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의 대기업 편들기 다시 시작되나?
전경련의 대기업 편들기 다시 시작되나?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0.02.1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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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술유용, 기술탈취 행위를 두고 대기업 편들기에 나섰고 현장의 목소리와는 너무 동떨어진 주장이 난무하기만 했다.

19일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상생협력법 개정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최춘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상생협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입법 취지를 훼손하며 새로운 기업의 신규 진입도, 신규 기술 개발도, 혁신도 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제25조의 2(위탁기업의 입증책임‘ 제2항을 신설해 ①수탁기업이 위탁기업에 거래 대상인 물품 등에 관한 유용 대상 기술자료를 제공한 사실과 ②위탁기업이 수탁기업을 배제하고 다른 거래처와 수탁·위탁거래 대상자에게 제조위탁을 한 사실을 증명한 경우에는 기술 유용 행위의 입증책임은 위탁기업이 부담한다고 규정한다.

즉 기술유용 행위에 대해 입증책임을 위탁기업에 맡기는 것이다.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에 기술을 의뢰해 사용하다 기술유용 문제가 발생해 중소기업이 신고를 한다면, 이를 신고한 중소기업이 유용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이 유용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도록 한 것이다.

또 이러한 사실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직권 조사도 가능하며, 조사 후 필요시 시정권고 또는 명령을 하고 이를 불이행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 처벌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대기업이 거래하던 기술을 바꾸면 유용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것이 문제다”며 “기술 자체 데이터를 중소기업이 가지고 있어 증명하기 매우 어려우며 결국 처벌을 받지 않으려면 기존 기업과 계속 거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중소기업과의 목소리와는 정반대되는 주장이다. 현대자동차와 특허 분쟁 소송을 진행중인 생물정화기술업체 비제이씨(BJC)는 현대차의 도장 공정에서 나오는 악취를 미생물로 제거하는 기술을 2004년부터 맡아왔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교수들의 말에 따르면 현대차는 기술이 없고 자료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BJC는 현대차가 경북대와 자신들의 기술을 유용해 특허를 냈다며 소송을 진행 중이다. 대기업에서 자료를 요구하면 거부할 중소기업이 많지 않지만 이런 현실은 전혀 감안하지 않은 주장들이 나왔다.

또한 개정안을 과대 해석해 불안감을 조성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 교수는 대기업이 기존 중소기업과 거래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 할 것이라 말했다.

개정안은 BJC사례와 같이 유사한 기술 개발로 인해 논란이 되는 경우와 함께, A회사의 기술을 B회사에 넘겨주고 두 회사를 단가 경쟁을 시키는 흔한 기술유용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 거래처를 변경함에 있어 두 회사의 기술이 유사해 기술유용이 의심되는 경우는 한 두 사례가 아니지만 이날 참석한 교수들은 그런 사실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에서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강자 대 약자의 2분법적 논리에서 이제는 좀 탈피하자”고 말했다. 강자와 약자의 구도일 수도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강자와 약자다. 현장을 보지 못한 탁상공론이 누군가에게는 울분과 눈물을 불러온다.

이날 중소기업, 기술유용 피해자 입장에서 참석한 토론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전경련이 왜 그랬는지 알만한 내용들이 난무한 토론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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