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대북정책 ②] ‘전작권 환수’약속… 지킬수 있을까?
[文 정부 대북정책 ②] ‘전작권 환수’약속… 지킬수 있을까?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2.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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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작권 환수 준비 중요한 해… 자주국방 실현”
‘조건이 충족되면’ 단서 달아… 가능 여부 불투명
“북핵 위협·지휘력·군사력 고려해야… 임기 내 어려울 수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충남 계룡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방부 업무보고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충남 계룡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방부 업무보고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임기 절반을 넘긴 가운데, 외교·안보 분야 대표 공약인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세계적 수준의 국방력을 키운 만큼 임기 내 환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편에선 시간에 쫓겨 서둘러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준장 진급자들에게 장군의 상징인 ‘삼정검(三精劍)’을 수여 하는 자리에서 전작권 환수와 관련해 “언젠가는 전시작전권을 우리가 환수해야 한다”며 “여러분들이 자주국방과 전작권을 실현할 주역이라 믿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방연구원도 ‘2020 국방정책 환경 전망 및 과제’ 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전작권 전환을 준비하는 중요한 해”라며 “새로운 구조에 효율적인 방식의 연습과 훈련을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임기 내’ 전작권 환수를 목표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출범 직후 내놓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보면, ‘전작권 전환 조건 재검토 및 준비’ 항목에서 전작권 전환 준비를 가속화, 조기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핵 등 현존하는 안보 위협을 주도적으로 대비하려면 군(軍)의 핵심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전작권 환수 시기를 임기 내로 못 박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수 정부로 정권이 교체될 경우 전작권 환수는 불투명하다”며 “(보수 정권은) 독자적으로 군 지휘를 하는 것보다 미군이 유지하는 게 국가안보에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풀이했다.

실제 노무현 정부는 한미 간 오랜 협의와 연구 끝에 전작권 환수를 2012년 4월 17일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정권이 교체되면서 환수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실존하는 ‘북핵’ 위협 탓에 ‘환수 연기론’이 힘을 얻었고, 결국 박근혜 정부는 ‘2020년대 중반’으로 결정을 미뤄버렸다.

문재인 정부는 높은 수준의 국방력이 전작권 환수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4월 스톡홀름 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가 발표한 ‘2018년 세계군사비지출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방비는 전년 대비 5.1% 증가한 431억 달러(51조 원)로, 세계 10위 군사 강국에 올랐다.

국방비 지출은 현 정부 들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40조 원, 2018년 43조 원, 2019년 46조 원으로 매년 7% 안팎의 증가율을 보였고, 올해 사상 첫 50조 원 시대를 맞았다. 군사력 증대와 관련된 방위력개선비는 전작권 환수 등을 반영해 전년 대비 8.5% 증액된 16조 6804억 원에 달했다.

정부의 방위력개선비 연평균(2018~2020) 증가율은 11%로, 지난 보수 정부 9년 연평균 증가율 5.3%보다 2배가량 높다. 해당 항목이 국방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33.3%로, 2006년 방위사업청 개청(25.8%) 이래 가장 많다.

국방부는 지난달 업무보고를 통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우리 군 주도의 연합·합동작전에 필요한 능력을 지속 확보 하겠다”면서 전작권 환수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국방비 지출은 현 정부 들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40조 원, 2018년 43조 원, 2019년 46조 원으로 매년 7% 안팎의 증가율을 보였고, 올해 사상 첫 50조 원 시대를 맞았다.(사진=국방부 제공)
국방비 지출은 현 정부 들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40조 원, 2018년 43조 원, 2019년 46조 원으로 매년 7% 안팎의 증가율을 보였고, 올해 사상 첫 50조 원 시대를 맞았다.(사진=국방부 제공)

■ 전작권 환수 제도적 틀 갖춰

정부가 내 건 전작권 환수 조건은 북핵·미사일 위협 대비 능력 강화와 한국군의 연합작전 주도 능력 확보, 한반도 및 주변 안보 환경 개선 등 크게 세 가지다. 조건 마련을 위해 한미는 그간 긴밀한 협의를 해왔다.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공동성명을 내고 “조건에 기초한 한국군으로서의 전작권 전환이 조속히 가능하도록 동맹 차원의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기 내 전작권 환수를 약속한 문 대통령의 ‘자주국방 실현’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정부는 전작권 환수를 당초 2020년대 중반으로 예상했지만, 이 합의로 가능 시점을 훨씬 앞당기게 됐다.

한미 군 당국은 이듬해 10월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Security Consultative Meeting)에서 전작권 환수를 조속히 추진하고, 한국군이 연합군사령부를 주도하는 지휘구조 개편을 재차 확인했다. 공식 합의문으로 ‘전작권 전환 이후 연합방위지침(연합방위지침)’이 나왔다.

연합방위지침의 핵심은 ▲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환수 ▲ 전작권 환수 이후 주한 미군 유지 및 한국군 대장 지휘 아래 미래 연합사 편성이다.

지침에 따르면, 주한 미군은 전작권 환수 이후에도 한반도에 계속 주둔하고, 미국은 확장 억제 능력을 제공한다. 전작권 환수로 미래 한미연합군사령부을 창설해 한국군 4성 장군이 사령관을, 부사령관에 미군 4성 장군이 맞도록 했다.

미래 연합사령관이 한미 ‘국가통수 및 군사지휘기구’로부터 공동지침을 받되 유사시 한국군의 군사주도성을 높인다는 게 현 지휘 구조와 차이다.

양국은 또한 4·27판문점선언과 9·19군사합의 이행을 위한 남북 간 군사적 신뢰구축에 이견이 없음을 확인하고, 북한 비핵화 견인 조치로 한미연합 공중훈련을 유예하기로 했다. 전작권 환수를 위한 환경 조성과 제도적 틀을 마련한 셈이다.

 

지난해 9월 국회서 열린 ‘9․19남북군사합의 1주년 진단․전망’ 세미나 모습.(사진=최종환 기자)
지난해 9월 국회서 열린 ‘9·19남북군사합의 1주년 진단·전망’ 세미나 모습.(사진=최종환 기자)

■ 환수 조건·남북관계 등 따져야

정부는 전작권 환수에 앞서 군의 역량 강화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을 통해 이를 검증하고, 북핵 위협에 대응한 전략 자산이 갖춰지면 전작권 환수를 마무리 짓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방방위지침에 명시된 ‘조건’을 언제·어떻게 충족하느냐라는 질문에 여전히 물음표가 달린다.

남북관계 개선도 빼놓을 수 없는 숙제다. 전작권 환수는 자주국방과 맞닿아 있는 만큼 정부의 대규모 전략 자산 도입이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한미연합훈련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명분을 줄 수 있어 다차원의 외교력이 요구된다.

실제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북침 전쟁연습’으로 규정하며, 대남 비난 메시지의 근거로 활용했다. 지난해 북한이 쏘아 올린 9차례 단거리 발사체 중 5차례가 한미연합훈련 전후에 집중된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이상근 연구위원은 “정부가 계획대로 정책을 추진하면 전작권 환수는 가능하다”고 하면서도 “대규모 전략 자산 도입과 국방비 증액은 9·19군사합의 정신에 배치된다. 북한 도발에 명분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남북관계와 군 대비 태세, 대테러 작전 등을 고려, 해외연합훈련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해외연합훈련은 2018년 0건, 2019년 2건, 2020년 9건으로 대폭 증가하고 있다. 환태평양해상기동훈련을 비롯해 해군 서태평양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 등이 포함됐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6일 “해외연합훈련을 통해 군의 기량을 증강시키고 확대하는 부분이 필요하다”며 “이는 전작권 환수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에선 시간에 쫓겨 전작권 환수를 서둘러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북핵 위협과 우리 군의 재래식 무기 수준 등을 볼 때 향후 2~3년 내 전작권 환수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신범철 전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환경적인 측면에선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전략적으론 우리의 지휘통제능력과 재래식 첨단 무기 능력을 확충하는 것이다”며 “해당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현 정부 임기 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작권 환수를 자존심, 주권 문제로 봐선 안 된다”며 “안정적인 안보 환경을 만들어가면서 조건에 충실한 전작권 환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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