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남북관계 ‘속도전’… 이유 있었다
통일부, 남북관계 ‘속도전’… 이유 있었다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6.0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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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주민 접촉 신고만… 남북교류협력법 개정하기로
“정세변화·남북관계 반영한 것… 갑작스런 변화 아냐”
통일연구원 “미중 갈등 지속… 북미대화 열 것”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포시 한강하구 일원(전류리 포구, 애기봉, 유도 등)을 방문했다.(사진=정책브리핑 제공)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포시 한강하구 일원(전류리 포구, 애기봉, 유도 등)을 방문했다.(사진=정책브리핑 제공)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속도전을 펼친 것은 여당의 총선 압승과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정세 시나리오가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변국이 처한 정치 환경이 북미 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달 26일 남북 간 교류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외 정세가 장기간 경색되면서 정부가 주도적으로 남북관계를 풀겠다는 것이다.

통일부가 내놓은 ‘공청회 자료’에 따르면, 개정안에는 국민과 지자체, 기업의 교류협력 기회를 넓힌 방안들이 담겼다.   

대표적으로, 북측 주민과 접촉을 위한 절차를 통일부 장관에 대한 신고로 규정했다. 기존에 있던 국가안전보장과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 신고를 거절할 수 있다는 조항은 삭제됐다.  

지방자치단체를 남북 간 협력사업의 주체로 명시한 것도 눈에 띈다. 현행법에는 법인과 단체만 명시됐지만, 앞으로는 지자체가 대북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했다. 

통일부의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은 법령 제정 30년을 맞아 시대 변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일부는 법령 개정이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가 아니라고 몸을 낮췄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1일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의 평화 증진에 도움이 되는 일로 판단하고 있다”며 “갑자기 남북관계에 속도를 높이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지난달 국회서 열린 ‘한반도 평화와 남북경협을 위한 제안’ 토론회 모습.(사진=최종환 기자)
지난달 국회서 열린 ‘한반도 평화와 남북경협을 위한 제안’ 토론회 모습.(사진=최종환 기자)

■ “미중 갈등 지속… 북미대화 전개될 것”

정부 국책 연구기관은 올해 북미관계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통일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낸 보고서 ‘남북관계 2023: 도전요인과 대북정책 추진방향’을 통해 크게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전망은 “미중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북미 간 비핵화 합의 진전이 이루어지는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 동력 상실을 막기 위해 한국 정부는 더욱 강력하게 남북관계 및 비핵화 논의의 진전을 견인하고 추동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통일연구원은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 향후 전개될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를 살폈다. 대상 변수(남·북·미·중)와 이를 둘러싼 주변 환경 관찰로 대외정책의 변화를 파악한 결과물이다. 다만, 올해 초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변수에서 빠진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연구원은 다가 올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 동결을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며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과 ‘경제전쟁’을 선포해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재선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하는 등 미중 갈등을 선거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합의에 따른 핵 프로그램 동결, 종전선언을 외교적 치적으로 자랑하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그에 따른 안전을 확고히 하기 위해선 자신 이외에 대안이 없다고 주장한다”고 전망했다.

실제 미중은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연대가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도 무역 분쟁을 벌이며 갈등을 키우고 있다. 북미 간에는 아직 이렇다 할 협상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지만, 정치적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상황은 언제든 반전될 수 있다.

특히 경제난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민심 수습, 당 창건 75주년(10월 10일)이 다가오면서  성과가 절실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선 북미관계 개선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남·북·미가 지금 정상회담을 해도 손해 볼 일이 없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성과를 보여야 되고,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 국면이 다가오면서 내세울 만한 카드로 북한 비핵화를 언급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여당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도 중요한 포인트다. 이번 총선에서 180석(2일 기준, 177석)을 거머쥔 더불어민주당은 남북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출신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6일 국회서 열린 ‘한반도 평화와 남북경협을 위한 제안’ 토론회에서 “한반도 문제는 보수 진영과 미․중․일․러 주변국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눈 딱 감고 질러 보겠다”고 밝혀 향후 국회 활동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톱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우리 당(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평화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북한이 호응만 있으면 국회가 선제적으로 나서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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