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産災)의 정상,건설]➀ 건설업, 오늘도 1명이 사망했습니다
[산재(産災)의 정상,건설]➀ 건설업, 오늘도 1명이 사망했습니다
  • 이서영 기자
  • 승인 2020.06.11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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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줄이겠단 정부, 건설 사망만인율 1.94→2.08로 상승
동적인 작업 환경, '빨리빨리'는 사망률 높이는 원인
송파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이서영 기자
송파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이서영 기자

톱데일리 이서영 기자 = 건설노동자 고 김태규씨는 고작 24살이었다. 수원의 한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그는 엘리베이터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김태규씨 누나인 김도현씨는 지난 1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결의대회에서 “태규가 추락한 원인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고 울부짖었다. 일한지 4일차인 그에게 안전모와 안전화, 안전벨트는 주어지지 않았다. 만약 안전장비가 주어졌다면 떨어졌어도 사망까지 이르지 않았을 수 있다. 또한 현장에 그물추락방지망 같은 안전망이 있었다면 상황은 조금 달라졌을까.

건설업은 험한 일로 여겨진다. 그리고 숫자로 나타난 현실은 실제로 그렇다는 걸 보여준다. 올해 1~3월까지 건설업에서 산업재해 사망자는 153명, 지난해 같은 기간은 129명이다. 건설업 근로자 수는 239만명에서 올해 210만 명으로 더 줄었지만 사망자는 되레 늘었다. 지난 4월에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천 한익스프레스 참사를 더하면 올해 건설업에서 산재 사망자 수가 줄어 들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2018년 정부는 '국민생명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국민생명과 관련해서 OECD 평균과 비교했을 때 가장 취약한 부분 자살, 교통사고, 산재사고사망 숫자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신년사에서도 "산업재해 사망자 숫자를 2022년까지 반절"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그 의지는 현재까지 무색하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18년 산재 사망자 2142명 중 질병이 아닌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971명, 그 중 건설업은 485명으로 모든 사업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업종이다. 지난해는 건설업에서 사고로 428명이 죽었다. 57명이 줄었다고 마냥 좋아할 수 없다. 건설업 근로자 만명 당 사망자 수는 2018년 1.94에서 2019년 2.08로 올랐다.

다른 산업 현장도 위험성이 존재하지만 건설업에서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많은 이유는 현장의 특수성을 꼽는다. 김지용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홍보부장는 “제조업도 위험하지만 건설업은 훨씬 더 동적인 현장이라 위험성이 가중된다”고 설명했다. 건설업은 같은 공간에서 공사 진행 단계에 따라 장비나 사람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더 많은 이동성과 위험이 내재 돼 있다.

건설업 특성상 이해관계자가 많다는 점은 사고 발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발주처, 시공사인 원청과 하도급, 설계자, 감리 등이 이해관계자가 공사에 대해 의견을 낸다.

김 부장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현장이 안전하게 돌아가려면 ‘빨리빨리’보다는 공사기간이 길어져야 하는데, 공사기간은 가장 윗선인 발주처의 돈 문제로 귀결하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추진 중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대체로 원청인 시공사와 그 대표에게 강력한 처벌을 하는데 초점이 맞쳐져 있다. 안전 문제는 '발주처'와 가장 큰 연관이 있지만 산재 발생시 발주처가 처벌받은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건설업의 안전 문제는 일종의 꼬리 자르기 식으로 해결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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