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수다] '언택트'는 콩글리시다
[IT수다] '언택트'는 콩글리시다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0.06.01 15: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분석시스템 '빅카인즈'
언택트(untact) 키워드 분석.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분석시스템 '빅카인즈'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이후로 어딜 가나 '언택트(Untact)'란 말을 듣습니다. 언택트 소비, 언택트 서비스, 언택트 마케팅 등 활용되는 분야도 다양합니다. 부정의 접두사 'Un'에 접촉을 뜻하는 'Contact'를 더해서 '접촉안함'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 언택트란 표현, 영어니까 글로벌하게 쓰일 것 같지만 실은 한국에서만 쓰이는 콩글리시입니다.

언택트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2017년 말입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등이 출간한 ’트렌드코리아 2018’에서 사람 간 만남을 대신하는 방식과 인공지능·사물인터넷(IoT) 등이 접목된 기술을 뜻하는 말로 언택트가 처음 소개됐습니다. 이후 드문드문 사용되다가 올해 코로나 사태를 맞으며 대유행을 타게 됐죠.

언택트 키워드 언론 보도 동향.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분석시스템 '빅카인즈'
언택트 키워드 언론 보도 동향.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분석시스템 '빅카인즈'

그런데 언택트는 영어권 원어민이 들었을 때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어입니다. 네이버 사전은 물론 옥스포드 사전에서도 언택트란 단어를 찾을 수 없습니다.

언택트는 콘택트(Contact)에서 접두사 Con-를 때고 부정의 의미를 지닌 Un-을 추가해 탄생한 말입니다. 택트(Tact)는 요령, 재치라는 뜻으로 주로 쓰입니다. 택트의 어원은 촉감을 뜻하는 라틴어 ’탁투스(Tactus)’입니다. 콘택트에서 '콘'을 빼버리고 '언'을 붙인다고 비접촉이란 의미가 생기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구글에서 'UNTACT'를 검색하면 죄다 한국 관련 기사와 자료만 나옵니다.  

일상생활에서 말만 통하면 되지 콩글리시좀 쓴다고 무슨 문제냐 싶겠지만 이미 공적인 부분에서도 언택트가 남발되고 있습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의 영자신문도 언택트란 표현을 쓰고 있고, 심지어는 논문에 등장한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한국에서 언택트가 유행'이라고 쓰면 외국인은 아마 '손상되지 않는 게 (Untact) 코로나랑 무슨 상관이지'란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요.

국내의 한 영자신문이 기사에 사용한 '언택트(Untact)'. 구글 번역기로도 해석을 포기했다.
국내의 한 영자신문이 기사에 사용한 '언택트(Untact)'. 구글 번역기도 해석을 포기했다.

최근엔 언택트에 소통의 의미를 더한 ‘온택트(Ontact)‘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적 언택트 생활에 온라인을 통한 전시회 및 공연 등을 즐긴다는 의미입니다. 콩글리시에 새로운 의미가 더해졌으니 사상누각인 셈입니다.

언어 학계는 언택트가 의미가 혼동될 수 있다며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한 영문학 교수는 “콘택트에서 파생한 언택트라는 표현은 국내에 국한된 지역적 표현이기 때문에 글로벌 사용 시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어려움이 있다“며 “언어라는 건 통용성을 확보해야 사용 가능한 것으로 사용할 경우 언택트라는 의미를 충분히 설명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도 지난 4월 새말 모임을 통해 언택트라는 표현 대신 우리말 '비대면'을 쓰길 권고했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언택트라는 용어가 남용되면서 소통의 실패를 가져올 수 있다며 공공 부문에서 언어의 기본질서를 지켜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나도 기자코너 운영
억울한 일, 알리고 싶은 일 기사로 표현하세요.
작성하신 기사와 사진(저작권 문제없는 사진)을 top@topdaily.co.kr 로 보내주시면 채택되신 분께 기사게재와 동시에 소정의 상품권(최소5만원이상, 내용에 따라 차등지급)을 드립니다.
문의 02-5868-114 시민기자 담당자
인기기사
기업돋보기
단독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