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삐라’ 소지하면?… ‘노동교화형’ 4년
北서 ‘삐라’ 소지하면?… ‘노동교화형’ 4년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6.24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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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2000년 남북교류 활발해지자 자본주의 비판서 내놔
2004년 형법 개정해 ‘삐라’ 유포자 최대 5년 노동교화형
“최근 대북전단으로 법령 개정 없는 듯”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22일 경기도 파주시 일대에서 대북전단 50만 장을 북측으로 날려보냈다고 주장했다.(사진=자유북한운동연합)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22일 경기도 파주시 일대에서 대북전단 50만 장을 북측으로 날려보냈다고 주장했다.(사진=자유북한운동연합)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최근 국내 일부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가 논란이 되면서 북한 내 ‘삐라’ 소지자에 대한 처벌 규정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그간 외부 문화를 ‘퇴폐물’로 규정하고 형법을 통해 엄격하게 통제해왔다. 이른바 비사회주의 행위가 주민들의 체제 이탈을 낳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북한은 2000년대 남북교류협력이 증대되자 노동당 간부들의 일탈을 막기 위해 ‘자본주의 사상문화적 침투 투쟁을 위하여’라는 ‘학습제강’을 마련한 바 있다. 갑작스러운 개혁·개방으로 자칫 비사회주의 행위가 만연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조치다.

이 학습제강에는 ‘이색적인 녹화물이 농민시장과 수매상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반동적이고 색정적인 녹화물과 출판물 등을 들여온다’ 등 비사회주의 행위에 대한 북한 당국의 고심이 담겼다.

이어 북한은 2004년 형법을 개정해 외부문화 유입에 따른 처벌 규정을 마련했다. 관련 범죄 규정을 보면, “퇴폐적이고 색정적이며 추잡한 내용을 반영한 음악, 춤, 그림, 사진, 도서, 녹화물과 유연성자기원판, 씨디 롬 같은 기억매체를 허가 없이 다른 나라에서 들여왔거나 유포한 자(제193조)”는 2년 이하 노동단련형에 처하고, 범죄 수준을 고려해 최고 4년 이하 노동교화형을 받도록 했다.

북한의 형벌은 크게 사형과 노동교화형, 노동단련형 등으로 구분된다. 노동교화형은 범죄자를 교화소에 수용해 강제노동을, 노동단련형은 품행을 선도한다는 의미에서 일정 장소에서 청소 등을 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 2015년에는 개정 형법을 통해 이색 전단 관련 형벌을 크게 강화했다. ‘퇴폐적인 문화’를 반입 또는 유포 불법보관(제183조)하거나 ‘퇴폐적인 행위’(제184조)를 할 경우 최고 10년 이하 노동교화형에 처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지난 2004년 형량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처벌 수위다.

실제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 접경지역에는 갖은 이색 영상물이 유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연구원이 지난 4월 발간한 ‘북한인권백서 2020’에 따르면, 북한에는 남한 드라마와 영화 등 영상물을 몰래 보는 행위가 확산되고 있다. 영상물을 접한 일부 북한 주민들은 남한에 대한 동경 의식을 갖게 돼 탈북을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은 당국의 통제로 인해 출판의 자유를 침해당하고 자유롭게 책을 접할 기회가 박탈당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다양한 비법적 방식으로 한국서적을 비롯한 외국 서적을 접하는 경우도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로동신문도 지난 3월 '비사회주의적 현상과의 투쟁은 전 군중적인 사업'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색적이며 불건전한 현상들을 뿌리 뽑기 위한 투쟁도 대중 자신의 사업으로 전환될 때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이색 문화 경계령을 내렸다.

다만, 최근 국내 일부 탈북민 단체들의 대규모 대북전단 살포 행위로 북한 사회가 급격히 변화하거나, 형벌을 강화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일한 동국대학교 DMZ평화센터 연구교수는 “북한에서 체제를 부정하는 전단 등 비사회주의 물건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 처벌의 대상이다”며 “하지만, 이번 대북전단 사태를 두고 북한 당국이 형벌을 강화하는 조치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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