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양유업 불량제품 '몰래 회수 후 폐기' 지침
[단독] 남양유업 불량제품 '몰래 회수 후 폐기' 지침
  • 신진섭·박현욱 기자
  • 승인 2020.04.1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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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열 주스 '오렌지 채움' 일부제품에서 팽창, 변질
소비자 쥬스 음용 후 복통 발생, "역한 냄새 났다"
남양유업, 문제 제품 개인 카드· 현금으로 구매 후 "자체 폐기" 지시
남양유업 측 내부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한 일, 추후 리콜 여부 결정할 것
 남양유업의 오렌지 쥬스 ‘오렌지 채움’. 사진=신진섭 기자
 남양유업의 오렌지 쥬스 ‘오렌지 채움’. 사진=신진섭 기자

톱데일리 신진섭·박현욱 기자= 남양유업(회장 홍원식)의 오렌지 쥬스 ‘오렌지 채움’ 일부 제품에서 역한 냄새가 나고 용기가 팽창하는 불량이 발생했다. 소비자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는 사안이지만 남양유업은 직원들에게 제품을 몰래 회수 후 폐기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지난 9일 소비자 A씨는 CU편의점에서 오렌지 채움 쥬스를 사서 마신 후 복통에 시달렸다. A씨는 해당 음료를 마실 때 화학약품 같은 역한 냄새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의 유통기한은 오는 17일까지였다.  

변질로 의심되는 제품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A씨는 자신이 구매한 또 다른 오렌지 채움 제품에서도 비슷한 악취가 났다고 주장했다. 이 제품의 유통기한은 오는 16일까지다. 

톱데일리는 직접 CU에 들려 해당 유통기한이 표시된 오렌지 채움 수개를 구매했다. 일부 제품의 용기가 부풀어 올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팽창 정도도 심했다. 힘을 주어 눌러봐도 용기가 잘 들어가지 않았다. 역한 냄새와 변질이 의심되는 맛 또한 소비자의 제보와 동일했다. 

남양유업의 오렌지 쥬스 ‘오렌지 채움’.
톱데일리는 문제의 남양유업 '오렌지 채움' 제품을 직접 편의점 CU에 들려 구매했다. 유통기한이 오는 17일인 일부 제품에서 실제로 팽창 및 변질이 발생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은 뚜껑 등 용기가 팽창한 쥬스 제품(오른쪽). 

‘오렌지 채움’은 비가열 쥬스로, 오렌지를 착즙한 뒤 가열살균하지 않고 냉장 판매하는 제품이다. 제조공정이 오염됐을 경우 유통기한 내에 유해세균 등이 잔존할 가능성이 살균 제품에 비해 더 크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오렌지채움’ 같은 비가열과즙음료는 공정 중 주입부 등에 오염이 발생할 경우 변질되는 사고 우려가 있으며, 바실러스세레우스균이나 대장균등의 오염이 있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남양유업의 대응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해당제품이 변질됐다는 클레임이 발생했지만, 식품위생법에 따른 공식적인 회수절차를 밟지 않았다. 판매처인 CU와 소비자에게 우선적으로 알려야 할 사안이지만, 남양유업은 직원들을 동원해 개인카드나 현금으로 문제 제품을 구매 후 폐기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은폐하려 하고 있었다.

CU도 문제제품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CU 관계자는 "우리 쪽 MD(머천다이즈 디렉터)도 파악된 게 없다"고 했다. 

공식적인 회수 절차에 들어가면 문제 제품은 발주 중단 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 제품 유통에 따른 행정처분도 가능하다. 

식품위생법 제45조는 불량제품 등의 발생을 알게 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유통 중인 해당 식품 등을 회수하거나 회수하는 데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 영업자는 회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시ㆍ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에게 미리 보고해야 한다.

남양유업은 소비자 클레임 이후에 문제제품을 검수하는 과정 중에 발생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추후 테스트 결과에 따라 해당 제품 리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오렌지 채움 제조사인 ‘건강한 사람들’은 남양유업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자회사로 최근 남양F&B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건강한 사람들은 17차, 프렌치카페 등의 음료와 남양유업의 주력 신사업인 맞춤이유식 ‘케어비’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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