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들, 입학금 내고 지원 없어 ‘부글’… 대학 “정상화 먼저”
새내기들, 입학금 내고 지원 없어 ‘부글’… 대학 “정상화 먼저”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4.02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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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학번 신입생, 입학금 냈지만 입학식도 못열어
소통은 카톡으로… 상당수 대학 기약 없이 온라인 수업
대학측 “입학금 환불 논의 단계 아냐… 수업 정상화가 먼저”

 

광주대 청소년상담평생교육학과 김동진 교수가 지난달 26일 학내 강의실에서 교수들에게 ‘유튜브를 활용한 비대면 수업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광주대학교 제공)
광주대 청소년상담평생교육학과 김동진 교수가 지난달 26일 학내 강의실에서 교수들에게 ‘유튜브를 활용한 비대면 수업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광주대학교 제공)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학가 신입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입학금은 냈지만, 이에 걸맞은 행사와 혜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교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터라 뾰족한 대안은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재난을 맞은 새내기 대학생들은 온라인 강의를 통해 수업 시수를 채우고 있다. 선후배 모임은 물론 교수와의 만남이 전무한 실정이다. 

전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대구의 한 사립대학에 지난 3월 입학한 새내기 A 씨(건축학)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입학식은 못했다”며 “개강은 3주차로 접어들었지만, 동아리 가입이나 도서관, 기타 부대시설을 이용하지 못했다”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A 씨는 현재 실습 과목을 들을 수 없다. 학교 측이 감염병 우려로 강의실을 폐쇄한 탓이다. 동영상 강의 외에는 어떠한 지원을 받지 못했으며, 학생 간 소통은 카톡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입학금이라도 돌려받아야 한다는 게 A 씨의 입장이다.

코로나대학생119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코로나19로 인한 대학생 피해사례 보고서’를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이 단체는 지난달 20일부터 31일까지 ‘등록금·입학금 전액환불신청’을 받았다. 전국적으로 44개 대학과 6개 대학원, 485명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신입생들은 하나 같이 “입학했지만 대학교를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지방에 살고 있어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보고 있다” “급조된 사이버 강의는 질이 떨어졌고, 수업 자료도 없었다”는 등의 성토를 쏟아냈다.

이처럼 입학식·오리엔테이션(OT) 등이 취소되면서 입학금 환불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그간 존재 자체가 모호했던 입학금은 국·공립대 경우 지난 2018년부터 폐지됐으며, 사립대와 전문대는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2019학년 기준 평균 입학금은 38만 원이다.

입학금은 대개 입학식 개최와 진료검사, 각종 행정 비용 등에 포함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개학은 물론 학교 행사가 전면 취소되면서 입학금은 본래 취지에 쓰이지 못하고 있다.   

대구의 한 사립대학 입학팀 관계자는 톱데일리와 통화에서 “학생들의 입학금 환불 여론을 잘 알고 있다”며 “이 사안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했다.

전염병 재난은 누구도 예기치 못한 일이지만, 대학의 대처는 학생들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사회적으로 고통 분담을 하는 상황에 대학교도 보다 전향된 조처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진걸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임대인들도 나서서 임대료를 깎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며 “수업의 양과 질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지만 대학은 이를 방기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50~100만 원가량의 재난장학금 지불을 제안한다”고 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있는 건물에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측은 입학금·등록금 환불 여론이 커진데 따른 적립금 활용 여부에 대해 “외부에서 사립대학 적립금을 말할 사항은 아니다. 현재 적립금을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사진=최종환 기자)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있는 건물에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측은 입학금·등록금 환불 여론이 커진데 따른 적립금 활용 여부에 대해 “외부에서 사립대학 적립금을 말할 사항은 아니다. 현재 적립금을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사진=최종환 기자)

■ “입학금 환불보다 수업 정상화가 먼저”

입학금 환불을 둘러싼 신입생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는 건 대학교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수업에 차질이 생겼다고 인정하면서도, 입학금과 등록금 감면에는 인색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법적으로도 입학금 환불은 어려운 상황이다.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제3조 1항)’은 “학교의 실정에 따라 학생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입학금을 면제하거나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등록금 환불에 대해서도 “천재지변 등으로 인하여 등록금의 납입이 곤란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등록금을 면제하거나 감액할 수 있다(‘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 제3조 3항)”고 되어 있다. 하지만 강제 조항이 아닌 학교 총장 결정 사항이라 실제 환불 여부는 미지수다.

전국 사립대학의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입학금은 물론 등록금 환불 여론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립대학들도 서버를 구축하고, 영상 장비를 동원하는 등 나름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입학금·등록금 환불 주장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 지금은 수업 정상화를 위해 매진할 때다”고 답했다.

교육부도 뒷짐만 지는 모습이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교육부에서 일괄 입장을 정하기 어렵다”며 “대학 등록금 환불은 대학 총장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대학의 사회적 책임과 고통 분담 차원으로 그간 학교가 축적한 적립금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적립금은 학교 강의동, 기숙사 건립 등 목돈이 들어가는 사업을 위해 모아둔 돈이다.

전진희 민중당 총선 서대문갑 후보는 “등록금 이외 주요 수입은 대체로 증가하면서 전체 수입은 오히려 증가했다”며 “사립대학들은 수 조원의 적립금을 쌓아 놓고 부동산과 주식, 건축비 등에 돈을 쓰면서도 돈이 없다고 매번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학 정보 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18년 사립대학 회계별 적립금은 전년보다 2.2% 감소한 7조 8천억 원에 달했다. 재정규모는 전년 대비 4.1% 증가한 47조 5325억 원으로 집계됐다. 구성 비율은 건축기금이 45.7%로 가장 높았고, 특정목적기금(25.6%), 장학기금(18.1%), 연구기금(9.6%), 퇴직기금(1.0%) 순이었다. 전례 없는 상황에 전례 없는 대책이 요구되지만, 학교측의 입장은 학생들의 인식과 괴리가 커 보였다. 

이에 대해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측은 “외부에서 사립대학 적립금을 말할 사항은 아니다. 현재 적립금을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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