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학가 온라인 수업 연장… 원룸촌 망할 위기
[르포] 대학가 온라인 수업 연장… 원룸촌 망할 위기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4.08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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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 대학들 대면 수업 축소… 전면 온라인 강의 하기도
월세 깎아주거나, 계약 파기도… 보증금은 반토막
“뾰족한 대안 없어… 내년 봄까지 지속될 것”

 

개강을 맞았지만, 온라인 수업으로 한산한 성균관대학교 거리. 대부분 건물에는 외부인 출입이 제한됐고, 재학생은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를 해야 들어갈 수 있다.(사진=최종환 기자)
개강을 맞았지만, 온라인 수업으로 한산한 성균관대학교 거리. 대부분 건물에는 외부인 출입이 제한됐고, 재학생은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를 해야 들어갈 수 있다.(사진=최종환 기자)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개강으로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쳐야 할 대학가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상당수 대학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대체하면서, 학생들의 발길이 뜸해졌기 때문이다. 원룸촌에는 계약 취소가 빚어져 업계가 크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가 지난 3일 내놓은 ‘대면(對面) 수업 시작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대면 수업을 한 학교는 4곳(2%)에 불과했다. 이번 학기를 아예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했다는 학교는 2곳(1%)으로 집계됐다. 대학들은 코로나19 확진 추세에 따라 대면 수업 일정을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6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추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오는 19일까지 연장한 터라 당분간 학교 내 대면 수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 종로구 소재 성균관대학교는 봄 학기 전체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평소 ‘만남의 장소’로 통하던 학생회관은 문을 닫았다. 대부분 건물에는 외부인 출입이 제한됐고, 재학생은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를 해야 들어갈 수 있다.

봄꽃이 활짝 핀 캠퍼스에는 낭만이라곤 찾을 수 없었다. 학교 전체가 한산한 데다, 각종 행사 알림으로 가득했던 학내 게시판은 ‘코로나19 예방 수칙’으로 채워졌다.

기숙사도 예외가 아니다. 성균관대학교는 이미 지난달 25일 입장문을 내고 “1학기 수업을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것이 최종 확정됐다”며 “사생들의 안전을 위해 중도퇴사, 입사 취소 및 입사일 추가 연기 신청을 받는다”고 했다.

성균관대학교 홍보팀 관계자는 기숙사 상황을 묻는 기자의 질의에 “6일까지 기숙사 환불을 완료했다”며 “희망자에 한 해 정상 운영한다. 유학생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개강을 맞아 예년 같았으면 빈 방이 없어야 하지만, 임대인들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 할 만큼 위태로운 상황이다. 임대인들은 월세를 5~10만 원 깎아주거나, 공과금을 면제한다는 등의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사진=최종환 기자)
개강을 맞아 예년 같았으면 빈 방이 없어야 하지만, 임대인들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 할 만큼 위태로운 상황이다. 임대인들은 월세를 5~10만 원 깎아주거나, 공과금을 면제한다는 등의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사진=최종환 기자)

■ 보증금 절반 깎아도 ‘빈방’ 수두룩

원룸촌 경기는 꽁꽁 얼어붙었다. 대학로 일대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월세를 깎아 달라거나, 계약을 파기하는 학생들의 요구가 늘고 있다.

이곳에서 20여 년 동안 부동산업을 하는 한 중개업자는 “이번처럼 어려운 시기는 없었다”며 “방이 100개 있으면, 2개 정도 계약하는 정도다. 공실률이 100%라고 보면 된다”고 현재 거래 상황을 설명했다.

대학로 일대 월세 보증금은 대개 1000만 원, 500만 원 선인데, 절반으로 깎아도 방을 보러 오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게 중개업자의 설명이다.

중개업자들은 거래가 성사되지 않아 답답하지만,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생활하고 있다. 월 단위로 계약하는 고시텔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원룸은 통상 1년 단위로 계약이 이뤄져 비용 부담이 크다. 계약을 파기할 경우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야 하는 데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학로 인근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대학생 A 씨는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돼 학교에 갈 일이 없어졌다”며 “방 계약은 취소하지 못했고, 월세로 40만 원정도 내고 있다”며 자신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본가가 지방인 학생들은 짐을 싸 내려간 경우도 있지만, 임대인과 타협점을 찾아 계속 생활하는 학생도 있었다.

대학생 B 씨는 “다행히 월세를 5만 원 정도 깎았다”며 ”이마저도 아깝다고 생각하지만,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몰라 일단 여기서 생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학로 일대 원룸촌의 모습. 임대인과 학생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사진=최종환 기자)
대학로 일대 원룸촌의 모습. 임대인과 학생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사진=최종환 기자)

■ 대책은 없어… “내년 봄까지 이어질 수도”

개강을 맞아 예년 같았으면 빈방이 없었지만, 임대인들은 최악을 대비 할 만큼 위태로운 상황이다. 

중개업자들 사이에선 ‘원룸 시장의 법’이 무너졌다는 한탄이 쏟아졌다. 공실률이 높아 임대인들은 월세를 5~10만 원 깎아주거나, 계약 기간을 단축하는 등의 갖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대학로에서 고시텔을 운영하는 대표 C 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입주자가 20%가량 줄었다”며 “건물주가 임대료를 깎아줘 숨통이 트였지만, 상황이 언제 나아질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0만 원 선인 방값을 10% 정도 내렸음에도 여전히 빈방은 많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임대인과 학생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다. 중개업자들은 사회적으로 임대인에 대한 편견이 많은 상황에 정부 지원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학생들도 계약 파기에 따른 지원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학가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이은정 실장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계약 파기, 취소 건에 대한 지원책은 없는 상황이다”며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르면 9월, 늦어도 내년 봄까지 현 상태가 유지될 것 같다”고 짚었다.

서울시 임대료 지원 대책은 대부분 ▲임대료 인상 조정 ▲권리금회수기회 보호 ▲원상회복 의무 ▲계약해지 요청 등 상가 임차인에게 집중돼 원룸촌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톱데일리와 통화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 급감과 임대료 부담에 따른 임차인 지원은 있지만, 대학가에서 이뤄진 원룸 계약 파기나 공실 피해 대책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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