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명절 증후군' 앓는 대형마트
코로나19 속 '명절 증후군' 앓는 대형마트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09.23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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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명절 당일로 변경…"직원 명절 휴식권 보장"
수당은 같은데…“명절 당일보다 다른날 업무강도가 더 높아”
"양측 다 조금씩 내려놔야…교대 인원 늘리는 등 노동 강도 낮춰야"
홈플러스 매장 전경. 사진=박현욱 기자
다가오는 추석 의무휴업일 변경을 두고 대형마트와 근로자가 내홍을 겪었다. 사진은 홈플러스 강동점. 사진=박현욱 기자

톱데일리 박현욱 기자 = 대형마트가 명절 증후군을 앓고 있다. 의무휴업일 변경이 원인이다. 명절 특수를 누려야하는 대형마트와 휴식권을 보장받아야 하는 근로자 간 입씨름이 오고 간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에서 27일인 이번 주말 대부분 대형점포들이 문을 닫는다.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까지 합쳐서 406개, 이마트는 노브랜드, 트레이더스 포함 272개, 롯데마트는 95개 매장이 의무 휴업일을 가진다.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가 매월 2회 의무휴업일을 가지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명절마다 의무휴업일 변경이 도마에 오른다. 대형마트가 직원의 명절 휴식권 보장을 명분으로 명절 당일 의무휴업일 지정을 지자체에 요청하면 직원들은 대형마트가 수익 극대화를 위한 것이라며 반발한다. 의무휴업일 변경 요청은 무산된다.

업계에선 명절 특수 기간을 통상 한 달로 잡으며 특히 명절 직전 주말이 대목으로 꼽힌다. 명절 당일은 오히려 고객 수도 줄고 납품업체나 협력업체도 쉬어서 한산한 편이다.

더군다나 명절 당일로 의무휴업일을 지정하면 대형마트 입장에선 명절 수당이 붙는 인건비도 줄일 수 있다. 매출은 매출대로 나오면서도 가져가는 수익은 커진다. 반대로 근로자 입장에선 같은 수당에 업무강도만 높아진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의 명절 휴식권 보장은 형식적인 명분이라는 말도 설득력이 있다.

올해도 대형마트 명절 증후군은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지난 8월 24일 전국 지자체에 대형마트 오는 10월 첫 번째 의무휴업일을 추석 당일인 10월 1일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다. 관련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2일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명절 당일 의무휴업일 지정을 의무화하고 명절 기간과 근접한 의무휴업일 중 하루를 휴업일로 지정하지 않는다는 게 골자다. 체인스토어협회, 허 의원 모두 대형마트 근로자 명절 휴식권 보장 취지라고 설명했다.

올해 창원시, 양산시, 김해시는 추석 내달 11일 의무휴업일을 추석 당일인 1일로 바꾸면서 마트 근로자의 빈축을 샀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경남본부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창원시, 양산시, 김해시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변경 철회를 요구했다. 또 마트노조는 허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서도 금일이나 명일에 항의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년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올해는 온도차가 존재한다.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하락과 함께 온라인 유통업체에 밀려가고 있는 대형마트에 숨통을 틔어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마트 올해 상반기 매출은 6조703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조4097억원보다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996억원에서 704억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매출은 3조1929억원에서 3조672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40억원에서 -362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또 지난 2017년부터 2019년 까지 이마트 영업이익은 각각 6384억원, 4893억원, 2511억원 순으로 떨어졌다. 홈플러스는 2017년 2699억원에서 2018년 1510억원으로 줄었고 회계 기준이 바뀐 2019년을 기준으로도 2018년보다 38.3% 감소한 160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롯데마트는 -2285억원, -2874억원, -261억원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실적이 하락하는 추세 속에서 대목을 놓치고 가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런 양상에 대형마트들은 점포 정리라는 구조조정 대책을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4월 향후 5년 내 전체 매장의 30%, 약 200개 점포를 정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홈플러스 안산점과 대구점, 둔산점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마트는 리뉴얼 형식으로 대응 중이지만 직원수가 지난 2017년 2만7656명에서 2018년 2만6018명, 2019년 2만5779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홈플러스도 직원수가 지난 2017년 3만155명, 2018년 2만9495명, 2019년 2만7134명, 롯데마트도 같은 기간 1만3608명, 1만3400명, 1만2995명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수익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노사 간 타협을 봐야 하는 선이 있다”며 “의무휴업일은 근로자도 휴식권을 무조건 보장받기 보단 어느 정도 내려놔야 하며 회사 차원에서도 명절 당일로 의무휴업일을 변경한다면 원래 의무휴업일 예정이었던 날에 교대 근무 인원을 늘리는 등 노동강도를 낮추는 식으로 딜을 넣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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