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5G'는 없다]① '주파수'에 얼룩진 '세계 최초 5G 상용화'
[진짜 '5G'는 없다]① '주파수'에 얼룩진 '세계 최초 5G 상용화'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0.10.06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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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망 구축 10개월 만에 완료, 5G는 최소 3년 이상
3.5㎓ 대역 주파수, 도달 거리 짧고 건물 내 침투 어려워
비용·시간 더 드는 인빌딩 구축도 난관…실내 기지국 절반이 서울
통신사 직원들이 5G 기지국을 설치하는 모습.
통신사 직원들이 5G 기지국을 설치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야심차게 세계 최초 5G를 도입했지만 이후 과정은 지지부진하다. 매년 수조원씩 비용을 투자하고 있지만 망 구축 속도가 현저히 느린 게 문제고 중심에는 주파수가 자리잡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8월 발표한 설문조사(중복응답)에 따르면 5G 서비스 이용 시 불편한 점으로 ‘체감 속도가 만족스럽지 않다’가 52.9%로 가장 많다. ‘커버리지가 협소함’은 49.6%, ‘요금제가 비쌈’은 48.5%, ‘커버리지 내에서 5G 대신 LTE로 전환됨’이 41.6%다.

속도와 커버리지의 문제는 기지국 구축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박대출 당시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망구축 의무 및 이행실적‘에 따르면 이통3사 5G 기지국수는 SK텔레콤 3만7207개, KT 4만1026개, LG유플러스 4만3532개 등 총 12만여개다. 정부는 지난 2018년 이통3사에 5G 주파수 경매를 하면서 3.5㎓ 대역 목표 기지국수를 이통사 각각 15만개, 총 45만개라고 제시한 바 있다. 현재 구축된 기지국수는 목표치의 27%에 불과하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주요 도시에 5G 구축을 완료하는 시점을 오는 2022년으로 제시했다. 제대로된 5G 서비스를 이용하기까지 최소 3년 이상 걸린다는 얘기다. 외곽지역까지 5G 통신 망을 확장하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는 LTE 구축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이통3사는 LTE 첫 상용화 이후 불과 10개월 만에 전국망 구축을 완료했다. LG유플러스가 2012년 3월 29일 가장 먼저 인구 대비 99% 지역에, 이어 SK텔레콤이 4월 1일 LTE 전국 망을 구축했다. KT는 경쟁사보다 6개월 늦은 2012년 1월에 LTE 대열에 합류했지만 4월 23일 전국 망 구축을 끝냈다. 단 4개월 만에 LTE 전국 망 설비 공사를 완료하며 공사 계획을 1년 8개월이나 앞당겼고 5G는 이보다 5배 이상 느리게 전개되는 셈이다.

이통3사가 5G 구축에 막대한 투자를 쏟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하다. 지난해 SK텔레콤은 2조9154억원, KT 3조2568억원, LG유플러스 2조6085억원 등 이통3사는 설비투자(CAPEX)로 8조7807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상반기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인 3조1916억원을 5G 설비투자에 썼다.

5G 전국 망 구축이 느린 이유는 5G에 이용되는 주파수 특성 때문이다. LTE 주파수에 쓰이는 3㎓ 이하 대역대(800㎒~2.6㎓)는 전파 도달거리가 긴 반면 현재 5G 통신에 쓰이는 3.5㎓ 대역은 주파수가 높은 만큼 전파 거리가 짧다.

LTE보다 많은 5G 기지국을 구축해야 하는 점이 5G 서비스 불만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주파수 문제는 건물 내부에서도 영향을 끼친다. 건물 내에서 5G를 이용할 경우 기지국과 건물 간 거리나 벽 두께와 소재, 유리창 코팅 농도 등에 영향을 받아 전파가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과기정통부가 실시한 올해 상반기 5G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에서 인빌딩 기지국을 구축한 다중이용시설의 5G 가용률은 78.27%지만 구축하지 않은 건물은 49.63%였다. 인빌딩 기지국을 구축하지 않은 환경에선 5G를 절반 밖에 이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5G 인빌딩 기지국과 장치수 현황. 표=변재일 의원실
5G 인빌딩 기지국과 장치수 현황. 표=변재일 의원실

인빌딩 5G 기지국 구축에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5G 설비를 지상에 구축하는 것보다 인빌딩 구축 비용이 1.5배 이상 더 들어가고 공사 과정도 까다롭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옥상이나 옥탑 등 좁은 면적에 장비와 안테나, 통신케이블을 설치하는 것과 건물 내 지하주차장 또는 층별로 별도 설치하는 것은 공사비 차이가 많이 난다“며 “인빌딩 공사시에는 장비와 안테나 가격보다 부가적으로 필요한 설비 또는 전원, 통신케이블과 같은 케이블류 비용이 추가돼 통신 공사비가 훨씬 더 높다“고 했다.

인빌딩 5G 기지국 구축은 아직도 초기 단계다. 지난달 28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시도별 5G 옥내 기지국 및 장치 구축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11일 기준 전체 5G 기지국 대비 실내 기지국 수는 2.9%에 불과했다. 94.3%에 해당하는 기지국 11만4827개가 지상에 설치돼 있다. 이통사별 실내 5G 기지국수는 SK텔레콤이 1831개, KT 980개, LG유플러스 752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서울에 사는 시민들은 5G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고 해도 지방은 제대로된 서비스를 누리기가 훨씬 요원해 보인다. 전체 실내 기지국 3563개 중 절반 가량인 1629개가 서울에 몰려 있는 반면 인천, 경기, 강원,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 단위는 100개 미만이다. 이통3사 총 기지국수가 10개 미만인 지역도 있다. 전남은 8개, 경남과 울산은 9개가 전부다. 통신사에 따라 인빌딩 구축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지역도 있다. LG유플러스는 부산, 대구, 광주, 울산, 강원, 전남, 경북, 경남 8개 시도에 인빌딩을 구축하지 않았다. SK텔레콤은 울산과 경북, KT는 세종과 충북에 실내 기지국을 구축하지 않았다.

변재일 의원은 “서울이나 대도시 이외의 지역주민들은 현재 현저하게 차별이 있는 5G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졌다“며 “일상생활의 대부분이 집이나 직장 등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고려하면 통신사는 실내 기지국 구축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빌딩 확장이란 변수를 만나 5G 전국 망 구축 완료 시점은 더 늦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인빌딩 구축 때문에 5G 커버리지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이통3사는 5G 기지국을 지난해 상반기 4만9388개, 하반기 4만3911개 구축했지만 올해 상반기엔 2만1562개로 전년 동기 대비 43.7%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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