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막으려 병원 폐쇄 후 손실 눈덩이, 제2의 SK병원 사태 안돼...
코로나 막으려 병원 폐쇄 후 손실 눈덩이, 제2의 SK병원 사태 안돼...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2.12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21세기병원, 코로나 사태 후 첫 병원 폐쇄
광주시 기업 경영 지원… 의료기관 보상은 아직
대한병원협회 “병원 폐쇄하면 손실보상 등 필요”
정부 “원칙적으로 국가가 지원… 산정 범위 논의 할 것”

 

서울시 중구에 자리한 국립중앙의료원 모습. 선별진료소 운영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사진=최종환 기자)
서울시 중구에 자리한 국립중앙의료원 모습. 선별진료소 운영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사진=최종환 기자)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 조치를 단행한 의료 기관에 손실보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거 메르스 사태 때 확산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병원폐쇄를 한 SK병원이 결국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폐업한 바 있다.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의료기관이 감염방지를 위한 정보공개나 병원폐쇄 등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6번·18번 확진자가 나온 광주21세기 병원은 지난 4일 임시 폐쇄를 단행했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폐쇄한 병원은 이곳이 처음이다. 병원측에 따르면, 환자 22명, 보호자 3명 총 25명이 입원 중이다. 5·6층 2개 병동을 활용해 병실별 한 명씩 격리조치를 하고 있다.

광주시 보건당국은 병원 내 환자들은 큰 동요 없이 식사와 진료 등을 하며 일상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추가 확진자를 막기 위해 수시 발열 체크 등 방역 조치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추가 확진자 발생 여부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 병원 폐쇄로 인한 피해 보전도 필요한 상황이다.

감염병예방법(제70조)는 “보건복지부장관과 지역단체장은 의료기관의 폐쇄 또는 업무정지 등으로 의료기관에 발생한 손실 등에 대해 보상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감염병 환자가 발생하거나 국가에 의해 환자 동선 등 관련 정보가 공개돼 의료기관이 손해를 입을 경우 손실보상심의위원회가 해당 기관의 연평균 수입·영업이익 등을 고려해 보상금을 지급한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한 의료기관에 총 1781억 원의 손실보상금을 줬다.

지원받은 기관은 총 233개소로, 의료기관 176개소(병원급 이상 106곳, 의원급 70곳), 약국 22곳, 상점 35곳이다. 보상금은 의료기관의 폐쇄 병상 수, 휴업 기간 등을 고려해 산정됐다.

광주21세기병원이 지역구인 김동철 바른미래당(광주·광산갑) 국회의원의 의원실은 “대표 원장과 접촉해 여러 대안을 강구 중이다”고 밝히며 “전염병 확산 방지에 신경 쓰느라 피해 보상 규모는 산정하지 못했다. 메르스 사태 당시 보상 기준을 참고해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광주21세기병원측은 폐쇄 조치에 따른 피해 규모를 묻는 기자의 질의에 “경영 상황을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광주시는 지난 11일 일자리경제실을 운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피해를 본 기업에 경영 지원을 한다고 밝혔다. 관내 수출 기업 특례 보증, 지방세 납부 지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기업인들과 협의를 거쳐 세부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의료기관 경영 지원 대책은 정부 협의 등을 들어 아직 세우지 못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환자 관리와 전염병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병원 지원은) 과거 메르스 확산으로 폐쇄한 병원 사례를 참고할 예정이다”며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015년 메르스 확산으로 손실을 입은 의료기관 손실보상 금액.(사진=보건복지부 제공)
정부가 지난 2015년 메르스 확산으로 손실을 입은 의료기관에 지원한 손실보상 금액.(사진=보건복지부 제공)

■ ‘창원 SK병원’ 교훈 잊지 말아야

2015년 6월 창원 SK병원은 메르스 확진자 발생으로 2주가량 병원 폐쇄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질병관리본부는 특정 병동만 격리하고, 응급실은 정상운영을 권고했지만, 병원측은 적극적 차단을 위해 통째로 문을 닫기로 했다. 전염병이 확산되면 전체 시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조치는 개원 6개월 만에 내려졌다. 신생 병원으로선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메르스를 극복하겠다는 목표 아래 의료진과 환자 등 80여 명은 외부와 단절한 채 ‘코호트’ 격리를 취했다.

병원의 ‘통큰’ 결정은 지역에서 큰 찬사를 받았다. 당시 안상수 창원시장도 병원을 찾아 의료진을 격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영 중단으로 병원은 수 십 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정상화에 힘을 기울였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메르스 창궐 후 2년도 안 돼 병원은 문을 닫고 말았다.

제2 창원 SK병원 사태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정부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전염병 확산에 따른 피해 보상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의료기관 폐쇄와 선별진료소 운영에 따른 경영 지원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휴업이나 임시 폐쇄를 한 병원에 대해 조속한 손실보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의료기관이 폐쇄될 경우 국가가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손실 범위에 대해선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11일 “정부 지침에 따라 의료기관을 폐쇄했거나 전부 또는 일부를 운영하지 못한 경우 적정 수준의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피해를 입었던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적정한 보상을 하도록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발생으로 임시 폐쇄를 단행한 광주21세기병원의 방문객 제한 안내문.(사진=광주21세기병원 제공)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발생으로 임시 폐쇄를 단행한 광주21세기병원의 방문객 제한 안내문.(사진=광주21세기병원 제공)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나도 기자코너 운영
억울한 일, 알리고 싶은 일 기사로 표현하세요.
작성하신 기사와 사진(저작권 문제없는 사진)을 top@topdaily.co.kr 로 보내주시면 채택되신 분께 기사게재와 동시에 소정의 상품권(최소5만원이상, 내용에 따라 차등지급)을 드립니다.
문의 02-5868-114 시민기자 담당자
인기기사
기업돋보기
단독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