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 ‘에버랜드 용사’들, 이번엔 “삼성물산을 구하라”
[기자수첩] 삼성 ‘에버랜드 용사’들, 이번엔 “삼성물산을 구하라”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0.06.12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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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역전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에버랜드에 이어 이번엔 삼성물산이다.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부의심의위원회에서 과반수 찬성을 받음에 따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검찰총장에 요청하기로 의결했다. 수사심의위는 2주 안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 기소가 적절한지 여부를 따져본다. 수사심의위 결론을 꼭 따라야 하는 건 아니지만 주임검사가 이를 ‘존중’하도록 하고 있다.

수사심의위의 위원장으로 양창수 전 대법관이 선임됐다. 양 전 대법관은 위원장으로 회의를 주재하고 구성원들이 특정 직역과 분야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는 권한을 가진다.

양 전 대법관은 과거에도 삼성과 연관된 적이 있었다. 바로 에버랜드 전환사채 문제다. 1996년 에버랜드는 1주당 7700원에 주주우선 배정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이 가격은 당시 1주당 8만5000원의 1/10도 되지 않는 가격이다. 이때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임직원과 삼성전자, 제일모직, 중앙일보, 삼성물산 등 법인 주주 또한 인수에 나서지 않았다. 에버랜드는 배정되지 않은 전환사채를 임의로 배정했고 이는 이 부회장에게 넘어갔다. 이 지분은 제일모직 지분이 되고 지금의 삼성물산 지분이 될 수 있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문제의 주요 쟁점은 ▲당시 발행한 전환사채 가격이 시가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액으로 발행한 것이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는지 ▲주주들이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에게 배정한 방식을 주주 배정방식으로 볼 수 있는지 ▲이재용 부회장에게 배정함에 있어 전환가액 등 발행조건을 변경해야 했는지 ▲회사 지배권 이전을 목적으로 한 전환사채의 발행이 이사의 임무위배에 해당하는지였다.

이에 대해 11명의 대법관 중 6명이 삼성이 무죄라 판단했다. 6명에는 양승태 전 대법관과 함께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인 김지형 전 대법관, 그리고 수사심의위의 양창수 전 대법관이 포함돼 있다.

이 부회장 공판 과정에서 이례적인 재판부의 권고에 따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설치됐다. 그리고 과거 삼성에게 무죄를 준 인물이 위원장으로 선임됐고 이 부회장이 공식적인 사과에 나서면서 삼성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위원회는 설치된 이후 사안 중심이 기본원칙"임을 밝혔고, 이 부회장도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 않으면서 과거의 일은 모두 묻혀가는 모양새다.

여기에 이번 수사심의위까지 열리면서 검찰의 무리한 기소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제 수사심의위에서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결론까지 나온다면 이후 분위기는 뻔하지 않는가.

한 번이면 억울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두 번째가 되면 의혹을 가지고 바라볼만 하다. 그리고 세 번째가 된다면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이 의혹이 의혹으로 끝이 날지, 아니면 확신으로 굳어질지는 2주 후의 결과가.지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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