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 71시간 근로, 택배기사 '생활물류법' 시급한 이유
[기자수첩] 주 71시간 근로, 택배기사 '생활물류법' 시급한 이유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09.24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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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데일리 박현욱 기자 = 택배업계에서 지난 6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안을 주시하고 있다. 생활물류법이 택배 서비스 사업 종사자를 택배 운전 종사자와 택배 분류 종사자로 구분한 만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공짜 노동 논란을 잠재울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 21일 예고됐던 택배 대란은 정부 인력 투입 계획 발표로 일단락됐다. 택배 대란이 일어날 뻔한 배경에는 업체와 기사 간의 분류작업에 대한 입장 차가 있다. 분류작업은 배송 전 물류터미널에서 택배 물품을 기사가 배송할 구역별로 나누는 작업이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돈도 못받고 본인 업무도 아니란 이유로 분류작업을 거부했다. 반대로 택배업체는 분류 작업 또한 택배 기사의 업무라고 보고 있다. 장시간 노동이 싫으면 그 만큼 일을 줄이면 된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2011년에 대법원은 분류작업이 택배 근로에 포함된다고 판결을 내렸다. 분류작업이 회사뿐 아니라 기사를 위한 작업이라고 볼 수 있는 점, 화물분류작업 진행에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봤다. 

택배 기사들의 현실은 법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필요로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5년간 택배 물류 통계 및 택배 기사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 6월까지 택배 기사 총 19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무려 9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 중 7명은 과로사다. 지난 8월 3일에서 23일까지 택배 기사 821명이 참여한 과로사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택배 기사의 주간 평균 노동시간은 71.3시간, 1주일 내내 일해도 하루에 10시간이다. 현행 산업재해보상법에선 과로로 인한 뇌·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하거나 정신질환이 발생할 경우 인정되는 노동시간이 주당 60시간이다. 71.3시간 중 43%는 택배 기사들이 분류작업에 할애하는 시간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택배 물량 급증은 택배기사들을 과로에 더 노출시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강준현 더불의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생활물류 택배물동량 자료를 보면 올해 1∼8월 물동량은 21억6034만여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늘었다.

이같은 상황에 택배 기사들 처우 개선 필요성은 부정의 여지가 없다. 정부의 인력 투입 결정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생활물류법은 택배 기사들을 하루라도 빨리 과로사로부터 벗어나게 할 생명줄과도 같다. 우리가 집에서 받아보는 택배가 사람 목숨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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