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요기요, '요마트'로 기업결합 '득'보려다 '독'
배달의 민족·요기요, '요마트'로 기업결합 '득'보려다 '독'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09.25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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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마트·요마트 사업, 배달 앱→이커머스 시장획정 판도 변경
2016년 CJ헬로비전 기업결합, 전체 유료방송시장→디지털 방송시장으로
문제는 골목상권 침탈…"B마트와 요마트, 규제 없이 서비스 중"
사진=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요기요의 차세대 배달 서비스 '요마트'. 사진=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톱데일리 박현욱 기자 =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요기요와 배달의 민족 기업결합이 판을 바꾸려다 오히려 골목상권 침탈 논란을 다시금 불러 일으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DH)는 이달부터 요마트 사업을 운영한다. 요마트는 배달 주문 상품을 도심형 물류창고를 통해 30분 이내 배달해주는 퀵커머스 사업이다. 신선식품, 밀키트 등 식재료부터 생활용품, 가정용품, 반려동물용품까지 3000여개 넘는 상품을 판매 중이다.

요마트는 지난해 11월 론칭한 B마트와 유사한 사업모델이다. DH는 요마트를 열기 위해 지난 2월 신사업 본부장에 김소정 전 이베이코리아 본부장을 영입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 2003년 이베이코리아 입사해 영업과 브랜드 실장을 거쳤고 G마켓 인수 후 마케팅과 광고사업, 신규사업을 이끌었다. 이어 지난 5월 자본금 1억원 규모의 유한책임회사 ‘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코리아’도 설립했다. 사업 목적은 전자상거래, 온라인 쇼핑몰·유통업, 통신판매업, 배달업, 종합 도소매업, 식품 준비·소매업 등이다. 

업계에선 요마트와 B마트를 기업결합에 있어 시장획정 기준을 배달앱에서 이커머스로 바꾸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기업결합 심사는 기업결합 후 특정 거래 분야에서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되는지를 따진다. 이 거래 분야를 설정하는 게 시장획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획정 배달앱 분야로 정하면 우아한형제들, DH 간 기업결합은 상당히 불리하다. 기업결합 후 요기요와 배달의 민족 배달 앱 시장 점유율은 90% 이상을 차지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이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일 때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한다. 또 기업결합 후 1위 사업자가 되고 2위와 점유율 차이가 25% 이상일 때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고 본다.

다만 공정위가 시장획정을 이커머스로 넓히면 얘기가 달라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34조5830억원으로 이 중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9조7328억원이다. 지난해 기준 우아한형제들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5654억원, DH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내 매출액이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배달 앱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90% 이상이라지만 이커머스에선 오히려 약자다.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결합 시 공정위는 각 회사 사업부문을 다 조사해서 여러 시장을 획정한다”며 “이번에도 가능한 시장은 다 획정할 거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커머스 시장에 비해 B마트나 요마트 비중이 크지 않아 기업결합심사에 큰 이슈는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우는 다르지만 기업결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장획정이 달라진 적도 있다. 공정위는 지난 2016년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결합을 불허한 바 있다. 2016년엔 심사 당시 공정위는 양사간 기업결합에 있어 상품시장과 지리적 시장으로 구분하고, 상품시장은 방송분야와 통신분야로 나눴다. 문제가 된건 지리적 시장으로 공정위는 방송권역에 따라 요금과 채널구성, 채널당 단가, 각종 사은품과 지원금 등이 다르고 시장점유율도 차이가 나 방송권역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2016년 당시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방송권역에 따라 최소 46.9%에서 최대 76.0%에 달하고 특정 지역에서는 2위 사업자와 점유율 격차도 최대 58.8%포인트에 이르는 등 시장지배력이 강화된다고 봤다. 당시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결합을 통해 4개 지역 유료방송 시장에서 새롭게 1위 사업자로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2019년 LG유플러스와 CJ헬로비전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3년 사이 방송 시장 환경이 바뀌었다는 이유에서다. 2019년엔 서비스가 종료되는 아날로그 케이블TV는 제외하고 디지털, 8VSB 시장을 따로 뒀다. 또 디지털, 8VSB 시장을 따로 둔 이유는 IPTV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넘어 가입자 수 47.5%를 차지했고 SO 내에서도 디지털 케이블TV 점유율이 24.3%로 가장 높은 등 유료방송 시장이 디지털 유료방송 상품 위주로 재편된 탓이다. 실제 기업결합 심사도 8VSB 유료방송 시장을 중심으로 봤다. 지리적 시장은 앞선 2016년과 대부분 유사했다.

B마트, 요마트는 시장 획정 기준에 변수로 여겨지지만 문제는 공정위가 기준을 이커머스로 잡으면 배달의 민족과 DH 편을 들어 준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25일 입장문을 내고 비마트와 요마트 서비스 중단을 촉구했다. 대형마트는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출점, 영업 일수, 영업시간, 판매 품목 등 규제를 받고 있는 반면, 상품 구색이 겹치는 B마트와 요마트는 아무 규제 없이 서비스 운영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배달의 민족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된 이후 한국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에 오르자 지난 5월 배달수수료 체계를 일방적으로 변경하여 자영업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며 “이처럼 B마트와 요마트가 유통망이 붕괴되고 시장을 장악한 후에 독점적 지위에 오르면 기업 생리상 횡포를 부릴 것은 명약관화하여 결국에는 소비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또 앞서 한국펫산업소매협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도 각각 지난 24일, 23일 성명서를 내면서 골목상권 침탈 우려로 배민과 요기요에 유통업 철수를 요구했다. 한상총련 관계자는 “이미 배민과 요기요는 시장 독점과 수수료 논란으로 공분을 샀다”며 “비대면 배달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자 사업 확장을 통해 유통 시장까지도 독점하겠다는 야욕을 엿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DH와 우아한형제들 기업결합 승인을 거부해 중소상인 자영업자들을 보호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DH 관계자는 “편의점이나 지역 소매업자와 상생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향후 요마트에 편의점, 마트 카테고리 적용으로 소상공인도 DH 기술력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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