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남대문 쪽방촌 주민, 봄이 오면 쫓겨난다
서울역‧남대문 쪽방촌 주민, 봄이 오면 쫓겨난다
  • 이서영 기자
  • 승인 2020.03.24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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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동자동 쪽방촌 일대 개발, 5월 중 집 비워야
임시거주처, 공공임대 영등포구와 달리 서울시 “아무런 계획 없다”
지난 23일 2020홈리스주거팀이 서울역 인근 새꿈어린이공원에서 가진 ‘동자동&양동 쪽방 공공주도 순환형 개발방식 요구 서명 제출’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이서영기자
지난 23일 2020홈리스주거팀이 서울역 인근 새꿈어린이공원에서 가진 ‘동자동&양동 쪽방 공공주도 순환형 개발방식 요구 서명 제출’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이서영기자

톱데일리 이서영 기자 = 서울역 근처 동자동과 남대문 근처 양동에 사는 1300여 명의 쪽방촌 주민들이 재개발로 인해 쫓겨날 위기에 놓여 있다. 쪽방촌 주민들은 두 달여 남은 기간이 지나면 살 곳이 없어지지만 서울시에서 돌아온 답변은 "할 수 있는 게 없다"이다.

지난 23일 2020홈리스주거팀이 서울역 인근 새꿈어린이공원에서 가진 ‘동자동&양동 쪽방 공공주도 순환형 개발방식 요구 서명 제출’ 기자회견에서는 동자동 쪽방촌 개발 계획을 영등포형 선순환 개발 방식으로 진행해 달라는 주장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서울시 입장은 ‘불가’다. 해당 지역에서 민간사업이 추진 중이기에, 민간사업자가 제안하지 않는 이상 사업 변경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동자동 쪽방촌은 후암동 특별계획구역1 안에 있다. 후암동 재개발은 본래 도시환경정비사업에서 특별계획구역으로 변경되면서 최고 층고도 기존 5층에서 18층, 평균 12층으로 변경됐다.

동자동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건 지난 2015년 5월28일이다. 해당 일로부터 5년 이내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기존 도시환경정비사업 계획으로 되돌려야 한다. 사업자로서는 층고가 올라가야 이익도 올라가니 오는 5월 안으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두달 여 남은 상황에서 쪽방촌 주민들은 갈 곳이 없다. 동자동 쪽방촌 한 달 임대료는 평균 23만3000원이다. 쪽방촌 방 하나 크기는 평균 6.6㎡로 쪽방촌 주민들이 새로이 살만한 곳을 찾기도, 현재 생활 터전을 떠나기도 쉽지 않다.

동자동 쪽방촌 한 건물 내부의 복도. 사진=이서영기자
동자동 쪽방촌 한 건물 내부의 복도. 사진=이서영기자

비슷한 상황에 처한 서울역 남대문 쪽방촌도 마찬가지다. 권영태(67) 남대문로5가동(구 양동과 도동) 쪽방촌 주민은 "다음 달이면 쫓겨나야 하는데, 벌써 몇몇 이들은 건물주 요구에 의해 나갔다"고 말했다. 서울역·남대문 쪽방촌은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양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정비계획 변경안'을 수정가결해 지난 1월부터 사업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같은 쪽방촌이라도 상황이 다른 곳이 있다. 지난 1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영등포구는 50년 된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과 도시 정비를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계획을 밝혔다.

영등포 쪽방촌은 영등포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해 쪽방촌을 철거하고 공공임대주택과 주상복합 아파트 1200호를 짓는다. 이와 함께 영구임대주택 370호를 별도로 마련해 기존의 쪽방 주민을 전원 입주시킨다. 쪽방촌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방은 기존 쪽방보다 2~3배 넓은 16㎡며 보증금 161만원에 임대료 3만2000원을 내고 거주할 수 있다.

또 쪽방촌을 1‧2구역으로 나눠 1구역을 먼저 개발하는 동안 2구역에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임시거주처를 만들어 생활하도록 했다.

영등포구와 비교하면 동자동과 양동 계획안은 쪽방촌 주민을 위한 방안이 전무하다. 임시거주처는 물론이거니와, 동자동은 공공임대주택이 지어지지만 쪽방촌 주민들이 들어갈 수 있는 가격대가 아니다. 양동은 원래 공원을 짓는 계획에서 건축물로 변경됐으나, 이는 상가건물로 쪽방촌 주민들이 입주할 주택은 없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영등포 쪽방촌은 지난 2015년 민간에서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했으나 사업이 중단됐던 것을 공공주택사업으로 바꿨다”며 “다른 쪽방촌도 서울시나 지자체에 노력에 따라 충분히 영등포처럼 사업모델을 바꾸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승민 동자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남대문은 현재 시유지가 있는 상태라 그곳에 쪽방촌 주민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 쪽방촌은 서울시가 자체 계획을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취재 결과 서울시에서는 동자동과 양동을 위한 계획이 현재 전혀 없으며, 서울시 내에서도 서로 다른 입장이었다.

공공주택과 관계자는 “쪽방촌의 특성에 맞춰 돈의동 쪽방촌은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이며, 남대문‧서울역 쪽방촌 등 정비사업지라 민간과 서울시가 연계해서 공동으로 검토하는 것이 있다”며 “영등포 쪽방촌처럼 공공주도의 형식이 남은 쪽방촌에서 가능하지 않으나, 쪽방주민들의 생태계가 유지되는 방향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재생실 관계자는 “돈의동 쪽방촌과 관련해 진행 중인 도시재생사업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역‧남대문 쪽방촌은 민간에서 진행하고 있어, 쪽방촌 주민들에 대한 대책을 민간에서 가져오면 이를 보고 판단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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