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엔 물티슈? 지구는 신음한다
주말여행엔 물티슈? 지구는 신음한다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05.29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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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호황… 물 만난 물티슈
물티슈=플라스틱, 빨대보다 플라스틱양 더 많아
변기에 넣고 내리면 안 돼, 영국에선 '괴물 팻버그' 출현
대나무 섬유 물티슈, 손수건 등 친환경 소비 필요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물티슈. 하지만 물티슈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영국, 미국, 유럽 등 물티슈 주요소비국에서 물티슈는 환경 오염의 주범 중 하나로 불린다. 사진=해양 보존 협회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물티슈. 하지만 물티슈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영국, 미국, 유럽 등 물티슈 주요소비국에서 물티슈는 환경 오염의 주범 중 하나로 불린다. 사진=해양 보존 협회

톱데일리 박현욱 기자 = 물티슈가 잘팔린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생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맞물려 물티슈 수요가 늘어났다. 편리함의 대가는 작지 않다. 해외에선 물티슈가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꼽힌다.

물티슈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영국의 시장 조사 전문기관 테크나비오(Technavio)에 따르면 글로벌 물티슈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127억9580만달러(15조8424억원)에서 173억3252만달러(21조4593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의 물티슈 시장 규모는 북미, 유럽 등 주요 물티슈 소비국가에 비교하면 적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물티슈 시장은 지난 2016년 4035억원에서 2019년 4998억원(추정치)로 성장했다. 지난 2015년 11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국내 물티슈 소비패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물티슈 사용자(611명) 중 하루 2회 이상 물티슈를 사용하는(월 60회 이상) 경우가 50.2%로 절반을 넘었다. 

사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내 물티슈 소비패턴 분석' 보고서
물티슈 사용자(611명) 중 절반 이상이 한달 60번 이상 물티슈를 쓴다.  사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내 물티슈 소비패턴 분석' 보고서

테크나비오는 물티슈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세 가지 요소로 ▲온라인 소매 성장 ▲소형화, 다기능 티슈의 높은 수요 ▲특성화 제품의 수요 증가를 꼽는다. 한국은 물티슈 시장이 성장할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쿠팡으로 대표되는 이커머스 쇼핑문화가 자리 잡았고, 코로나19로 인해 위생에 관심이 늘면서 집 곳곳에 물티슈가 자리 잡고 있다. 

유아용 제품(Baby Wipes)에서 생필품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것도 최근 물티슈 시장의 특징이다. 유아용 티슈는 2016년 3065억원에서 2019년 3898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성장률은 2017년 14.3%에서 4.5%로 둔화됐다. 같은 기간 유아용티슈 외 제품은 970억원에서 1100억원으로 덩치를 키웠고, 성장률은 3.9%에서 4.5%로 올랐다. 수세미는 주방 세제가 발린 물티슈인 ‘일회용 수세미'로 손걸레는 청소용 물티슈로 대체되고 있다. 반려동물용, 화장용 물티슈 등 특수 제품군도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물티슈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물티슈 매출 급증은 위생적이고 편리하다는 소비자들의 인식 덕분이다. 이베이코리아가 지난 19일에서 27일까지 진행한 빅스마일데이에서 ‘유한킴벌리 그린핑거 손소독 물티슈’가 매출 2위를 차지했다. 홈플러스에선 지난 2~4월 물티슈 등 PB 위생용품 월평균 판매가 1월보다 13% 이상 증가했다. 11번가에선 1월 27일부터 2월 1일까지 물티슈 판매량이 215% 올랐다. 

■편리한 물티슈, 환경엔 플라스틱빨대보다 해롭다

물티슈가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꼽히는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물티슈 원단이다. 대부분의 물티슈 부직포는 섬유와 폴리에스테르(플라스틱을) 섞은 합성 물질이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혀 2022년부터 사용이 금지되는 일회용 빨대보다 물티슈에 들어있는 플라스틱양이 더 많다. 습도를 유지하기 위한 보존제도 문제다. 

영국 하수도를 막은 '팻버그'. 구성성분 중 93%가 물티슈다.
영국 하수도를 막은 '팻버그'. 구성성분 중 93%가 물티슈다. 사진=BBC

지난 2015년 3월, 영국의 환경단체인 해양 보존 협회(The Marine Conservation Society)에 따르면 해변에서 발견된 물티슈의 숫자 직전년도 대비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100 미터 당 평균 12 개의 물티슈를 발견 했으며, 이는 1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물티슈는 쉽게 분해되지 않고 바다에서 최대 100년 잔존하며 해양생태계를 위협한다. 시간이 지나며 물티슈는 5mm 미만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한다. 해양생물의 체내에 들어간 미세 플라스틱은 은 먹이 사슬을 타고 상위 단계로 이동해 인간 등 상위 포식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영국의 독점 민간 하수 관리 업체 템즈 워터(Thames Water)는 이 펫버그를 처리하기 위해 매해 1200만파운드(183억원)가 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영국에서는 무려 64m 길이의 ’괴물‘ 팻버그가 발견돼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영국의 수자원 무역 협회 워터 유케이(Water UK)에 따르면 팩버그의 구성성분 93%가 물티슈였다. 지방, 기름 등이 0.5%, 여성 위생제품, 플라스틱 포장지 등이 7% 가량을 차지했다. 화장실 종이는 0.01%에 불과했다. 

일부 물티슈 생산 업체들은 ‘물에 녹는’ 친환경제품이라고 자사 제품을 홍보하지만 환경당국의 입장은 다르다.

지난해 3월 뉴욕 환경보호국은 흔히 녹는 물티슈로 불리는 ‘화장실용’ 물티슈 제품도 변기에 버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재기가 발생해 화장지를 구할 수 없게 되자, 소비자들이 물티슈를 대용품으로 사용하면서 하수처리 시설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물티슈 대안은? 소비자와 정부 고민 필요할 때

문재인 정부는 일회용 컵, 빨대 등 일회용품의 최소화, 저탄소 발전을 강조하는 '그린 뉴딜' 등 정책을 추진해왔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라면 물티슈도 이번 정부에서 중요 환경 이슈로 논의될 필요가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물티슈에 대한 안전우려가 커지자 지난 2015년 인체 세정용제품(대인용 물티슈)를 기존 공산품에서 화장품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인체 세정용 물티슈에 사용이 제한적인 원료 265종, 사용 할 수 없는 원료 1037종 등을 정해 놓았다. 인체 유해성에 대한 대비는 어느 정도 해 놓은 셈이다. 하지만 물티슈의 환경 유해성에 대한 논의는 아직 수면 아래 있다. 물티슈의 플라스틱 함유유무를 소비자가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표시제가 요구된다.  

환경 친화적 소비를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생분해 물티슈를 사용해 봄 직 하다. 플라스틱 대신 대나무 섬유로 제작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분해된다. 국내에선 유한킴벌리의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밤부’, 헬씨티슈의  BOHO, 프렌즈앤컴퍼니의 ‘달토랑’ 등이 대나무 섬유로 제작된 물티슈다.

실내 청소에선 물티슈보다 걸레, 행주를 이용하는 편이 지구에게 이롭다. 화장실에선 비데물티슈보다 비데를 사용하는 편이 낫다. 야외에선 물티슈 대신 가제수건 또는 손수건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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