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세계문화유산 공동등재 물건너 가나, 북 '쓸개 빠진 망동'맹비난
DMZ 세계문화유산 공동등재 물건너 가나, 북 '쓸개 빠진 망동'맹비난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3.20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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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2020 업무계획’서 “DMZ 세계유산 남북 공동 등재”
남북 실무차원서 논의 못해… 자체 현지 조사도 이뤄지지 않아
통일부도 뾰족한 대안 없어… 우리민족끼리 “돈벌이 공간 망동” 비판
강원도 철원의 민간인 통제구역. 이곳은 현재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가 관할하고 있다.(사진=최종환 기자)
강원도 철원의 민간인 통제구역. 이곳은 현재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가 관할하고 있다.(사진=최종환 기자)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문화재청이 비무장지대(DMZ)를 남북 공동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기로 했지만, 이 과정에서 북한과 아무런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지난 11일 ‘2020 업무계획’을 통해 DMZ 세계유산 남북 공동 등재를 비롯해, 공동 등재 관련 특별법 제정, 북한 소재 민족유산 공동조사 및 교류 확대 등 한 해 업무 방향을 제시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남북 간 문화재 교류와 관련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과 협의를 이루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남북 간 실무 논의는 물론 자체적인 DMZ 현지 조사도 이뤄지지 못했다.

문화재청 국제협력과 관계자는 “(DMZ 세계유산 남북 공동 등재 등) 문화재청이 실무적으로 준비하는 일은 있지만, 북측과 문화재 교류를 위한 여건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다”며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민통선 출입이 통제돼 DMZ에서 현지 조사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주변 정세가 악화되면서 남북 문화교류 사업이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올해 관련 연구 사업으로 1억 4000만 원가량 배정됐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전되면 문화재 교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며 “현재로선 북한과 협의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지정은 자연유산과 문화유산, 두 성격을 모두 갖춘 혼합유산으로 구분된다. 휴전선을 기준으로 남북 각각 2km씩 설정된 DMZ는 그간 한국의 첫 혼합 세계유산 후보로 거론됐다. 70여 년 가까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생태계의 보고로 불린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7일 신년사를 통해 남북 간 문화재 교류를 두고 “비무장지대는 생태와 역사를 비롯해 남북화해와 평화 등 엄청난 가치가 담긴 곳“이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는 우리가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다. 북한의 호응을 바란다“고 역설한 바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문화재 교류는 한 발짝도 진도를 내지 못했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데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상당수 협력 사업이 추진되지 못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주무 부처인 통일부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DMZ 세계유산 공동 등재는 문화재청의 소관이다”며 “지난해 하노이 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돼 교류 협력이 전무한 상황이다.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답했다.

남북 간 소통 채널인 개성연락사무소도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지난 1월 잠정 폐쇄됐다. 현재로선 남북 교류 협력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통일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북한 매체는 우리 정부의 DMZ 세계유산 공동 등재 추진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0일 ‘정상사고로는 리해할수 없는 발상’라는 기사를 통해 문화재청의 ‘2020 업무계획’을 두고 “돈벌이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야말로 민족의 얼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쓸개 빠진 망동이다”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또 국내외 여론을 언급하며 “내외 여론이 ‘혼자만의 몽상’, ‘허황한 망상’이라고 신랄히 비난, 조소한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통일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남북 간 방역 협력에 대해서도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현재까지 북한의 지원요청이나 남북협력 관련 구체적 논의는 없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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