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스펙' 확인할 방법? 주택성능등급 인증서 '유명무실'
주택 '스펙' 확인할 방법? 주택성능등급 인증서 '유명무실'
  • 이서영 기자
  • 승인 2020.04.03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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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세대 이상 탑동힐데스하임, 성능등급서 無
국토부도 헷갈리는 기준…"지자체별로 해석이 달라"
알아볼 수 있는 곳도 드물어…위반해도 처벌 받은 곳 없어
사진=뉴스핌
사진=뉴스핌

톱데일리 이서영 기자 = 만약 주택성능등급 인증서가 이력서라면 많은 아파트들이 서류 면접에서 탈락할 것이다. 국민들의 알권리 위해 존재하는 주택성능등급 인증서가 홀대받고 있다.

주택성능등급 인증서는 소음·구조·환경·생활환경·화재소방 분야 성능등급을 최대 별점 4개로 표시해 해당 주택 가격 외 ‘스펙’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비슷한 입지에 여러 아파트 단지가 있다면 주택성능등급 인증서가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처럼 층간소음이 문제가 되는 시기엔 주택성능등급서 소음관련 부분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단지를 선택하는 방법이다. 입지가 비슷하면 분양가도 비슷하고 아파트 브랜드 이외 사실상 비교 기준이 없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58조에 의해 1000세대 이상 단지만이 주택성능등급 인증서를 입주자모집공고 안에 의무고시해야 하는 대상이었지만, 올해부터는 500세대 이상 단지로 변경됐다.

해당 규정을 개정한 이유는 2017년 국민권익위원회 권고 때문이었다. 2017년 하반기 분양한 1000세대 이상 주택 성능등급을 의무표시해야 하는 23단지를 권익위가 조사한 결과 표시는 했지만 식별 불가능했다.

또 권익위가 1177명의 대국민 의견수렴 결과 47.7%가 '주택성능등급 표시를 모든 아파트가 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1000세대 보다 세대수를 확대하자'는 의견도 88%였다.

이번 개정은 올해 분양을 했어도 지난해 사업승인 신청을 한 500세대 이상 단지들은 해당되지 않는다. 사업승인 신청시 이미 인증서를 함께 제출하기 때문이다.

톱데일리 취재 결과 올해 1월1일부터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고 분양을 한 단지 중 500세대 이상인 곳은 17곳이다. 이중 6곳은 주택성능등급 인증서가 없었다.

특히 충청북도 청주시에 분양한 탑동 힐데스하임은 1000세대가 넘어 이미 주택성능등급 의무고시 단지임에도 고시하지 않았다. 문의처에 연락한 결과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건 요약본이라 직접 찾아오면 확인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확인 결과 홈페이지에는 요약본이 없을 뿐더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부분 건설사가 사이버 견본주택를 하는 와중에 직접 찾아가야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시기에 맞지 않는 답변이다.

탑동 힐데스하임 홈페이지.
탑동 힐데스하임 홈페이지.

탑동 힐데스하임을 제외한 5곳은 경북도청신도시 코오롱하늘채, 속초2차 아이파크, 청라힐스자이, 쌍용 더 플래티넘 오목천역, 송추 북한산 경남아너스빌이다. 이 단지들 사업 승인을 올해 이전에 신청해 의무고시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그 기준을 알고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사업 승인 신청을 지난해에 했어도 500세대 이상 단지에서 주택 성능등급 인증서를 고시한 곳도 있다.

주택성능등급 인증서를 고시한 업체 관계자는 "1월부터 주택성능등급서를 500세대 이상 의무 고시해야한다는 내용으로 바뀐 건 알고 있었지만 고시 기준에 대해 지자체별로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고 있어 지자체 의견에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별로 해석한다는 말이 나오는 건 시점 기준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톱데일리 취재 과정에서 의무고시 대상이 “변경 승인을 받은 날짜"를 기준으로 한다고 말했다가 "사업 ‘최초’ 승인 날짜가 올해여야 한다”, 최종적으로 "사업 '변경' 승인 신청 날짜가 올해면 의무고시 해야한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변경 승인 날짜가 기준이라면 고시를 하지 않은 5단지는 법을 위반한 게 된다.

그렇다해도 이들이 처벌을 받았을지 의문이다. 주택성능등급 인증서를 의무고시하지 않을 경우 주택법 39조에 의거해 징역 2년 혹은 2000만 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주택성능등급 인정서를 의무고시하지 않아 처분을 받은 경우는 찾을 수 없었다. 적어도 탑동 힐데스하임은 의무고시를 지키지 않아 보였지만 국토부는 "잘 찾아보면 고시돼 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또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주택법에 대한 의무 고시를 하지 않은 곳에 대한 처벌은 지자체에서 진행해 해당 관련 처벌이 진행됐는지에 대한 자료는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주택성능등급 의무고시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도 알 수도 없다.

과천제이드자이 입주자 모집공고 안 주택성능등급 인증서(왼쪽)와 힐스테이트 부평 주택성능등급 인증서(오른쪽)을 150배 비율로 확대했을 때 확연한 식별가능 정도의 차이가 있다. 사진=각각 홈페이지
과천제이드자이 입주자 모집공고 안 주택성능등급 인증서(왼쪽)와 힐스테이트 부평 주택성능등급 인증서(오른쪽)을 150% 비율로 확대했을 때 확연한 식별가능 정도의 차이가 있다. 사진=각각 홈페이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다 보니 고시를 해도 의미없는 수준인 경우도 있다. 입주자모집공고인 pdf파일을 글씨를 식별할 수 있는 크기로 키웠을 때 올해 분양한 17곳 중 '과천제이드자이'만 선명하게 보였다. 과천제이드자이는 주택성능등급 인증서 사본도 명확하게 보이고, 인증서 내용을 크게 옆 페이지에 적어둬 누구나 보기 편하게 해뒀다.

나머지 단지들은 사본을 그대로 올려뒀고, 어느 정도 이상 확대하면 폰트가 깨져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주택 성능등급을 표시 할 때는 글씨를 쉽게 읽을 수 있는 크기로 해야한다는 개정안이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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