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북미관계]④ 트럼프보다 힘든 바이든…"독재자 비위 맞추는 건 끝"
[포스트 북미관계]④ 트럼프보다 힘든 바이든…"독재자 비위 맞추는 건 끝"
  • 최종환 기자
  • 승인 2020.09.24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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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협상 없는 정상회담 배제…오바마보다 강한 대북제재 예상
'전략적 인내' 속 대화 거부한 남한…"대선 국면 전 빠른 대책 필요"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연설 모습.(사진=미국 민주당 제공)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연설 모습.(사진=미국 민주당 제공)

톱데일리 최종환 기자 = 북한에게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오히려 더 까다로운 협상 파트너로 보인다. 

바이든은 미국 상원에서만 40년 가까이 의원 생활을 지냈으며 오바마 행정부 8년 동안 부통령을 지낸 거물급 정치인이다. 그런 바이든의 대북정책은 트럼프보다 오히려 경직된 모습이 보인다. 지난 8월 20일 내놓은 민주당 대선 공약 ‘2020 Party Platform(대선공약)’을 보면 바이든은 외교·동맹 강화를 통한 미국의 새로운 글로벌 리더십 창출을 강조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선 장기 목표와 조율된 외교 프로세스를 내세웠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전후 북한이 두 차례 핵실험을 강행했음에도 발 빠른 정상외교로 북한 달래기에 성공한 바 있다.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이런 형태의 북미협상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바이든의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동맹국들과 함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독재자 비위를 맞추던 날들은 끝났다는 것을 우리의 정적들에 분명히 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언급한 ‘정적’은 북한과 이란 등 미국의 적대 국가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대선 공약집은 “북한 주민들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인도주의적 원조는 하되 인권 탄압을 중단하도록 북한 정권을 압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바이든, 협상보다 제재 강화할 것”

오바마 행정부 시절 행보와 최근 나온 발언을 종합하면, 바이든의 대북정책은 핵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되 '실무협상' 없는 정상회담은 하지 않겠다로 정리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때부터 ‘아시아 회귀’를 강조했고 2012년 재선에 성공한 후 첫 해외 방문지로 미얀마를 택한데 이어 캄보디아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담에도 참가하며 단순히 구호에 머물지 않음을 보여줬다. 아시아 회귀는 지역 내 동맹국과 다자주의적 협력을 강화해 미국의 패권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아시아 회귀와 함께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북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전략적 인내는 ‘선(先) 핵 포기 후(後) 대화’로 북한이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오바마 행정부 1·2기가 출범 직후 두 차례의 핵실험이었다. 당시 바이든 부통령은 북한의 2차 핵실험 직후인 2009년 6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북한은 동아시아에서 매우 불안정한 요인으로 유엔 결의를 실행하려고 하고 있다”며 “우리가 제재들을 실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필요에 따라 언제든 강력한 제재 수단을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바이든이 대북제재 수위를 어디까지 사용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UN은 북한이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후 제재결의 2397호을 채택했다. ▲대북 유류 공급 제한 조치 강화 ▲북한 해외 노동자 24개월내 전원 송환 ▲대북 수출입 금지 품목 확대 ▲해상차단 조치 강화 ▲제재대상 개인·단체 추가 지정 등을 적용했다. 제재결의 2397호가 나올 당시 북한이 선박간 환적을 통해 원유와 석탄을 수입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으로 선박 간 환적 제한 등은 언제든 취할 수 있는 조치로 보인다.

신범철 한국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오바마와 바이든의 차이점은 대북제재 수준이 다르다는 점이다”며 “오바마는 북한 경제를 압박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바이든은 북한이 도발하거나 협상을 깰 경우 이전보다 강력한 제재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치 제6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로동신문이 20일 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치 제6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로동신문이 20일 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제공)

■ “북한 당 대회, 미국 대외전략 발표, 남한 대선"…내년 상반기 변곡점

오바마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를 지속한 배경에는 당시 남한의 이명박․박근혜 정부 책임이 컸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은 천안함 피격과 5․24조치가 발동되면서 남북 교류협력은 중단됐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대화 제의를 ‘위장평화’라고 폄훼하면서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인내'하고 있는 사이 우리 정부가 물꼬를 트지 못한 것이다.

'전략적 인재 2.0'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문재인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뭐라도 시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북한은 내년 1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8차 당 대회 소집을 예고했다. 미국 대선 결과를 지켜본 후 새로운 대외전략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미국도 새 정부 출범 6개월 뒤 대외전략을 발표한다는 관례에 따라 상반기 대북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

우리나라로서는 내년 하반기 대선국면에 접어든다. 대선 을 앞두고 어떤 정부가 들어설지 모르는 상황에 북한이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낮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8일 ‘미국 대선 판세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가 북핵 해법과 북미관계 개선, 한미관계에 관한 로드맵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우리 국익에 배치되지 않도록 사전 조정하고 유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도 “미국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6개월 동안 정책 리뷰를 갖고 한국에선 대선국면에 접어든 시기에 우리 정부가 대북특사를 해도 큰 효과가 없다"며 "북한 8차 당 대회에 맞춰 발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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