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5G 국가'의 역설, 요금제 낮춰도 LTE 선호하는 이유
'세계 최초 5G 국가'의 역설, 요금제 낮춰도 LTE 선호하는 이유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0.09.03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알뜰폰 5G 가입자 2000명, 전체의 0.03% 불과
5만원 이하 5G 상품 내놔도 고객 LTE 선호
7월 LTE 알뜰폰 가입자, 이통3사 모두 앞질러
편집=이진휘 기자
5만원 이하 알뜰폰 5G 서비스가 나오고 있지만 고객들은 정작 LTE를 택하고 있다. 편집=이진휘 기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정부가 5G 알뜰폰 요금 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알뜰폰 고객에게도 다양한 5G 서비스 기회를 제공한다는 명분이지만 정작 고객들은 외면하는 실정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SK텔레콤과 ‘5GX 스탠다드‘ 요금제를 알뜰폰 업체에 저렴하게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월 7만5000원에 데이터 200GB를 제공하는 주력 5G 상품을 5만원대로 낮추는 방안이다. 해당 알뜰폰 상품에서 통신사 수익 배분 대가를 기존 75%에서 66%로 낮추면서 요금제 가격도 내려간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보다 낮은 3~4만원대 5G 요금제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LG헬로비전은 데이터 8GB를 제공하는 3만9600원 5G 요금제를 내놨고, KT엠모바일은 같은 조건에 월 4만5100원 상품을 출시했다.

그럼에도 가입자는 좀처럼 늘고 있지 않다. 지난 1일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5G 알뜰폰 가입자는 누적 2026명에 불과하다. 전체 알뜰폰 이용자수 731만7830명의 0.03%에도 못미친다. 이통사 5G 가입자수가 전체 모바일 이용자도 12.57%로 낮지만 알뜰폰은 더욱 심하다.

반면 1만원 이하 저렴한 요금제를 선호하는 LTE 알뜰폰 가입자수는 늘고 있다. 지난 7월 한달 동안 알뜰폰 LTE 가입자는 7만3268명 늘었다. 같은 기간 이통3사 LTE 가입자수는 모두 줄어들었다. KT가 가장 큰 폭으로 4만8414명이 줄었고 SK텔레콤은 2만7402, LG유플러스는 1만2506 줄었다.

이는 신규가입자 수에도 반영돼, 알뜰폰 가입자가 18만9707명으로 각각 15만~17만명대인 이통3사를 모두 앞질렀다. 알뜰폰 번호이동자수는 9만5368명으로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에 KT 번호이동자수를 다시 추월했다. 기존 이통사 고객들이 알뜰폰 LTE 상품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이통3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알뜰폰 고객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5G 데이터 가입자는 주로 클라우드 게임이나 유튜브, 실시간 경기중계, OTT 콘텐츠 등 고용량 데이터 사용에 활용한다. 지난 7월 5G 가입자 평균 사용 트래픽은 27GB에 이르며 같은 기간 LTE 가입자는 절반도 되지 않는 10GB다. 이통3사가 다양한 5G 서비스를 내세워 높은 요금제를 출시하지만 LTE 가입자들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

그러다보니 5G 알뜰폰 서비스는 고객에게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이점이 있지만 시장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 추세로는 신규 5G 알뜰폰 상품이 나와도 월 300~500명 수준의 저조한 가입자 증가폭을 깨뜨리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알뜰폰 업계는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 정책에 집중하고 있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서 5G 결실을 보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기존 알뜰폰 3G나 LTE 이용자들처럼 가계 통신비를 줄이고 싶은 고객들에게 사업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5G 고객을 위한 저가형 단말기가 부족한 것도 5G 알뜰폰 생태계 성장을 막는 또 다른 요소다. 국내 출시되는 5G 스마트폰 신제품 출고가는 200만원 내외의 고가로 형성되고 있다. 이달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2‘ 출고가는 전작과 동일한 239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또 다른 신규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 5G‘도 165만원이다. 이달 내 선보일 LG 윙은 190만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 3~4만원 차이의 요금제도 이용하지 않는 고객들이 200만원에 가까운 단말기를 살 것이라 생각하긴 힘들다. 현재까지 국내 정식발매로 나온 가장 저렴한 5G 스마트폰은 ‘갤럭시A51‘로 출고가는 57만2000원이다. 애플의 중저가 모델인 아이폰 SE는 5G를 지원하지 않는다. 저가형 5G 단말 구매를 위한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오포와 샤오미 등 중국 제품을 추가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기업돋보기
단독기사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