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세금을 많이 걷었을까?
누가 내 세금을 많이 걷었을까?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0.10.0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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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노태우 정권, 고도 성장기 반영…IMF의 충격, 부가가치세 징수액 감소
김대중 정권 '법인세 인하' 공약, 외환위기 극복으로 지연…노무현 정권 '종부세' 등장
이명박 정권, 종부세 수정-법인세 인하…박근혜 정권, 소득세 큰 폭 증가 '연말정산의 추억'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세금은 국가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 속에 역대 정권의 가치관도 함께 담겨 있다. 어떻게, 어디서 더 걷느냐는 세금을 납부하는 사람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세련된 정책 기술을 필요로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청에서 징수한 세금 총액은 303조원이다. 여러 세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부가가치세다. 부가가치세는 제품이나 용역이 생산·유통되는 모든 단계에서 발생한 '부가가치'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지난해 기준 약 71조원이다.

부가가치세는 부가가치세를 납부하는 납세자와 납세의 의무가 있는 담세자가 일치하지 않는 간접세라 피부에 와닿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부가가치세 세수입은 1990년 7조원으로 GDP의 3.66%, 국세의 26%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 재원이다. 현재도 이 비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부가가치세는 소비와 연계돼 있으며 이는 1998년 IMF 당시 한 번의 낙폭을 기록했다는 점에서도 나타난다. 달리 말하면 경제성장기에는 부가가치세의 증가폭이 다른 세금보다 두드러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전두환 정권과 노태우 정권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그래픽=김성화 기자

전두환 정권 하에서 부가가치세 징수액은 1981년 1조8047억원에서 1987년 3조6504억원으로 1조8457억원, 102%가 늘었다. 같은 기간 소득세가 1조2727억원, 법인세가 1조0883억원 증가했다.

노태우 정권도 마찬가지다. 1988년부터 1992년 사이 부가가치세는 5조8710억원이 늘었고 소득세는 5조442억원, 법인세는 3조6936억원이 더 걷혔다. 전두환 정권과 노태우 정권을 거치면서 법인세율은 최고 40%에서 33%까지 낮아졌다.

IMF 외환위기 직격타를 맞은 김영삼 정권에서도 부가가치세는 빠르게 늘어났다. 1993년 부가가치세 징수액은 11조6875억원이며 1997년은 19조4879억원이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명목 GDP가 315조원에서 542조원으로 증가한 것보다 더 가파르게 늘었다. 다만 1997년 부가가치세 징수액이 처음으로 감소하면서 소득세보다 낮아져 어려웠던 경기 상황을 대변해주고 있다.

김대중 정권은 법인세 논란의 시작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 2000년은 1981년 이후 처음으로 법인세 징수액이 소득세보다 많아진 시기다. 당시 법인세 징수액은 17조8784억원, 소득세는 17조5088억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법인세율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외환위기 속에서 이를 지킬 수 없었다.

국민들의 ‘금모으기 운동’으로 IMF 외환위기를 빠르게 벗어났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당시 한나라당은 법인세율 인하를 추진했고, 정부는 ‘법인세 인하보다 재정지출 확대가 효과적’이란 입장을 보이며 대립했다. 결국 2001년 법인세율 인하 안은 당시 원내 다수였던 한나라당의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 그럼에도 김대중 정권 내내 법인세 징수액이 소득세보다 많았던 점은 외환위기 탓일지도 모른다.

노무현 정권은 세금이 얼마나 민감한 주제인지를 보여준다. 통계청 자료에는 2005년부터 ‘종합부동산세’가 등장한다. 이는 당시 제4회 지방선거부터 2008년 총선까지 여당의 선거 패배로 이어졌다. 2005년 6월부터 시행된 종합부동산세는 그 징수액 규모만 보면 그렇게까지 심각했어야 했나 싶다. 2005년 종부세 징수액은 4413억원에서 2006년 1조3275억원, 2007년 2조4142억원으로 증가했다.

한나라당은 종부세 도입에 대해 거세게 반대했고,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종부세 징수액은 전년보다 2843억원, 2009년은 9227억원 줄었다. 또 2008년 이명박 정권이 시작하고 종부세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까지 받는다. 노무현 정권은 세대수에 관계없이 동일한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했고 이는 애초 위헌의 빌미가 될 것이란 의견이 있었다. 이명박 정권은 2009년 세대별 합산에서 인별 합산으로, 1주택자 대상 공시가격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공정시장가액을 도입해 과세표준 금액을 공시가격 대비 80%로 정했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그래픽=김성화 기자

이와 함께 이명박 정권은 친기업 출신답게 법인세 부담 또한 줄여갔다. 2012년 이명박 정권은 최고 세율을 이전 25%에서 22%로 나눴고, 과세구간도 기존 2단계에서 3단계로, 20% 세율 구간을 새로 신설했다. 2008년 기준 법인세가 39조원, 소득세가 36조원이 걷혔지만 2012년에는 각각 45조원으로 동일한 수준이 됐다.

박근혜 정권은 연말정산 과세 방식의 수정의 아픈 추억이 있다. 근로자에 대한 소득세 과세 방식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개편했고, ‘증세 없는 복지’란 약속과 맞물려 큰 질타를 받았다.

연말정산 수정 효과는 차치하고, 박근혜 정권에서의 특징은 소득세 징수액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2013년 박근혜 정권 출범 당시 소득세 징수액은 48조원이었지만 2016년은 70조원으로 매년 6~8조원이 늘었다.

같은 기간 법인세 징수액은 43조원에서 52조원으로 10조원도 채 증가하지 않았다. 이 또한 2016년에 전년 대비 7조원이 늘어난 효과였다. 박근혜 정권은 법인세율을 조정하지 않는 대신 각종 조세감면 혜택을 줄이는 방식을 취했고 2015년,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소득세 징수액이 부가가치세를 넘어서게 됐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그래픽=김성화 기자

또 이와 함께 박근혜 정권에서 개별(특별)소비세 징수액이 크게 늘어난 점도 특징이다. 2014년 5조6241억원이었던 개별(특별)소비세 징수액은 2015년 8조원, 2016년 8조8812억원이 됐다. 이는 증세가 목적이 아니라던 담뱃세 인상 덕분이다.

문재인 정권은 법인세율을 최고 25%까지 상향했다. 이에 따라 법인세 징수액은 2017년 59조원에서 72조원으로 13조원이 늘었지만 같은 기간 소득세도 76조원에서 89조원으로 같은 금액이 증가했다.

한편 상속세와 증여세에 대한 논란 또한 소득세나 법인세 못지않게 자주 등장하지만 징수액 규모로 보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자료로는 2001년부터 등장한다. 2001년 상속세는 4299억원, 증여세는 5184억원이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각각 3조1542억원과 5조1749억원으로, 20년간 매년 약 2~3000억원씩 증가하며 급격한 상승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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