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리얼돌, 수입 통관 막으면 위법
[단독] 리얼돌, 수입 통관 막으면 위법
  • 신진섭·박현욱 기자
  • 승인 2020.06.30 18:45
  •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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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리얼돌 이용, 국가가 간섭하지 않는 편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 실현
물품 용도·목적 고려해 음란성 여부를 다르게 판단하는 것 신중해야
성인의 사적인 사용 목적인 성기구, 수입 금지할 법적 금거 찾기 어려워
법원(사진=톱데일리 DB)
리얼돌이 성풍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수입통관을 보류한 세관의 처분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이달 나왔다. 

톱데일리 신진섭·박현욱 기자 = 성풍속을 해치는 음란물이라는 이유로 성인용 전신인형(리얼돌)의 수입통관을 보류한 세관의 처분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지난 12일 인천지방법원 제2행정부(부장 오기두)는 리얼돌 수입업체 부르르닷컴이 인천세관장을 상대로 제기한 수입통관분류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먼저 재판부는 "'음란'이라는 개념은 사회와 시대적 변화에 따라 변동하는 상대적이고도 유동적인 것이고, 음란성에 관한 논의는 자연스럽게 형성, 발전돼 온 사회 일반의 성적 도덕관념이자 윤리관념 및 문화적 사조와 직결되고 아울러 개인의 사생활이나 행복 추구권 및 다양성과도 깊이 연관되는 문제로서 국가 형벌권이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개입하기에 적절한 분야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성기구는 인간이 은밀하게 행하기 마련인 성적 행위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매우 사적인 공간에서 이용되는데, 이러한 사적이고도 은밀한 영역에서의 개인적 활동에는 국가가 되도록 간섭하지 않는 것이 개별적 인격체로서의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실현하는 길이 된다"고 밝혔다.

성기구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성기구를 일반적인 성적 표현물인 음란물과 동일하게 취급해 규제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세관 측은 이 사건의 리얼돌이 신체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성기 등을 노골적이고 적나라하게 표현함으로써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 왜곡해 성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물품을 전체적으로 관찰해 볼 때 그 모습이 저속하고 문란한 느낌을 준다"면서도 "이를 넘어서서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 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해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했다. 

성기구가 신체접촉을 대신해 성적 만족감 충족을 위해 제작되는 도구로서 필연적으로 신체의 형상이나 속성을 사실적으로 묘사할 수밖에 없고, 그 전체적인 모습이 신체와 유사하다거나 성기 등의 표현이 다소 구체적이고 적나라하다는 것만으로 그 본질적인 특징이나 성질이 달라져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 왜곡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할 정도에 이른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또, 리얼돌이 만약 성기구 이외의 의학, 교육, 예술 등의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라면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 사건 물품의 원래 용도나 목적을 고려해 음란성 여부를 다르게 판단하는 것은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끝으로 재판부는 우리나라 법률은 미성숙한 청소년이 성기구에 노출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만 별도 보호장치를 마련할 뿐, 성인의 사적이고 은밀한 사용을 목적으로 한 성기구의 수입 자체를 금지할 법적 근거는 달리 찾아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세관 측은 리얼돌이 공공연하게 전시, 판매되는 경우 공중에게 성적 혐오감을 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럴 경우 공연음란죄 등 관련 형사법에 따라 처벌하면 될 일이며, 신체 형상의 성기구 자체의 수입통관을 보류할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다.

앞서 부르르닷컴은 지난해 7월 8일 인천세관에 리얼돌 수입신고를 했고, 세관 측은 같은 해 9월 5일 관세법에 따라 이 사건 물품의 수입통관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고, 조세심판원은 지난해 12월 19일 '리얼돌이 풍속을 해치는 물품인지 여부 등을 재조사해 그 결과에 따라 통관허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취지의 재조사결정을 했다.

이어 올해 2월, 세관측은 부르르닷컴에 '이 사건 물품은 풍속을 해치는 물품이며 이 사건 처분을 유지한다'는 재조사 결과를 통지했고, 이에 불복한 회사는 수입통관보류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한편 지난해 6월 27일 대법원은 성인용 전신인형(리얼돌)의 국내 수입통관 보류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부르르닷컴의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성기구의 수입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라고 판시했다. 김영문 당시 관세청장은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민 정서를 이유로 리얼돌 통관 금지를 유지하겠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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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2020-12-12 05:19:03
한국 관세청장은 참 유치하네요. 인형에게까지 인권을 부여하고ㅋㅋ

아무개 2020-12-07 12:36:04
판매목적도아니고 전시목적도아니면 위법될게 전혀없다는내용같은대요 세관에서막으면 세관에 항소하면 통과된다는거아님 결론은 통관할수있는대 까다롭다는말인거같음

훈도 2020-10-27 08:45:47
현실은 대법원 위에 있는 세관 ㅋㅋㅋㅋ 이게 나랍니까? 언제부터 인천세관이 한국의 최고 결정기관이었죠?

ㅇㅇㅇ 2020-08-11 14:13:01
근데 아직도 안되는데????

ㅇㅇ 2020-08-02 10:04:03
그래서 이제 된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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