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글라스그룹 분할·합병, 누구를 위한 작업인가
삼광글라스그룹 분할·합병, 누구를 위한 작업인가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0.04.01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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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㉘-1 삼광글라스-이테크건설-군장에너지 삼각 분할합병
이테크건설 투자부문, 군장에너지→삼광글라스로 흡수…지주사 체제 정비
이원준 전무, 이우성 부사장 등 이복영 회장 자제 지주사 지분 확대 '1타2피'
삼광글라스 최근 실적 하락 '적기'…높지 않은 부채비율, 합병이 최선인가?
삼광글라스그룹 분할·합병 개요. 그래픽=김성화 기자
삼광글라스그룹 분할·합병 개요. 그래픽=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삼광글라스그룹의 이테크건설의 분할합병 소식에 대해 한국신용평가는 이테크건설의 “사업포트폴리오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아니기에 영업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지만 "재무적 요인"으로 인해 그룹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했다. 과연 누구에게 이득이 되는 지배구조 개선 작업일까?

분할합병 내용을 보면 ‘유리제조 및 판매업, 유리제품 가공 및 판매업’을 하는 삼광글라스를 존속 투자부문과 신설 사업부문으로 물적분할한다. 또 이테크건설을 신설 투자부문과 존속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을 한다. 이어 삼광글라스 투자부문이 군장에너지와 이테크건설 투자부문을 흡수합병한다. 오는 6월30일을 합병기일로 정했다. 합병비율은 삼광글라스대 군장에너지가 1대 2.53,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이 1대 3.87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삼광글라스그룹의 지배구조부터 살펴보자. 삼광글라스그룹은 이테크건설 지분 30.71%를 가진 최대주주다. 이테크건설은 군장에너지 47.67% 지분으로 최대주주며 에스지개발(35.88%) 지분도 가지고 있다. 삼광글라스그룹도 군장에너지(25.04%)와 에스지개발(34.30%) 지분을 보유 중이다.

군장에너지는 에스엠지에너지(81.87%)와 쿼츠테크(63.56%)의 최대주주다.

이번 개편으로 지주사가 되는 삼광글라스는 이복영 회장(22.18%)와 차남 이원준 삼광글라스 전무(8.84%), 장남 이우성 이테크건설 부사장(6.10%)로 특수관계인이 45.38% 지분을 가진 기업으로 여기에 화학·보드·LED사업을 영위하는 유니드가 등장한다. 유니드는 유니드글로벌상사가 25.06%로 최대주주다. 유니드글로벌상사는 이복현 회장의 동생 이화영 유니드 회장과 이화영 회장의 아들인 이우일 씨가 64.29%와 35.71%로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 군장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봐도 그룹의 삼각축을 형성하고 있다. 삼광글라스에 따르면 이번 합병을 통해 이복영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삼광글라스 지분은 57.80%로 12%p 가량 증가한다.

특히 총수일가는 50% 이상의 삼광글라스 지분을 확보함에 따라 한층 더 강화된 지배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또 이 과정에서 이복영 회장 자제들이 혜택을 본다. 이원준 전무와 이우성 부사장은 군장에너지 지분 12.23%와 12.15%를 가지고 있다. 또 이 부사장은 이테크건설에도 5.14%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삼광글라스에 따르면 이번 합병신주 수는 군장에너지가 720만5936주, 이테크건설의 투자부문은 752만6165주다. 삼광글라스 485만4418주와 합하면 총 1958만6519주가 된다.

이우성 부사장은 삼광글라스 29만6052주와 군장에너지 126만5225주, 이테크건설 14만4008주를 가지고 있으며 군장에너지와 이테크건설 주식에 각각의 합병비율을 곱하면 합병 후 406만4982주가 된다. 합병 후 삼광글라스 지분의 20.75%에 해당한다.

같은 방법으로 이원준 전무를 계산하면 합병 후 365만8307주, 18.68%다. 이복영 회장은 삼광글라스 주식 107만6600주가 있으며 추가로 이테크건설 15만9720주를 가지고 있어 합병 후 169만6227주, 8.66%로 지금보다 지분율이 낮아진다.

삼광글라스는 합병 비율에 있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자산가치가 아닌 기준시가를 사용했다. 상장사는 기준시가, 즉 주가를 합병비율에 반영하는 게 통상적이지만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기준시가가 자산가치보다 낮은 경우 자산가치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삼광글라스는 “다수의 시장참여자들에 의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어 형성된 시가를 기초로 산정된 기준시가가 기업의 실질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는 점을 들어 기준시가를 사용했다.

삼광글라스는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 영업이익이 2017년 -196억 원이며 2018년 -260억 원, 2019년 -262억 원으로 3년 연속 적자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74억 원, -283억 원, -82억 원을 기록 중이다.

합병 대상이 되는 이테크건설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56억 원과 168억 원, 250억 원이며 군장에너지는 1204억 원과 986억 원, 757억 원이다. 이 두 기업이 건실히 버티고 있는 것과 달리 삼광글라스는 자산도 3년 동안 6010억 원에서 4740억 원, 유동자산은 2000억 원에서 1320억 원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종합한다면 이번 삼광글라스그룹 분할합병 계획은 최근 상황이 좋지 않은 삼광글라스를 지원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덩달아 삼광글라스 가치가 낮아진 만큼 총수일가의 지분확보라는 1타2피의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시점이다. 삼광글라스의 부채비율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161%로 지난해 180%보다 낮아졌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도 126%로 매우 긴급한 상황은 아니다. 이번 합병은 그룹 차원의 선제적 조치로 여길 수 있지만 그 방법이 꼭 합병이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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