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북미관계]② 북한의 조용한 미국 대선 맞이, 트럼프 위해서일까
[포스트 북미관계]② 북한의 조용한 미국 대선 맞이, 트럼프 위해서일까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9.17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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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SIS "단정할 수 없지만, 북한 SLBM 발사 준비"
2009년 이후 세 차례 핵실험, 미국 대선 전후와 맞물려
7월 이후 발언 자제한 김여정, 대미 특사 효과일까
북한 국방과학원이 지난 5월 공개한 초대형방사포 시험사격 모습.(사진=조선중앙통신 제공)
북한 국방과학원이 지난 5월 공개한 초대형방사포 시험사격 모습.(사진=조선중앙통신 제공)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11월 미국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북한의 군사 행동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계속해 말이 나오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협상의 길’을 택할 것이라 입을 모았다.

지난 4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북한에서 중거리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준비를 암시하는 행동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 신포 조선소 위성사진에 찍힌 여러 선박 중 하나가 수중 발사 시험용 바지선을 끌어내는 데 쓰는 예인선과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CSIS는 “이는 북극성 3호 시험 발사를 위한 준비 작업이 벌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면서도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 오바마 행정부 1기와 2기, 트럼프 대선 맞춰 핵실험한 북한

미국이 최근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건 실제로 북한이 미국 대선 전후 핵실험 등 고강도 군사 조치를 취해 왔기 때문이다. 2009년 이후 벌인 4차례 핵실험 중 세 번은 미국 대선과 맞물린다.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가 막 출범한 지난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후계자로 지목된 시점이라 국내 정치적 요인도 배제할 수 없지만 미국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불만 표시가 강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4월 자신의 외교안보 정책으로 ‘핵 없는 세상’ 구상을 제시했다. 북한 등 ‘비핵보유국’은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하고, 유엔(UN) 안보리 상임 5개국은 핵무기 감축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은 미국이 대화에 나설 뜻이 없다고 보고 핵을 통해 외교력을 과시했다.

이어 북한은 4년 뒤인 2013년, 오바마 행정부가 발을 내딛자 마자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은 핵실험 당일 외무성 담화를 내고 미국의 “적대행위에 대처한 단호한 자위적 조치”이자 “최대한의 자제력을 발휘한 1차적 대응조치”라 말했다. 또 “보다 강도 높은 2차, 3차 대응으로 연속조치들을 취해나가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미국을 자극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후에도 북한 핵실험은 이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 후보는 2016년 대선 기간 ‘미국 우선주의(First America)’를 내걸고 미국 패권과 위상을 강조했다. 북한에게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대북정책이 협상 대신 강압 외교로 비춰질 수 있었고 2016년 9월 9일 정권 수립기념일에 맞춰 5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대선을 불과 3개월 앞두고 벌어진 핵실험에 트럼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 등의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북한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이듬해 9월 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 임기 초기임에도 강한 발언을 함께 내놨다. 조선중앙통신은 6차 핵실험에 대해 “대륙간탄도로켓장착용 수소탄 시험”이었다며 “부분품 정밀가공 및 조립에 이르기까지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모든 공정들이 주체화됐다”고 밝혔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스스로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했다는 위험한 발언이었다.

북한이 지난달 19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을 통해 내년 1월에 8차 당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제공)
북한이 지난달 19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을 통해 내년 1월에 8차 당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제공)

■ '북한 핵 통제' 성과 필요한 트럼프, 'DVD' 달라는 김여정의 만남

미국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북한의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달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6차 전원회의에서도 나온 내용을 보면 “새로운 투쟁 단계의 전략적 과업을 토의결정하기 위해 노동당 제8차 당대회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적어도 11월까지 핵실험 등 군사 도발을 하지 않으며 미국 대선 결과를 본 후 새로운 대외 전략을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북한이 전통적으로 강조한 핵문제와 미국 관련 내용이 없었다는 점이 눈길을 끌며 여기에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특사 파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 부부장은 그간 강도 높은 대미 비난 논평을 내놨었지만 최근에는 북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외교가에선 김 부부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런 예측이 사실이라면 ‘물밑 접촉-빅 이벤트’ 결과물이 미국 대선 전에 나오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특히 이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아니더라도 핵능력을 일정부분 통제 했다는 점을 성과로 내세울 수 있다. 

김일한 동국대학교 DMZ평화센터 연구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선거에 도움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대선 전 북미협상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북한이 예년과 달리 미국 대선 전후로 조용한 건 지난해 10월 스톡홀름 실무협상 이후 경색 국면임에도 굳이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실제 김 부부장은 지난 7월 담화문을 내고 “가능하다면 앞으로 (미국)독립절 기념행사를 수록한 DVD를 개인적으로 꼭 얻으려 한다는데 대해 위원장 동지로부터 허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 '재선용 쇼'라는 말이 나온 지난 7월 독립기념일 행사에 대한 김 부부장의 발언은 확실히 유화적인 태도로 보인다. 

이에 대해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7월 담화는)김여정 부부장이 대미 특사로 가겠다는 의미다”며 “북미 정상 간 협상 합의안이 오고갔을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도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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