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허한 알뜰폰 활성화 대책
[기자수첩] 공허한 알뜰폰 활성화 대책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0.09.1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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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알뜰폰 시장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통3사에 비해 상대적 약세인 알뜰폰 시장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함이지만 정부는 가격 낮추기가 통할지 의문이다.

지난달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알뜰폰 활성화 대책의 핵심은 ‘5G 서비스 도매제공 의무화‘와 ‘도매대가 인하‘다. 현재 이통사가 알뜰폰 업체에 LTE 통신망을 도매제공하고 있는 것처럼 5G 통신망도 의무제공 대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관련 고시 개정을 오는 11월까지 추진한다. 정책이 실시되면 알뜰폰 5G 요금제 가격은 약 10% 인하된다. 이에 따라 일부 알뜰폰 업체에서 제공하는 최저 3~4만원대 5G 요금제 가격은 물론 현재 6~7만원대인 고용량 데이터 상품도 1만원 가량 더 저렴해질 수 있다.

그러나 알뜰폰 업계에는 LTE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요금제가 월 3만원 초반대며 6~8GB 요금제는 1만원 이하 상품까지 나왔다. 이통3사의 요금제는 LTE 무제한이 아직도 10만원에 이르며 LTE 5GB 요금제가 4만원 이상이다.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알뜰폰 LTE 가입자는 7만3268명이나 증가한 반면 5G 알뜰폰 가입자는 고작 457명 늘었다. 알뜰폰 5G 가입자는 누적 2026명으로 전체 알뜰폰 이용자의 0.03%에도 못 미친다. 반면 이통3사 LTE 가입자 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알뜰폰 5G 서비스가 시장에서 외면받는 이유는 단순히 요금이 비싸기 때문만이 아니다. 알뜰폰 고객들은 ‘최고(성능)‘도 ‘최저(가격)‘도 아닌 ‘실속‘을 찾아다닌다. 알뜰폰 5G 가입률이 바닥인 것은 품질 개선이 선행되지 않고선 시장성이 없다는 것을 입증한다. 최근 5G 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를 보면 5G 속도는 다운로드 656.56Mbps, 업로드 64.16Mbps로 LTE보다 각각 4배와 1.5배 빠른 수준에 그쳤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지난달 내놓은 5G 서비스 설문에서 소비자들은 ‘체감 속도‘와 ‘커버리지 협소‘를 5G 서비스 불만 사항으로 가장 많이 꺼내놨다. 5G 품질에 대한 기대가 없는 상황에서 알뜰폰 고객들은 LTE보다 2~3배 이상 비싼 요금을 주고 5G를 택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정부가 단순히 알뜰폰 5G 요금 가격을 내려 시장 활성화를 기대한다는 것은 소비자들을 너무 순진하게 바라보는 것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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