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양유업, 불량제품 은폐 논란의 전말… 진열품 전량구매 후 폐기하라
[단독] 남양유업, 불량제품 은폐 논란의 전말… 진열품 전량구매 후 폐기하라
  • 신진섭 기자
  • 승인 2020.04.14 19: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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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4/17 진열품 전량구매… 기록 후 제품 자체 폐기할 것
법인카드 대신 개인카드로 구매, 출장비 지급
단톡방 운영하는 등 조직적 움직임
판매처 CU, 홈플러스 기사 나기전까지 변질 우려 전달 못 받아
남양유업 비가열쥬스 '오렌지채움' 회수 지침.
남양유업 비가열쥬스 '오렌지채움' 유통조사 지침. 진열품을 전량구매 한 뒤 테스트 후 자체 폐기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 본지가 지난 11일 보도한 남양유업 불량제품 '몰래 회수 후 폐기' 지침 기사에 대해 남양유업은 해당 제품을 모니터링 하는 정상적인 과정이라는 입장입니다. 톱데일리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실제 남양유업 회사 내에서 당시 공유됐던 지침을 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8일부터 남양유업의 비가열쥬스 '오렌지채움' 제품에 대한 클레임이 수 건 회사측으로 접수됩니다. 통상의 식품기업이라면 판매처인 CU와 홈플러스 등에 고지를 해 판매를 일시 중단시키는 게 일반적입니다. 식품의 변질과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성인은 물론 아이들도 즐겨 먹는 오렌지 쥬스기 때문에 사태는 더 긴박했습니다.

하지만 남양유업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남양유업은 전국의 직원들을 동원, 지난 9일과 10일에 걸쳐 CU 편의점 매대에 나와있는 문제가 의심되는 오렌지 채움 제품을 '전량구매' 뒤 '자체 폐기할 것'을 지시합니다. 해당 문서는 직원들 사이에서 이메일과 카카오톡 등으로 공유됐습니다. 남양유업은 법인카드 대신 개인카드나 현금으로 해당 제품을 구입한 뒤 영수증을 지참하라는 꼼꼼함을 보였습니다. 남양유업의 지시가 아니라 개인이 구매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원이 개인적으로, 오렌지 채움을 사 먹기 위해 가는 여행에 대해 출장비까지 지급하는 회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남양유업은 유통조사를 위해 직원들을 통해 제품을 구매 해 조사하고,  결과 보고 후 해당 제품은 폐기토록 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남양유업의 이같은 움직임은 일반적인 QA(Quality Assurance·품질보증) 과정이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제품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판단하려면 검수 후 문제제품을 본사의 연구실 등으로 가져가 정밀분석에 들어가야 할 것 입니다. 클레임이 발생한 제품을 전량구매 해 폐기하라는 지시는 QA보단 문제를 덮어버리겠다는 은폐시도에 가까워 보입니다. 

해당 제품을 직원들에게 '마셔보라'고 한 지시도 문제입니다. 남양유업이 직원들을 변질된 제품을 마시고 병에 걸려도 되는 그런 존재로 여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판매처인 CU, 홈플러스도 기사가 나가기 전까지는, '유통기한이 4월 16일부터 17일까지 제품의 변질이 우려된다는 내용'을 남양유업으로부터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즉각적인 판매 중단 조치가 불가능했습니다. 전국적으로 편의점 CU의 점포수는 1만4000여개에 달합니다. 남양유업이 직원들을 출장 보내 문제가 우려되는 제품을 모두 회수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얘기입니다. 회수 기간 동안 전국의 어딘가에선 영문도 모른 채 소비자가 문제 제품을 음용할 가능성이 남습니다.

남양유업 CI.
남양유업 CI.

기업의 이익과 소비자의 건강, 알 권리는 결코 저울질 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남양유업은 소비자 신뢰 회복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대리점주 갑질 사건', '이물질 논란', '곰팡이 검출 논란' 등으로 소비자의 실망감이 누적 돼 가고 있습니다. 제품에 문제가 우려된다면 숨기고 감출 것이 아니라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택해야 합니다. 그것이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는 길이며 '기본 충실, 철저한 끝마무리, 신뢰형성'이라는 남양유업의 품질경영 철학과도 부합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오렌지 채움을 제조하는 건강한 사람들은 최근 남양F&B에서 상호를 바꾼 남양유업의 100% 자회사입니다. 이미지 쇄신을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든 건 좋았지만, 행동이 뒤따르지 않아서야 '첫 판부터 장난질'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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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없다 2020-04-26 12:24:18
잊을만 하면 한건씩 터트려주는 남양.. 이젠 믿고 거를께요.. 앞전엔 갑질이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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