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㊲ 해성그룹, 200억 부동산 살려 알짜효과
[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㊲ 해성그룹, 200억 부동산 살려 알짜효과
  • 김성화
  • 승인 2020.08.25 06: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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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산업-한국제지 합병 후 1년 채 안돼 물적분할
단재완 회장 비롯 특수관계인 지분 높은 해성산업 살려 지주사 전환
해성산업 수익 43%가 총수일가 부동산으로부터…주가는 2014년 이후 바닥
사진=해성산업 홈페이지
사진=해성산업 홈페이지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가히 부동산이 최고 자산인 나라답다고 해야할까. 각종 사업을 영위하는 해성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은 매출 200억원에 불과한 부동산 사업이었다.

지난 8월14일, 해성산업은 해성산업과 한국제지(가칭)로의 물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발표했다. 다음달 29일 주주총회를 열어 안건이 승인되면 11월11일 물적분할이 이뤄진다. 올해 초 해성산업과 한국제지가 합병한지 1년도 되지 않아 후속 작업을 진행한다.

해성산업은 ‘시설관리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2019년 기준 매출액이 202억원에 불과하다. 2017년 121억원, 2018년 149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으니 200억원도 상당히 잘나온 매출이다.

‘인쇄용지 제조 및 판매’를 영위하는 한국제지는 최근 3개년 기준 5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기업이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매출액도 6000~7000억원대를 기록하다 크게 줄어든 상태였다.

해성산업과 한국제지의 합병은 상당히 다른 사업 분야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물적분할을 진행한 것에서 보이듯 사업성 제고를 주된 이유로 보기 힘들다. 지주사 체제 확립 이전 지분 확보가 가장 큰 동기다.

지주사 전환 작업 이전 해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로는 한국제지와 함께 우유포장에 많이 쓰이는 카톤팩 제조 회사인 ‘한국팩키지’, 전동공구·소형엔진·산업용구 등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계양전기’, 반도체 후공정에 사용되는 리드프레임을 생산하는 ‘해성디에스’와 함께 최근에 인수한 제과·화장품·약품·완구·농.수산물에 사용되는 백판지를 제조하는 ‘세하’, ‘골판지 및 종이상자의 제조·판매를 주요사업’으로 하는 ‘원창포장공업’이 있다. 최근 해성그룹은 세하와 원창포장공업을 한국제지 사업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인수했다.

이들 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는 데는 한국제지가 가지고 있는 지분율이 필수적이다. 올해 상반기 보고서 기준 각 사에 보유한 한국제지 지분율을 보면 한국팩키지 40% 세하 57.32%, 계양전기 8.75%, 해성디에스 7.00%다. 또 해성산업은 한국제지 5.63%와 함께 세하 14.32%, 계양전기 9.32%, 해성디에스 1%를 가지고 있다. 원창포장공업은 해성팩키지가 90%를 보유 중이다.

그룹 정점에 해성산업을 올리는 이유는 단재완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들이 지배력을 가장 확고히 한 기업이 해성산업이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단 회장 30.13%를 비롯해 아들인 단우영 부회장과 단우준 사장이 각각 15.70%와 15.23%를 보유하고 있다. 또 친인척들을 더하면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62.92%다. 합병이 완료되면 특수관계자 지분은 48.72%까지 줄어들지만 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4%의 자사주와 한국제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물량이 자사주로 더해질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50% 이상의 지배력 확보가 가능하다.

반면 올해 상반기 기준 총수일가가 한국제지와 한국패키지 지분은 해성산업만큼 크지 않다. 총수일가의 한국제지 지분 구조를 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단 회장 19.73%를 더해도 37.71%며 한국팩키지는 24%, 해성디에스는 18.54%다.

또 해성산업은 한국제지와 달리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도 합병에 유리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수익이 어디서 나는가다. 해성산업은 부동산 저평가주로 알음알음 알려져 있다. 이를 반영하듯 내부거래를 보면 대부분 계열사와의 시설임대 수익이 차지하고 있다.

다만 특이점은 계양전기 2억5600만원, 한국제지 4억원, 해성디에스 2억5600만원 등 계열사들은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단 회장 5억6300만원, 단우영·우준 형제가 각각 17억원씩 수익을 올려주고 있다.

또 해성산업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수익의 10% 이상은 3곳의 고객이 차지했는데, 이중 둘은 단우영·우준 형제가 올려준 매출액과 일치하며 나머지 익명의 고객은 53억원의 수익을 올려줬다. 이는 공시에 따르면 해성산업 시설관리 용역사업 매출은 특수관계인 매출 비중이 100%로 단 회장으로 추정할 수 있다. 즉 총수일가가 해성산업 매출 중 87억원(43.0%)를 차지한다. 서초동에 위치한 해성1·2빌딩 시설관리 용역 서비스 공급 계약이 대표적이다. 특수관계인 매출을 빼면 202억원의 매출액은 160억원까지 줄어든다.

총수일가가 관계된 일반적인 내부거래와 달리 해성그룹은 기업이 총수일가로부터 수혜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를 굳이 총수일가의 손해라고 볼 수 없다. 해성산업을 키움으로써 그만큼 지주사 체제를 공고히하는 과정에서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었고 2009년부터 매년 10억원 가량의 배당금도 무시할 수 없다.

또 단 회장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가 8000억원 이상으로 여겨지며 이를 증여·상속 받을 시 생기는 세금이 문제지만, 이는 지주사 전환과 함께 단 회장 소유 일부 부동산을 해성산업에 넘기고 그 수익으로 세금을 내는데 이용할 수도 있다.

해성산업의 주주들은 속이 쓰릴만하다. 해성산업 주가의 최근 10년 중 최고점은 2014년 8월14일 8만9500원이다. 올해 8월24일 기준 10050원의 8배가 넘는다. 물론 최대주주인 총수일가들도 그만큼 손해를 봤겠지만 경영승계 관점에서 본다면 충분히 안고 갈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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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우 2020-09-03 08: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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