요. 요즘엔 말 한마디 잘못하면 바로 하한가로 그날 내려찍을 수도 있잖아요. 소통은 어떻게 완성 되냐. 제 생각엔 자기 검열이거든요. 이 정도는 괜찮다, 이 정도면 모두가 수용할만하다, 특히 오픈된 공간이니까 이 부분 SNS에 고려해야 됩니다. 그런데 아무도 이분들의 포스팅에서 왈가왈부를 할 수가 없어. 예를 들어 ‘아 부회장님 오늘 포스팅 좋았는데요.’ 

김: 좋으면 상관이 없지.

신: 그런데 이것도 약간 거만할 수 있어. 부하직원이 오너의 글을 평가한다는 거잖아요. 오바마처럼 피스트 악수할 거에요? 그거 잘못하다가 집에 갈수도 있는데 한국 환경에서. 그럼 잘해봤자 용비어천가 피드백. ‘글빨이 대단하십니다’, ‘감성이 넘쳐 나시는군요’, 이 정도밖에 더 되겠어요. 안철수 의원 글 제대로 못 써가지고 조리돌림 당하는 거 보면. 안철수 의원이 공부를 못한 거 아니잖아요. 누구나 실수는 한다는 거죠. 근데 그 실수가 박제가 된다는 게 치명적이지.

김: 정용진 부회장도 버스 있었잖아요. 정말 안 좋은 사례. 재벌가가 SNS 통해 보여줄 수 있는 제일 안 좋은 사례. 솔직히 그걸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소탈한 정 부회장의 모습이 가식으로 보일 수도 있죠.

신: 그 미니버스 개조해서 출퇴근한다는 그런 의혹을 받았던 그 사진. 아마 정 부회장은 그냥 제 뇌피셜이었을진 몰라도 ‘키덜트’적인 느낌을 주려고 했던거 아닌가. 

김: 키덜트를 버스 개조로.

신: 아 뭐 그만큼 있으시니까. 

김: 자기 검열은 소통관계, 커뮤니케이션에서 나오는 거잖아요. 여러 대화를 통해 평균적인 메시지를 찾는 건데, 사는 세계가 다른 사람들이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줄 수준으로 메시지를 다듬는 게 가능하냐. 어렵거든요. 설령 화가 나서 욕을 하더라도 기사화할 수 있도록 정제해서 내보내는 게 홍보팀이 하는 역할이잖아요. SNS에선 그게 안 된다는 거지. 재벌가들이 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다.

신: 우리가 상식, 상식 얘기하잖아요. 그런데 이게 상식이 저마다 너무 다릅니다. 서로 소통을 안 하고 사니까 우리가 서로 얼마나 다른지 모르는 것뿐이지. 본인이 굉장히 자연스럽고 문제없는 포스팅이라고 생각해서 올렸지만, 결론은 아닐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술을 먹을 수도 있어요. 술을 먹으면 신세계가 아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와도 답 없습니다. 술 먹으면 컴퓨터 꺼야 돼.

김: 폰 잡지 말고 자야 돼.

신: 근데 꼭 만취하면 뭔가 쓰고 싶어. ‘갬성’이 넘쳐나기 때문에. 주저리 주저리 쓰고 싶지.

생활상식: 술을 먹으면 핸드폰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재벌 인스타는 소탈하다? 홍보팀 일일체험 권합니다

김: 갬성 측면에서 전 그들의 갬성과 우리의 갬성이 다르다고 본다. SNS라는 공간이 나 좋은 것만 보여주는 공간이라는 말 많잖아요. 그 대표적인 인물이 두산의 박서원 전무. 이 분 정말 ‘힙하다’고 해야 되나. 인맥도 출중하고 스타일링도 좋고, 남부러울 게 없는 거 같아요. 그랬을 때 정말 자기만족을 위해 SNS 하는 건가, 두산의 경영진으로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건가, 셀럽의 삶을 알려주려고 하는 건가. 그 감성을 저는 잘 이해는 못하겠어요. 

신: 저도 박서원 전무 인스타에선 좀 생경함이라고 해야 되나 인위적이라고 해야 되나. 원래 SNS가 자기 자랑의 공간이긴 하지만 ‘나는 힙해. 나 잘나가. 난 결혼도 잘 했어’ 이런 게 촘촘히, 너무나 촘촘히 들어가 있다 보니까 인간적인 매력, 친숙함이라는 걸 느끼긴 어려웠습니다. 재벌가의 금수저구나. 그런데 과연 그런 이미지를 강화해 나가는 게 긍정적이냐 재벌입장에서. 금수저의 이미지를 강화할수록 어느 누군가는 적개심을 키워나갈 수 있거든요. 

김: 예전에 박 전무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접시닦이도 해보고 세차장 알바도 해보고, 실력으로 평가 받고 싶다. 사실 이게 박서원 전무를 어떻게 포장해왔다고 할까, 광고회사에 있었잖아요. 박 전무가 광고회사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고, 두산에 온 것도 능력이 바탕이 됐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그거랑은 좀 동떨어진 것 같아요. 지금 보이는 건 ‘나는 빽이 있다’는 식이거든요. 앞에 쌓아온 이미지를 SNS에서 까먹는 거 같아요. ‘재벌2세라는 선입견이 너무 싫었습니다.’ 이런 말도 했네요. 지금 올린 건 재벌2세인데.

박서원 두산 전무.
박서원 두산 전무. SNS만 보면 홍대 힙합신의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신: 근데 과연 재벌2세 취급을 안 해주면 견딜 수 있을까요. 프린터 뽑아오고, 야근하고, 야근했는데 수당 없고 너 실적 떨어지니까 방 빼고. 이런 게 사실 우리 일반 국민의 공유되는 감정에 가깝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재벌가 분들이 ‘나는 재벌가로 평가받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 기만이다. 궁지에 몰리면 재벌가로서의 자기 자산을 활용할 거잖아요. 재벌가니까 이룬 부분이 당연히 있습니다. 오너가 전부가. 그런데 내 능력으로 올라왔다? 이런 얘기 있잖아요. 3루부터 시작한 분들이 1루타 치고 홈 밟으면서 나는 노력해서 성공했다.

김: 난 열심히 뛰었다.

신: 그런데 그걸 보는, 1루에도 아직 들어가지 못한, 말하자면 야구장 입장권 살 돈조차 없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 메시지가 굉장히 박탈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일 수 있다. 

김: 우리가 너무 열등감 느끼는 거 같은데 

신: (ㅋㅋㅋ)

김: 이 사람들이 느끼는 감성이 국민감정과는 맞닿아있는 거 같지 않다. 재벌가에서 SNS 하면은 따라오는 말이 ‘소탈’인데 그렇게 이 단어와 어울리는 케이스가 거의 없다고 보인다. 우리의 소탈과 그들의 소탈이 같을까.

신: 그 요즘말로 소탈 말고 관 뭐시기로 시작하는 두 글자 말 있어요. 

김: 관 모…

신: 그런 느낌 받습니다 전. 소탈해 봤자 그건 정말 ‘팬시’ 한 소탈이지, 소탈을 패션처럼 이용하는 거. 옛날에 패션 좌파라는 말 있어요. 노동운동할 때 얘기긴 하지만. 여기 비유하면 패션 소탈, 패션 서민, 패션 소통. 이런 낙인 까딱하면 항상 찍힐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갈 수 밖에 재벌가의 SNS라는 건.

김: 전 정용진 부회장이 활발히 하니까 얘기를 꺼냈긴 했는데, 앞서 ‘설전’ 부분도 그런 차원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SNS 열심히 하는데 이마트에서 노동문제, 골목상권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얘기 안하더라고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은 책임자로서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그럴 때는 뒤에 숨는 게 아까 말한 패션 소탈을 떠올리게 하지 않나. 그런 설전 이슈도 생기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일관성이 떨어진다.

3, 4세 관련해선 황하나, 박서원, 함연지 씨 등 포함해서 이야기 해보고 싶은 게 우리가 공인이라고 하면 연예인, 정치인이 떠오르는데 기업인도 저는 공인이라고 생각하는데 황하나, 함연지 씨 세대 내려오면 공인이라는 생각을 안하고 있다. 그래서 SNS에서 활발히 할 수 있는 거다. 공인이라고 하면 SNS 조심하잖아요. 재계에서 항상 하는 얘기가 재벌 3, 4세로 내려오면 ‘기업가 정신’ 고취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분들에게 이런 향기 느끼기 어렵고, 그 경향성이 SNS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것 같다.

회사 경영 참여 안하고 별개의 삶 살 수 있겠지만 세상에서 볼 땐 그렇지 않거든요. 공인으로서의 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나.

신: 물론 법적으로는 공인이 아닐 겁니다. 근데 엄밀히 말하면 대한민국의 공인은 공무원밖에 없어요. 하지만 법보다 더 무서운 법 국민감정법이 살아있는 한, 그런 식의 변론은 이슈가 터졌을 때 불에 기름을 붙는 거 밖에 안 되거든요.

김: 황하나 씨한테 재판부가 이런 말 했잖아요. ‘약을 끊고 사회 기여할 수 있는 부분 찾아서 의미 있는 삶 살길 바란다.’ 황하나 씨 경우는 마약 관련 재판 받을 때 봐주기 논란도 있었어요. 약물의 양 등 봤을 때 초범으로 볼 수 있느냐 등등. 재판부는 재벌가의 일원이라는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해 준 것으로 보인다. 본인이 재벌가의 일원이라는 건 자각 못할 수 있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취한 것들 있을 거다. 공인이라는 자각 없으면 좋은 것만 가져가고 싶어 하는 태도로 보일 것. 

신: 저는 이렇게 마무리하고 싶어요. 회사 내부에서 방울을 못 달아서 저희가 방울을 달려고 이번 기사를 쓰게 됐습니다. 회장님 및 부회장님 그리고 일가 오너 여러분들, 본인이 굉장히 달필이거나 패피(패션피플)거나 아니면 핫한피플이라고 주변에서 그렇게 말들 할 겁니다. 대체로 사실이 아닐 경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본인들에게 칭찬하시는 분들 속에는 열불이 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한 번 홍보팀 일일체험 해봤으면 좋겠어요. 예컨대 누구 누구 매니저라고 가장을 해서, 이런 거 힙하잖아요? 조회수도 잘 나오겠네. 

그래서 기자들이, 또 회사 안과 밖에서 실제로 그 SNS 관련해서 어떤 얘기를 나누고, 어떻게 홍보팀이 그걸 막으려고 동분서주를 하는 지 한 번 느껴보시면, 아 내가 가진 힘과 그 파급이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구나, 팔로워수가 느는 게 내가 잘해서만은 아니구나 그런 생각하는 계기 한 번 만들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김: 그래도 안 하는 게 제일 좋지 않아요? 홍보는 홍보팀이 잘하니까. 

신: 할많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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