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체제 굳힌 현대차그룹, 승계작업 발목 잡은 코로나
정의선 체제 굳힌 현대차그룹, 승계작업 발목 잡은 코로나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0.03.03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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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현대차 사내이사직 사임과 함께 정의선 부회장 주력 회사 사내이사로
절반의 '정의선 체제 굳히기'…1년 반 지나도록 나오지 않는 지배구조 개선안
코로나 이후 글로비스 주가, 모비스보다 낙폭 커…2018년 대비 비싸진 비용 문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2020년도 현대자동차그룹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2020년도 현대자동차그룹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정몽구 회장의 일선 퇴진과 함께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 체제로 굳히기에 들어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도 반쪽짜리 경영승계작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현대차그룹은 사내이사직을 놓고 일련의 변화를 가져갔다. 먼저 정 회장이 21년 만에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놨고 미등기임원이 된다. 현재 유지중인 현대모비스 사내이사직은 지난해 재선임된 만큼 임기를 채운 후 내려 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정 부회장은 현대제철 사내이사직을 내려놓는 대신 기아자동차 사내이사직을 가져갔다. 이로써 정 부회장은 그룹 주력 3대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차, 모비스의 사내이사직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정 수석부회장이 가져간다면 명실공히 세대교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현대차 이사회 의장까지는 아직 예측하기 이르지만 정 회장이 물러나고 정 부회장이 올라서는 모습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있다. 바로 2018년 이후 멈춰버린 지배구조 개선안이다.

2018년 현대차그룹은 모비스 분할 후 분할법인과 현대글로비스를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놨다. 이는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비롯한 모비스 주주들의 반발로 실행되지 못했다. 모비스 분할법인에 대한 가치가 너무 낮게 잡혔고 이로 인해 모비스 주주들이 손해를 보며, 그만큼 글로비스 최대주주인 총수일가에 유리한 개선안이라는 반발이었다.

이 논란에서 알 수 있듯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선안은 글로비스를 활용한 정 수석부회장으로의 승계작업이 골자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정 부회장이 보유한 3대 주력 계열사 지분은 기아차 1.74%가 전부다. 이를 23.29%의 지분을 가진 글로비스를 활용해 그룹 지배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최근 3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추가 추이. 사진=네이버 금융
최근 3년 현대모비스(위)-현대글로비스(아래)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 금융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다. 코로나19에 따른 증시 여파가 글로비스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2일 종가 기준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주당 12만2500원이다. 올해 들어 14만 원 선을 지키던 주가가 코로나 여파가 본격화된 2월 중순부터 2~3만 원 정도 떨어졌다. 

모비스 또한 2월 초 23만 원에서 2일 종가 기준 20만7000원까지 하락해 글로비스와 비슷한 낙폭을 보이고 있다. 동반 하락이라고 하지만 정 부회장이 만족하기도 안심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2018년 이후를 보면 글로비스의 하락폭이 더 크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3월 말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했다. 당해 3월29일 종가 기준 글로비스 주가는 주당 18만2000원, 모비스는 25만4000원이다. 이달 2일 종가 기준 글로비스 주가가 5만9500원, 약 32% 하락하는 동안 모비스는 4만7000원, 19% 떨어졌다.

2018년 3월 지배구조 개선안에서의 모비스 분할법인과 글로비스 합병비율은 0.61대 1이었다. 글로비스는 상장사이기에 가치평가에 있어 주가를 활용하고 이는 2018년보다 글로비스에 더 불리한 조건이 됐음을 의미한다.

정 부회장이 현 시점에서 선택할 수 있는 건 세 가지다. 하나는 하락된 글로비스 주가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그만큼 2018년 계획보다 낮은 지배력 확보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

다른 하나는 모비스 가치를 최대한 저평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2018년 논란이 모비스 분할법인 가치 저평가에 따른 글로비스의 상대적 고평가였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현재 상황은 2018년보다도 더 낮게 잡아야 하며 이는 주주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다.

최근 3년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 금융
최근 3년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 금융

마지막 하나는 글로비스 주가가 회복되길 기다리는 것이지만 이 또한 어렵다. 지난 3년동안 주가 추이를 보면 글로비스 주가는 모비스 주가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18년 말 현대·기아차와 모비스, 글로비스가 저점을 기록한 이후부터는 4개 회사가 굉장히 유사한 추세를 보인다. 코로나 사태가 해결되고 글로비스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다면 모비스 주가가 함께 움직일 수 있다. 결국 엘리엇이 떠났지만 인위적인 부양책을 통해 모비스가 오르는 것 이상으로 글로비스 주가를 상승시켜야 하는 과제가 새롭게 생겼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비스에 현대·기아차나 모비스보다 영향이 덜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현대차그룹의 국내외 공장 생산 차질이 지속되고 있지만 동사(글로비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대·기아차 중국 공장 가동률이 2월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비스 매출과 중국 공장 가동률은 상관계수가 낮고 글로비스 CKD(완전분해제품)은 중국을 제외한 현대차그룹의 해외 공장에 수출중이며 원/달러 환율 상승이 CKD 부문 수익성을 견인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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