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중층' 보러 왔더니 '2층'을 보여주네
아파트 '중층' 보러 왔더니 '2층'을 보여주네
  • 이서영 기자
  • 승인 2020.04.3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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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법 개정안, 인터넷 매물 광고 시 소재지까지 기재
저중고 기준, 공인중개사 마음대로…2층도 19층도 '중층' 가능
국토부 "개인정보 노출 위험"있다지만…"위헌 가능성 적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톱데일리 이서영 기자 = 소비자 알권리를 위해 공인중개사법을 개정하려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라는 허들에 실효성이 의심된다.

지난 23일 국토교통부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를 했다. 여기에는 '부당한 표시·광고를 한 공인중개사에게는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현행법은 허위매물을 올려도 처벌할 규정이 없다.

또 개정안에는 인터넷에 매물 광고를 올릴 때 연락처, 등록번호, 소재지, 면적, 가격, 중개대상물 종류, 거래 형태 등을 적어야 한다.

이중 가격은 보증금과 월세에 따라 서로 합의하는 부분이 있는 상황에서 허위매물을 판가름 할 수 있는 부분은 ‘소재지’이지만 현재 시도중인 개정안으로는 잡을 수 없어 보인다. 

현재 공인중개사들은 인터넷에 매물을 올릴 때 '층수' 표시 방법을 선택 할 수 있다. ‘3층’이라 표시해도 ‘저‧중‧고’로 층수를 표시해도 문제되지 않는다.

20층 아파트의 중층은 몇 층부터 몇 층까지일까? 부동산 시장에서 저‧중‧고 기준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아파트 층수의 3분의 1 기준과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일례로 톱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A씨는 인터넷으로 확인한 14층까지 있는 아파트에 '중'층이라 적힌 매물을 실제로 보러 갔다. 공인중개사가 보여준 매물은 '2층'이었다. 해당 단지 아파트 매물은 1층만 저층, 꼭대기인 14층은 고층, 나머지는 2~13층은 중층으로 내놓았다.

허위매물을 확인할 수 있는 게 소재지의 정확한 기재이지만 어디까지 명시해야 하는지는 개정안에서 빠져 있다.

현재로서는 개정안이 입법되도 직접 가서 매물을 확인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소재지를 어디까지 노출해야하는 지 말씀드릴 수 없다"며 "개인적인 정보가 노출될 위험성도 있어서 더욱 고민하고 5월 중순쯤 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인중개사는 “공인중개사 친목 단체 내에서 인터넷에 매물을 올릴 때 주소를 정확하게 적지 말라고 한다”고 말했다.

층수를 적는 게 개인정보보호법과 저촉되는지도 불분명하다. 차흥권 법무법인 을지 대표 변호사는 "소재지 정보를 구체적으로 올리는 것은 부동산 물건의 현황을 올리는 거니까 개인의 인적사항인 개인정보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과 관련은 없지만 2차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는 존재한다. 층수에 이어 호수까지 기재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입장이다. 김예림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집주인이 원하지 않은데도 정보가 공개될 수도 있어 법으로 강제하는 건 위헌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다만 호수까지 기재하는 안으로 고시가 나온다고 해도 위헌으로 판단될 가능성은 적다”며 “위헌은 권리를 침해하는 것보다 이익이 크면 상관이 없기 때문에 허위매물을 줄인다는 점에서 해당 부분이 가져오는 이익이 크다면 문제는 달라진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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