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휴대전화 500만인데… “‘삐라’가 웬 말”
北, 휴대전화 500만인데… “‘삐라’가 웬 말”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6.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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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엄중 대응 불구 탈북민 단체 대북전단 살포 강행
휴대전화 가입자 500만… 체제 비판만으로 의식 못 바꿔
“대남 적대 의식만 증폭… 주민들 동요 안 해”
북한 평양의학대학에서 원격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실습이 열리고 있다.(사진=조선의 오늘 제공)
북한 평양의학대학에서 원격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실습이 열리고 있다.(사진=조선의 오늘 제공)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국내 일부 탈북민 단체가 살포한 대북전단에 실효성 논란이 제기됐다. 정보화가 진척된 북한 사회에서 주민들의 의식변화는커녕 대남 적개심만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북 정상은 지난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전단 살포를 포함한 일체의 적대 행위를 금지한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일부 탈북민 단체들이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로 전단을 살포하면서 남북관계에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경기도 일대에서는 지난 이틀째 탈북민 단체가 살포한 것으로 추정된 대북전단이 발견돼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탈북민 단체들의 기대와 달리 대북전단의 실효성은 크게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동통신 보급 등 정보화로 소통이 강화돼 일명 ‘삐라’가 주민들의 의식을 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북한은 2000년대부터 접경지역 중심으로 자본주의 문화가 확산됐다. 주민들은 USB에 담아 암암리에 남한 드라마를 보고, 북측 강원도 지역에서는 남한의 통신망을 통해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통일연구원이 지난 2018년 내놓은 ‘북한 변화 실태 연구’에 따르면, 과거에는 휴대전화가 지역 간 환율, 물가 정보 등을 알아보기 위해 일부 상인들이 주로 사용했지만, 최근 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속히 보급되는 추세다.

태블릿 PC, 컴퓨터 등을 활용한 전자상거래 이용은 생활의 일부가 됐다. 평양에서는 모바일을 통해 옥류관 국수를 주문하는 시스템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트라넷 기반의 온라인 쇼핑몰이 30여 개로 증가하는 등 정보화가 주민들의 일상에 큰 변화를 줬다. 

통일연구원은 2018년 기준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500만 명이라고 추정했다.

북한 선전 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지난해 11월 휴대전화 ‘푸른하늘’을 소개한 바 있다. 매체는 해당 기기가 3차원 초고속 얼굴 인식을 비롯해 다중 심(SIM)카드 지원이 가능하다고 선전했다. 푸른하늘은 남한 스마트폰보다 기술력이 2년가량 뒤처지지만, 북한에선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 남한 문화 접촉 빈도도 증가하는 추세다. 대부분 혼자가 아닌 가족 등 단체로 남한 영상물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미디어가 지난해 발표한 ‘2019 북한 미디어 환경과 외부콘텐츠 이용에 대한 실태조사’를 보면, ‘북한에서 남한 및 외국 녹화물(영상)을 본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예’라는 응답이 91%(182명)에 달했다. 주로 가족과 친구, 친척 등이 모여 영상물을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남한으로 넘어 온 김수진(가명·30) 씨는 “친구들과 모여 호기심으로 남한 드라마, 영화 등을 본 적이 있다”며 “휴대전화와 정보기기들이 많이 보급돼 주민들의 삶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인트라넷을 통해 각종 정보와 소식을 접하고 있다”고 북한 사회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있을 때 체제를 선전하거나 비판하는 전단을 직접 본 적은 없다”며 “있어도 주민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정보화가 급속히 발달하면서 탈북민 단체가 살포한 전단의 효과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체제비판과 남한 우월의식이 담긴 대북전단이 오히려 주민들의 반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일한 동국대학교 DMZ평화센터 연구교수는 “접경지역 주민들은 USB 등을 통해 남한 영상물을 접하고 있다”며 “탈북민 단체들이 살포한 대북전단이 한 사회를 변화시킬 수는 없다. 오히려 남한에 대한 적대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남북관계와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대북전단 살포 행위에 엄정 대응을 고수하고 있다.

통일부는 대북전단과 쌀 페트병(PET) 등 물품을 살포한 탈북민 단체의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 취소를 추진하고 있다. 29일에는 탈북민 단체 ‘큰 샘’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다.

여상기 통일대 대변인은 오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설립 허가 취소가 되면 지정기부금, 기부금 모집 단체에서 해제된다”며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다음 결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18일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대북전단 살포 지점을 점검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제공)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18일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대북전단 살포 지점을 점검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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