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중개사무소]➃ 공인중개사가 살아남으려면?
[깜깜이중개사무소]➃ 공인중개사가 살아남으려면?
  • 이서영 기자
  • 승인 2020.04.29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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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들어 공인중개사 폭발적 증가, 생산성은 '바닥'
서비스 내용 달라도 수익은 똑같은 '중개 수수료율 상한제'
과포화 시장, 저가 경쟁은 무의미…"시장 자율 필요한 시점"
강남 일대 상가 내 공인중개사무소가 밀집한 모습. 사진=뉴스핌
강남 일대 상가 내 공인중개사무소가 밀집한 모습. 사진=뉴스핌

톱데일리 이서영 기자 = 부동산 중개업은 ‘사양산업’으로 전락할 것인가.

2018년 말 기준 개업공인중개사는 10만5547명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개업공인중개사는 계속적으로 증가해갔다. 공인중개사가 많아진 건 1997년 외환위기가 기점이 됐다. 당시 정부는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내겠다는 의지로 공인중개사 시험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꿨다.

또 2년 뒤 개업공인중개사 증가속도는 '부동산중개업법' 개정으로 중개사무소 개설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되면서 가속화됐다.

꿈과 희망을 안고 공인중개사무소를 개업해도 그 이후가 더 험난하다. 개업한 지 5개월도 되지 않은 한 공인중개사은 "한 달에 한 건도 못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노동생산성지수 비교. 파란색=서비스업 전체 노동생산성지수, 주황색=부동산업 노동생산성지수. 자료=한국생산성본부
노동생산성지수 비교. 파란색=서비스업 전체 노동생산성지수, 주황색=부동산업 노동생산성지수. 자료=한국생산성본부

레드오션이 된 공인중개사업은 부동산업 노동생산성지수만 확인해도 알 수 있다. 부동산업 노동생산성지수는 2016년 이후 100을 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서비스업은 선진국보다도 생산성이 낮다. 그 중에서도 부동산은 뒤에서 2번째다.

부동산 중개시장의 아이러니는 경쟁자가 많아지면 살아남기 위해 서비스가 좋아져야 하는 시장의 순리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는 과한 경쟁에도 서비스가 나아지지 않는 이유로 수수료율 상한제를 우선적으로 꼽는다. 어떤 서비스를 해도 사실상 정해진 수수료로 인해 부동산 중개시장은 순리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감정원의 '부동산 중개보수 규제에 관한 연구'도 "중개 서비스를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중개 수수료율 상한제가 오히려 더 나아질 서비스를 방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대표적인 부동산 시장의 문제 중 하나인 허위매물로 나타난다. 만약 A지역의 매물 정보를 B공인중개사무소는 대다수 알고 있다고 가정하자. 공인중개사에게 매물 정보는 가장 큰 경쟁력으로 B공인중개사는 허위매물을 올릴 이유가 없다. 반면 정보가 없는 C공인중개사무소는 떨어지는 정보력을 허위매물로라도 메워야 임차인을 끌어들이고 최소한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공인중개사들의 서비스 경쟁이 호객 행위에 맞춰져 있다. 어차피 정해진 수수료율을 받는다면 많이 파는 게 많은 수익을 보장하기 때문이고 고객을 끌어들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물이 많아 보이는 것이다.

수수료율 상한제는 이미 시장에서 변화를 겪고 있다. 대표적인 프롭테크 업체인 다윈중개법인과 집토스는 ‘수수료 0’ 슬로건을 내세웠다.

대신 이들은 부동산 시장에 따라 달라지는 시장의 우위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다. 경기 성남‧수원 등을 중심으로 활약 중인 다윈중개를 이용하면 중개계약 체결 시 매수자만 수수료를 시중 수수료의 반값만 내면 된다. 주로 아파트가 거래되고 매도자 우위 시장이기 때문이다. 반면 주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 근처가 활동범주인 집토스는 원룸 거래가 많고, 반대로 매수자의 수수료가 0이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매도 매수자 중 누가 우위에 있느냐에 따라 시장 내에서 이미 상한요율이라는 규제는 무너지고 있다”며 "상한제로 규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흘러가도록 두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수수료를 내리는 경쟁은 무조건 긍정적 방향은 아니다. 2019년 공인중개사 시험합격자 수 2만7078명으로 2018년 1만6885명보다 60%정도 늘었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공인중개 시장에서 가격 경쟁은 사양산업으로 가속화시키는 방향이다. 달리 말하면 부동산중개서비스 질 향상으로 더 많은 부가가치 창출을 이뤄져야 내리막길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수수료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리면서도 단순히 소개 서비스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중개 보수를 어떤 규제도 없이 변호사 수임료처럼 각자의 합의선에서 둬야 서비스가 담보되는 중개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부동산서비스가 개선되려면 업종 간의 벽이 깨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도 잘 한다는 부동산 곳곳은 세무사나 변호사를 연결해준다. 후속 서비스까지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단순히 매물 소개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집'에 있어 총괄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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