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현장 코로나19는 핑계? “이미 연장근로 일상화”
해외건설현장 코로나19는 핑계? “이미 연장근로 일상화”
  • 이서영 기자
  • 승인 2020.04.20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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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근무, 코로나19 전부터 불가했지만…
6시 출근, 8시 체크…업무시간 끝나면 개인컴퓨터 사용
"현장 돌리려니 어쩔 수 없어"…“공사 기간부터 늘려야”
건설 현장 모습. 사진=픽사베이
건설 현장 모습. 사진=픽사베이

톱데일리 이서영 기자 = 해외건설현장으로 노동자를 파견한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별연장근로’를 허가 받았다. 현장 노동자에게는 기존 관행을 정당화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20일 톱데일리 제보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에서 근무하는 A씨는 코로나19로 인해 휴가를 갈 수 없어 현장에 발이 묶인채 휴가를 보내야 했다.

이때 코로나19로 현장으로 와야 했던 근무자가 오지 못하자 현장인력은 턱없이 부족해졌고 A씨는 휴가 중에도 현장에 투입됐다. 이는 당연 특별연장근로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대다수 해외건설현장은 3개월 탄력근무제를 적용하고 있다. 3개월을 기준으로 주52시간 중 업무가 많은 날은 근로시간을 늘리고 그만큼 다른 날짜의 근로시간을 줄여준다. 3개월 간 주52시간 범위 내에서 조정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특별연장근로는 주당 12시간 이상, 즉 주당 64시간 이상 연장근로를 최장 3개월까지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이를 위해 해외건설협회가 고용노동부에 해외건설현장 특별연장근로를 신청한 했고 지난달 3월16일 허가가 떨어졌다.

이런 조치는 현장 근무자에게 무의미하다. A씨에 따르면 이제야 특별연장근로가 도입됐지만 이전부터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연장근로가 일상화 돼있다. A씨는 휴가 중 근무에 투입됐음에도 해당 날짜에 근무기록은 휴무로 작성됐다고 말한다. A씨는 “사실상 코로나19 이전부터 주52시간 노동시간을 지키는 현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근무시간 관리프로그램은 무용지물이다. 출근 시간이 8시부터지만 일이 많아 오전 6시나 7시부터 일을 시작한다. 회사 근무시간 관리프로그램에는 8시부터 출근한 것으로 체크한다.

또 주52시간을 다 채우면 근무 중 사용하는 회사컴퓨터를 개인컴퓨터로 바꿔서 일하거나 '비업무시간'을 활용해 근무시간을 삭제하다보면 주 65시간 이상 일한다.

그러다 보니 이번 특별연장근로 도입은 꼼수란 의견이 나온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관계자는 “이미 해외현장에서 초과 근무를 해오고 있던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특별연장근로는 부당한 초과근무를 합리화시키기 위한 무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이런 양상은 해외건설 현장에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지난해 건설기업노조가 시행한 '건설업계 52시간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합원의 63%가 '주52시간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 주 평균 8.5시간을 초과 근무했다. 이 중 최고 근무시간은 주 87시간으로 일일 평균 12시간, 법정 노동시간보다 35시간 더 일한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 해외현장에서 코로나19로 밖으로 나가는 순간 잡혀들어간다”며 “현지휴가든 뭐든, 휴가 자체를 다 미루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해외현장 근무자에게 휴가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특별연장근무를 건의했던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해외 현장이 돌아가기 위해서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 특별연장근무를 건의했다”며 “해당 사안에 대해 현재 파악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건설기업노조 관계자는 “정해진 공사기간 안에 한정된 인력으로 공사를 끝맞쳐야 하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현재 국토교통부가 시행령으로 정한 공사기간 기준에 주52시간을 반영하지 않아 큰 문제를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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