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해라 21대 국회]①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 이번엔 통과될까
[일해라 21대 국회]①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 이번엔 통과될까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0.04.20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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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제' 대표 법안…2018년 3월 이후 멈춰진 시계
일감몰아주기, 지주사 지분율 요건,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등
전속고발제 폐지 민감…"재추진되는데 1년 이상 소요될 것"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27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화 기자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 이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에게 넘어왔지만 임기 내 입법화는 힘들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톱데일리DB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이란 의미 있는 숫자를 차지함으로써 재계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멈춰져 있던 문재인 정부의 경제개혁이 다시 발동 걸릴 게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회에 계류된 지 2년이 넘은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은 21대 국회가 열리면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될 사안이다.

개정안은 많은 논란 끝에 지난 2018년 3월 국회에 상정됐다. 그 내용은 재계로서는 많은 변화를 동반해야 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가장 빠르면서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내용은 일감몰아주기 규제다. 개정안은 총수일가 지분율 기준을 상장·비상장 구분 없이 20% 이상으로 일원화 했다. 상장사 지분율 기준이 10%p 낮아진다.

이 법이 적용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경영승계작업이 다소 곤란해진다. 정의선 수석 총괄부회장 23.29%를 포함한 총수일가 지분율 29.99%의 현대글로비스가 규제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또 ㈜한화와 SK㈜, ㈜신세계, ㈜이마트, ㈜한진칼, ㈜LS, ㈜영풍, ㈜하림지주 등 많은 지주사들이 적용 대상이다. 효성은 지난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효성중공업과 효성첨단소재,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등이 포함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개정안은 총수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50% 이상 보유한 자회사까지 일감몰아주기 대상으로 적용한다. 삼성웰스토리, 삼성카드, 현대첨단소재, SK바이오팜, 에스케이실트론, LG CNS, 한화테크엠, GS에너지, GS리테일, 현대오일뱅크, 이마트24, SSG닷컴, 칼호텔네트워크, 오리콤, 두산베어스, 부영주택 등 많은 그룹에서 주력 계열사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기업들이 상당수 지분율을 조정해야 한다.

또 일부 지주회사들은 자회사와 손자회사 지분율도 추가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개정안은 지주사의 자회사와 손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상장사는 20%에서 30%로, 비상장사는 40%에서 50%로 상향한다. SK그룹의 에스엠코어, LG그룹의 LG상사, 롯데그룹의 롯데케미칼, 한진그룹의 대한항공과 한진 등은 추가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

일감몰아주기를 피하기 위한 지분율 조정은 공익법인의 의결권 행사 제한과 겹치며 재계에 더욱 아픈 내용이다. 개정안을 보면 공익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의 의결권 행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상장사에 한해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해 15% 한도 내 예외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공익법인이 꽤나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어도 사실상 무의미해지는 곳도 있다. SM그룹의 삼라희망재단은 삼라 지분 18.87%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아건설산업도 8.71% 보유하고 있다. 이 두 기업은 계열사와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높아 의결권 행사가 무의미하다. 또 영풍그룹의 영풍문화재단도 영풍문고 지분 10%, 호반그룹의 태성문화재단은 광주방송 지분 10%를 가지고 있지만 같은 사례다. 이런 공익법인은 지분을 언제 매도해도 이상할 게 없다.

재계가 한 가지 더 우려해야할 건 전속고발제 폐지다. 전속고발제은 공정거래 관련 사건에 대해 공정위만이 검찰에 고발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이를 가격담합과 입찰담합, 경성담합에 대해 폐지하도록 했다. 이는 해당 사건에 대해 공정위 조사를 기다리지 않아도 민간에서 직접 기업에 대한 고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뿐만이 아니라 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업법, 표시광고법에서 전속고발권 전면폐지와 기술유용행위에 대한 하도급법에서의 부분 폐지도 함께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재계로서는 위법 행위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지게 됐다.

하지만 기대만큼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 국회 관계자는 톱데일리에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도 자동폐기되고, 이를 다시 논의해 재상정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여당이 180석을 차지했지만 상임위에서까지 단독 법안 통과를 위한 의석수를 확보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번에 당선된 초선 의원들이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을 파악하고 재상정하기엔 적어도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며 2018년 상정 이후 추가 논의도 없었기에 일부 개정안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더 높다"며 "정권 초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또 한 번의 실패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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