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경영승계]⑫ 삼성물산 합병, 그 다음은 무엇인가
[삼성, 이재용, 경영승계]⑫ 삼성물산 합병, 그 다음은 무엇인가
  • 김성화
  • 승인 2020.07.2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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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찬 경제개혁연대 소장 겸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인터뷰
"재판 중 승계작업 진행은 어려워…종결 후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4세 경영? 본인 의지 상관 없이 불가…이재용, 소액주주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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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찬 경제개혁연대 소장 겸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공판이 진행 중이지만 재판이 마무리된 후 다시 삼성의 승계작업이 시작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사진=뉴스핌, 그래픽=김성화 기자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으로 인해 삼성 경영승계작업이 멈췄다. 과연 여기서 끝일까?

김우찬 경제개혁연대 소장 겸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승계작업을 진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승계작업은 없었다는 게 이 부회장 측 주장인데 지금 다시 진행할 수는 없고 재판이 종결되면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삼성에 대해 이상적인 모델로 거론되는 것이 스웨덴의 발렌베리그룹 사례다. 발렌베리그룹은 발렌베리 재단 아래 중간지주사인 인베스토르(Investor)와 팜(FAM)이 위치하고, 인베스토르와 팜이 각각의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김 소장은 “이런 모델은 이 부회장 본인은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에게 온전히 맡기자는 것인데, 이 부회장이 두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이는 이 부회장에게 소액주주가 돼보라는 것인데 본인이 이건희 회장에게서 증여받은 44억원을 7조원으로 만드는데 소액주주 돈이 들어갔으며 소액주주가 얼마나 '봉'인지 잘 알기에 핵심 권한을 이양하는 건 꺼려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 소장은 “지금은 보통의 지주회사 전환 단계를 진행하려다 막힌 상태”라며 “삼성전자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은 있으며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의 두 동생은 계열분리하고 보험업법 개정, 금융그룹 감독 등 현재 입법 추진되는 방안에 대비하면서 특히 아킬레스건이자 골칫덩어리인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에 넘기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 말했다.

이 부회장은 앞서 대국민 사과를 통해 4세 경영은 없을 것이라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우리나라 세법상, 본인 의지에 관계없이 4세 경영은 불가하다”면서도 “이번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날 수 있고, 사면도 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이번 사건이 종결된 것으로 보고 그 다음 승계작업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고 이 부회장이 삼성의 총수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바뀐 게 아닐지도 모른다. 김 소장은 “과거 에버랜드 전환사채나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때 이 부회장은 20대 중반이었고 그때 뭘 알지도 못했을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와 이학수 전 삼성기업구조조정본부장 핑계를 댈 수 있었다”며 “2015년 합병은 본인이 진두지휘 안하고는 할 수 없었으며 본인의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1995년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이후부터 인생의 절반이 사법리스크와 함께였기에 이정도의 검찰조사와 판결로 물러설 사람은 아니다”며 “다만 인생의 반을 부당주식 거래에 쏟고도 본인이 아직 승계를 완전히 확보하지 못했는데 그 아들은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삼성이란 무엇일까. 지난달 대검찰청 수사심의위는 이 부회장에 대해 불기소를 권고했다.

김 소장은 “이 부회장이 실질적인 그룹 회장인데 어마어마한 일들을 이 부회장 모르게, 동의 없이 했다? 그 얘기는 이 부회장에게 알리지 않았지만 밑에 사람들이 알아서 기었다는 것인데, 이것 또한 불법일 수도 있는 일들을 알아서 한다? 이재용 부회장이 허수아비인가?”라고 되물으며 “당연히 이 부회장 동의 하에서, 당사자 요청에 의해서, 상호 긴밀한 연락 하에서 진행했을 것이며 형사재판이기 때문에 입증하는 게 어려울 뿐이지, 이 부회장 지시가 없었다고 얘기하는 건 바보든지 아니면 (삼성에)엄청나게 잘 보이려고 하는 거지”라고 말했다.

김 소장의 수사심의위의 판단에는 “자본시장법의 사기적 부정거래로 이 부회장을 걸었는데 판례가 많이 없어 ‘유죄가 나올 수 있을까’라고 수사심의위에서 갸우뚱 했을 수 있지만, 판례가 없다면 판례를 만들어서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게 해야 하지 않냐”며 “다른 재벌들은 써먹을 수 없는, 삼성 만의 공포마케팅에 부담스러웠을 것이다”고 의견을 더했다.

지난달 한국CXO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그룹 매출액은 314조원으로 우리나라 명목 GDP 1919조원의 19.4%를 차지한다. 이런 삼성의 규모는 ‘이재용=삼성=대한민국 경제’라는 등식을 성립 가능하게 한다.

김 소장은 “미국이나 중국에는 삼성과 처럼 자국 경제에서 비중이 큰 기업이 없고, 그렇기에 우리나라에서 삼성이 법 위에 있는 것이며, 공포마케팅이 먹히는 것이며, 그래서 경제력 집중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며 “총수아들이 위기에 몰리면 다들 도와주려 모이고, 법원이 나서서 경영권을 보호해주니 소액주주는 소송을 하면 다 패소 당하고 기각 당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문제가 일어나서 법원에 가야하는데 우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며 두렵다고 문의를 해올 정도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소위 지식인 카르텔에 대한 비판도 함께 했다. 김 소장은 “우리나라 지식인 카르텔은 암묵적인 계약관계, 자기네들만의 행동강령이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사외이사라는 좋은 제도가 높은 연봉으로 인해 이를 노리고 재벌에 대해 나쁜 얘기를 안 하도록 하고 우리나라 여론 형성하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리스크’의 과대포장은 우리나라 재계의 수직적, 경직된 문화도 작용한다. 김 소장은 “삼성이 크다는 이유 만으로 국민경제를 볼모 삼아 협박하고 공포마케팅 하는 것에 속으면 안된다”며 “이 부회장이 없다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지도 의문이지만 중요한 건 삼성이란 글자 빼고, 이재용을 빼고 회사를 생각했을 때 나머지 경영진들, 부회장, 대표이사, 사내이사, 사외이사, 이 사람들의 의무가 뭔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소장은 “경영진들이 나서서 ‘주주 여러분, 국민 여러분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다’, ‘이 부회장이 언제 감옥에 갈지 모르지만 주주 여러분 안심하십시요. 비상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주주들에게 아무런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하는게 정상이지 않나”며 “그런데 이걸 이용해서 공포마케팅을 하고 동조해서 아부성 칼럼 쓰고…자기네들이 해결하고 책임져야 할 일에 대해 방치하겠다는 것도 공포마케팅이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 부회장의 선택은 무엇이 돼야할까?김 소장은 “이 부회장이 이번 기회에 전문경영자 체제로 이양하고서 소액주주 운동을 해야한다”며 “삼성물산은 대주주니 이사회 멤버로 들어가고, 삼성전자도 놓치기 아쉬울테니 이사회 멤버로 들어가 더 잘되게끔 모니터링 역할을 하고 어드바이스를 할 수 있지 않겠냐, 다만 임원 자리는 떠나고, 실질적인 권한 이양해주고, 그룹 회장 자리도 다른 이에게 넘기는 게 좋을 것”이라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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