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경영승계]⑤ 비상장 삼바, 삼성물산보다 가치있는 이유
[삼성, 이재용, 경영승계]⑤ 비상장 삼바, 삼성물산보다 가치있는 이유
  • 김성화
  • 승인 2020.07.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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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기준 상장사와 달리 자산가치+미래수익성 평가하는 비상장사
삼성바이오로직스, 2조원 상당 바이오젠 콜옵션 부채 미반영 논란
시작하지 않은 신수종 사업, 주력 사업보다 높은 가치 평가
그래픽=김성화 기자
그래픽=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삼성그룹의 삼성물산 합병과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모비스-글로비스 합병, CJ그룹의 CJ와 CJ올리브네트웍스의 합병의 공통점은 상장사와 비상장사의 합병이며 이 과정에서 상장사의 저평가, 비상장사의 고평가가 지적됐다는 점이다.

삼성그룹의 삼성물산 합병에서 합병비율이 논란이 된건 舊삼성물산에 비해 舊제일모직 가치가 너무 높게 평가됐다는 점이다. 

삼성물산의 가치는 우리나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크게 변동되기가 힘들다. 자본시장법은 상장사는 합병을 위한 이사회 결의일과 합병계약을 체결한 날 중 앞선 날의 전일을 기준으로 최근 주가를 가중 평균한 가액으로 합병비율을 정하도록 했다. 주가가 기준인 만큼 자의적인 가치 산정에 제약이 있다.

반면 비상장사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준이 없고, 자산가치와 미래수익성이라는 이름으로 가치를 평가한다.

삼성물산대 제일모직이 0.35대 1의 비율로 이뤄진 합병을 ‘간략히’ 살펴보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비율 도출의 중심에 있는 건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상장했다. 

당시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9%, 제일모직은 46.3%를 가지고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가 높게 평가되면 양사가 보유한 지분 가치도 높아지지만, 월등히 많은 지분을 보유한 제일모직에 유리하다. 그리고 이런 전개는 합병 당시 삼성물산 지분이 없지만 제일모직은 25.1% 지분을 가지고 있던 이재용 부회장에게도 유리한 방안이었다.

삼성물산 합병 제일모직 기업가치 및 합병비율 평가. 사진=참여연대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 평가에서 논란이 되는건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가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이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공동설립자다. 콜옵션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가져갈 수 있는 내용이다. 합병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율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0.3%, 바이오젠 9.7%였다.

즉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지분 중 40.3%가 바이오젠으로 넘어가는 형태이기에 이를 부채로 반영했어야 하지만 합병 시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90%의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는 약 5조원에 이르며 바이오젠으로 넘어가는 40.3%는 2조원대다.

2015년 당시 바이오젠 콜옵션을 반영하지 않은채 평가한 9개 증권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가치는 낮게는 2조6000억원에서 높게는 7조2000억원에 이른다. 또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는 2조3100억원에서 5조1480억원으로 매우 편차가 크다.

참여연대에서 증권사 평가한 가치에 바이오젠 콜옵션을 반영한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가치는 평균 3조1320억원이다. 이는 당시 국민연금에서 참고한 6조552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제일모직이 보유한 지분을 기준으로, 3조1320억원의 46.3%는 1조4500억원, 6조5520억원은 3조335억원이 나온다. 2014년 말 기준 제일모직 자산은 총 9조5114억원이었다. 평가에 따라 2조원 가량이 왔다갔다 한다.

삼정 회계법인에서 평가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신수종 사업 평가. 사진=심상정 의원실
삼정 회계법인에서 평가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신수종 사업 평가. 사진=심상정 의원실

이와 함께 미래 수익성에 대해 신수종 사업 평가가 있었다. 2019년 5월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삼성물산 합병에 참여했던 안진과 삼정 회계법인은 “에버랜드가 보유한 동식물을 이용해 바이오 소재와 헬스케어에 활용한다”는 바이오사업부에 대해 영업가치를 약 3조원으로 책정했다. 당시 제일모직 주력사업인 건설이 1조5000억원, 패션이 1조3000억원, 식음료가 2조5000억원이었다. 사업 시작도 하지 않은 사업부가 주력사업을 능가하는 평가를 받았다.

참여연대는 “삼정과 안진은 신수종 사업의 영업가치와 삼바 지분 가치를 합산한 후 이를 ‘바이오 부문 영업가치’로 분류했다”며 “신수종 사업을 전액 삭제할 경우 제일모직이 직접 영위하는 바이오 사업 부문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삼바 지분가치는 비영업가치 중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투자 자산’항목으로 분류해 그 가치를 평가 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신수종 사업 가치 부분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병 이전 제일모직의 연결검토보고서는 삼바 지분을 비영업가치로 분류해 3440억원으로 기재했다.

당시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삼성물산대 제일모직 합병 비율을 0.95대 1로 잡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가치를 국민연금보다 1/4 수준인 1조5200억원으로 잡았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비롯한 삼성물산 주주들은 비상장사가 동반된 합병비율에 반발을 일으켰지만 삼성물산 이사회는 이를  통과시켰다. 혹시나 이사회의 내부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됐다면 삼성물산 합병 논란이 오너 리스크로까지 이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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