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경제] 스파르타!!도 금화를 좋아해
[영화로 보는 경제] 스파르타!!도 금화를 좋아해
  • 김성화
  • 승인 2020.06.11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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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의 전쟁 이전에 있었던 페르시아와 리디아의 충돌
크로이소스, 역사상 최초의 금화와 공인화폐 사용
스파르타 병사가 '병사'만 될 수 있는 이유는 '화폐'의 사용 덕분
300(2007)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제라드 버틀러(레오디나스 왕), 레나 헤디(고르고 여왕), 로드리고 산토로(크레스크세스 왕), 도미닉 웨스트(테론)
별점: ★★★☆ - 넘치는 영상미에 서구뽕을 더한 오락 영화 -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스파르타의 ‘테론’은 분명 스파르타인의 자긍심을 져버리는 행동을 저질렀습니다. 돈을 받고 페르시아에 협력을 하다니요. 테론의 저열함이 스파르타를 위기에 빠뜨릴 뻔 했지만 고르고 왕비의 칼에 쓰러지고, 테론의 품에서 크세르크세스 왕의 얼굴이 새겨진 금화가 떨어지며 반역자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현대에도 금화를 준다고 하면 싫다고 할 사람이 있을까요? 금화는 기원전이나 지금이나 누구나 좋아하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동안 가치를 지니고 있는 ‘화폐’입니다.

동전 없는 시대를 넘어 이제는 지폐가 없어지는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삼성페이’로 인해 카드도 들고 다니지 않는 사람들까지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모두 ‘거래수단’으로 화폐의 변형이라는 점은 일맥상통할 거 같네요.

이런 의문을 가져본 적 있지 않으신가요? 왜 사람들은 어쩌면 돌덩이에 불과한 ‘금’을 귀중한 걸로 여기고 있지? 한낱 ‘지폐’가 뭔데 이걸 주면 음식을 주고, 물건을 주는 걸까? 도대체 ‘금화’가 뭐 길래 이렇듯 사람을 꾀어낼 수 있는 걸까? 무엇이 테론을 낚았는지 그 시작을 찾아 가봅시다.

시간을 영화 ‘300’보다 조금 앞선 시기로 돌려보겠습니다. 크세르크세스보다 100년 앞서 재위에 올랐던 키루스2세는 크세노폰의 ‘비길 자가 없는 가장 위대한 세계 정복자’란 칭호가 아깝지 않은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의 시조입니다. 특히 지금의 이란 지역인 메디아와 터키 지역인 리디아를 정복한 업적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리디아의 크로이소스 왕은 붉은 항아리에 등장하는 인물로도 유명합니다. 사진=위키백과
리디아의 크로이소스 왕은 붉은 항아리에 등장하는 인물로도 유명합니다. 사진=위키백과

키루스 2세가 리디아를 정복할 당시 왕은 크로이소스입니다. 이 크로이소스와 관련된 한 가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테네 정치가이자 7인의 현자 중 한 명인 솔론을 만난 크로이소스가 “부와 행복을 보유한 나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솔론이 “아테네의 텔로스, 클레오비스와 비톤이 더 행복한 사람”이라고 답했다는 내용입니다. 텔로스와 클레오비스, 비톤은 그저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부가 행복의 전부가 아니란 얘기입니다.

크로이소스가 행복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부자였던 것은 사실입니다. 앞선 이야기보다 크로이소스의 이름을 알린 건 역사상 최초로 금으로 주화를 만들어 공인 화폐로 사용한 인물이란 사실입니다.

루안총샤오의 ‘39가지 사건으로 보는 금의 역사’를 보면 리디아와 또 다른 한 가지 전설 이야기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손만 대면 모든 게 금으로 변했다는 ‘미다스’ 왕의 신화를 다들 알고 있을 겁니다. 미다스는 리디아와 인접해있는 프리기아의 왕이었습니다. 미다스 왕은 저주(?)를 팩톨러스 강에 몸을 씻음으로써 풀었다고 전해집니다. 리디아도 강에서 사금을 채취했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습니다. 리디아에도 금이 풍부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크로이소스는 왜 금으로 주화를 만들었을까요? 아니, 왜 주화가 필요했을까요?

테론 "금화 짱좋아." 사진=워너 브라더스 홈페이지
테론 "금화 짱좋아." 사진=워너브라더스 홈페이지

그건 물물교환은 거래수단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중고거래를 떠올려 볼까요? 내가 가진 에어팟을 A가 가진 갤럭시S20과 교환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A는 에어팟보다는 갤럭시버즈를 원하네요. 나는 A 이외 갤럭시S20을 가진 사람을 알지 못하지만 갤럭시 버즈를 가진 C를 알고 있습니다. C는 에어팟 대신 내가 가진 비스포크 냉장고를 원합니다. 단 수 ㎞ 떨어진 자신의 집까지 가져다준다는 조건으로요.

참으로 불편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찌어찌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겠지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듭니다.

금화는 이런 불편함을 해결해줄 수 있습니다. 화폐는 ‘교환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와 ‘충분한 수량’, ‘손상되지 않고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란 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금화는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휴대하기도 편했습니다. 반대로 한때 인류가 화폐로 사용한 조개껍질이나 흑요석, 석기 등이 오래 사용되지 못한 이유가 있습니다.

왜 하필 금이었을까요? 금은 다른 금속들에 비해 추출이 어렵지 않고, 쉽게 녹슬지도 않습니다. 잘 늘어나서 주조하기도 편합니다. 또한 과거 왕들의 무덤에서 많은 금으로 된 유물이 발견되는 것처럼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철은 왜 안 될까요? 철은 너무 흔했습니다. 금 500g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철 2~3㎏이 필요하다면 늘 많은 철을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청동이나 은은 금보다 녹이 쉽게 슬고, 또 다른 금속들은 금보다 소량이거나 채굴의 어려움, 유독성이 강하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은은 금과 함께 인류의 화폐로 역할을 하지만 주축은 어디까지나 금이었습니다.

금을 화폐로 사용한 역사를 본다면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순도를 맞추는 일이었습니다. 중세를 거쳐 근대를 보면 금화를 주조하면서 은을 섞거나, 다른 금속을 섞어 순도는 낮추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런 일이 빈번해지거나 대규모로 이뤄진다면 한 국가의 경제가 흔들리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크로이소스 또한 이런 문제를 걱정했고 금화를 주조하는데 액면가와 무게, 규격에 대한 기준을 정하고 이를 지키도록 했습니다.

이 리디아 금화는 당연히 페르시아에도 영향을 줬고 스파르타가 금화를 사용하도록 만든 원조 격입니다.

이제 갤럭시S20을 위해 C에게 비스포크냉장고와 갤럭시버즈를 교환한 후 다시 A를 찾아가 교환해야 하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그저 내 에어팟을 원하는 사람에게 금화를 받은 후 A에게 지불하고 갤럭시S20을 받아오면 됩니다.

이 병사가 먹는 밥에는 국민의 세금이 담겨 있습니다. 사진=워너 브라더스 홈페이지
영화 '300'에서 나타난 스파르타의 전쟁 기술은 사실 별게 없긴 하다. 사진=워너브라더스 홈페이지

이런 금화는 도시에 모인 대규모 인원들이 더 분업화가 이뤄지도록 합니다. 거래의 범위가 물물교환보다 넓어지니 하나만 잘해서 금화를 벌어 원하는 물건을 구하기가 쉬워졌으니까요. 2~3가지 일을 하기 보다 잘하는 일 한 가지를 더 많이 하고 더 많은 금화를 벌어들이는 게 낫겠죠. 단적으로 스파르타의 '300'은 모두 전문 병사들입니다. 전투를 수행하고 금화를 받으면 생활을 꾸려갈 수 있죠.

자연스레 상업도 발달하게 됩니다. 상업의 발달은 페르시아와 스파르타가 충돌한 계기가 됩니다. 페르시아가 단지 그리스의 ‘자유’를 빼앗기 위해 전쟁을 벌인 걸까요? 크로이소스와 리디아는 분명 부유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리디아의 부유함이 스파르타와 페르시아의 전쟁을 불러옵니다. 그리고 영화에는 대사로만 등장한 아테네가 전쟁을 부추겼다는 점은 은근슬쩍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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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까 2020-06-11 13:10:48
리쿠르구스(Lycurgus)를 못들어보셨나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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