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북미관계]① 김정은과 트럼프의 연결고리, 언제쯤 되살아나나
[포스트 북미관계]① 김정은과 트럼프의 연결고리, 언제쯤 되살아나나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9.1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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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행정부 '제네바 합의서' 뒤엎어진 과거의 교훈
부시 'BDA 계좌', 오마바 인공위성 갈등에 앞선 합의 무용지물
미국 대선 '불확실성' 키우고 협상 피로감 더 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9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조선중앙통신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9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재작년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천명했던 북한의 ’대미협상’ 메시지가 선전 매체에 실종된 지 오래다. 11월 대선이 다가오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북한이 협상에 나올 가능성은 낮지만 그간 대미 관계에서 보여준 피로감 또한 굳이 지금 나설 이유를 찾지 못하게 한다.

■ 클린터 행정부와의 '제네바 합의', 공화당 승리로 물거품 

앞서 북한은 미국의 호의적 분위기가 정권 교체로 급반전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북한은 1994년 10월 북미 제네바 합의를 체결했다. 북한은 김일성 사망으로 외교적 고립 탈피, 미국 클린턴 행정부는 11월 중간 선거 승리를 위해 북한 비핵화 성과를 원했다. 합의문에 따라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와 핵 활동 전면 동결, 기존 핵시설 해체 등 통큰 약속을 했다.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 동결 대가로 1000MWe 급 경수로 2기 제공을 건내었다.

하지만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고 북한에 지원하기로 한 경수로 사업이 미루어졌다. 미 하원의 경수로 공급비용 삭감 시도에 행정부가 설득에 나섰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1998년 8월 대포동 1호 미사일을 발사였다.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출범한 것도 배경이지만 대미 협상 내용이 엎어진 것 또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후 북한이 2002년 고농축 우라늄 핵 개발과 영변 핵시설 동결을 해제함으로써 제네바 합의는 파기 수순을 밟아갔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북한, ‘협상 실패’ 반복, 피로도 쌓인 듯

합의 이행 부진은 단지 제네바 합의에만 그치지 않기에 양국 사이 신뢰감을 찾기 힘들다.

클린턴에 이어 등장한 부시 행정부는 2005년 6자 회담을 통해 합의된 9·19 공동성명서를 통해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은 “핵무기나 재래식 무기로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확언”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을 의미했다.

하지만 공동성명 직후 미국 재무부는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계좌에 금융제재를 가했다. 북한 당국이 BDA 계좌 자금을 통해 돈세탁을 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북한은 이를 ‘적대시 정책’ 회귀로 봤으며 결국 이듬해 10월 제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런 양상은 민주당의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고도 반복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2년 세 차례 북미 고위급 회담을 거쳐 2·29 합의를 도출했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동결, 미국은 상호 주권 존중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합의안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유예’ 조항에 위성 목적 로켓 발사가 포함되느냐가 갈등을 빚었다. 북한은 평화적 인공위성 발사는 주권국가의 당연한 권리, 미국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군사 도발이라 규정했다. 2·29 합의 또한 같은 해 4월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명명한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순간 물거품이 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6·12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새로운 관계 수립과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쟁 실종자 유해 수습 등을 담았다. 북미 정상은 성명서에 대해 “북미관계 발전,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 번영, 안전을 위해 협력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과 같은 해 10월 실무협상 등 후속작업이 성과 없이 지나가면서 북미 관계는 여전히 제자리다.

미국에 대한 북한의 인식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 부부장은 지난 7월 자신의 담화문을 통해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해 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밝혔다.

부족한 신뢰감에도 북한의 행보는 미국 대선이 지난 올해 말과 당 대회가 있는 내년 초 사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최용환 안보전략연구실 연구실장은 지난달 ‘북한 제8차 당 대회 개최, 의도와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11월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관계 진전을 위한 모멘텀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며 "(8차 당대회 이후) 연초부터 한반도를 둘러싸고 분주한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최 연구실장은 "8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는 북한의 발표에 비추어 볼 때, 경제건설총력집중 노선의 기본틀을 유지하면서 정면돌파전을 대신하기 위한 전술적 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북한이 근본적으로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을 통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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