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또 폭로', 구글 진흙탕싸움에 게임업계 침묵하는 이유
'폭로 또 폭로', 구글 진흙탕싸움에 게임업계 침묵하는 이유
  • 신진섭 기자
  • 승인 2020.10.26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글 수수료 인상→국감서 난타→이통사로 확전
구글 없인 글로벌 없다, 게임사 불똥 튈까 '쉬쉬'
원스토어 대안될까… 글로벌 진출 없인 어려워
구글의 모바일앱 마켓 구글플레이.
구글의 모바일앱 마켓 구글플레이.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 구글이 자사 모바일앱 마켓 구글플레이의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개발사에게 갑질을 하고 있다는 정황이 나왔다. 수년전부터 구글에게 막대한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는 게임업계는 침묵하고 있다. 구글에게 밉보여서 좋을 게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구글플레이 내 디지털 콘텐츠 수수료 30%로, 국감서 구글 난타

구글은 지난 9월 구글플레이에서 거래되는 유료 디지털 콘텐츠 판매액의 30%를 수수료로 거둘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구글은 정책 변화에 대해 '인상'이 아닌 '명확화'라고 표현했다. 

구글의 수수료 인상안이 도화선에 불을 당겼다. 지난 9월 29일 구글코리아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부터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유료앱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고 밝혔다. 구글 측은 한국 개발사의 98%, 한국 앱의 99%는 이번 결제 정책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했지만 반발은 쉽게 누그러들지 않았다. 기존 게임 앱에만 적용되던 30% 수수료가 타분야 앱에 확대 적용되면서 게임 외 콘텐츠 사업자의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칼을 빼들었다. 지난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구글이 제조사에 수익을 나누는 대가로 스마트폰에 구글플레이를 선탑재하고 경쟁앱을 탑재 방해하는 등의 행위로 독점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글코리아의 갑질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구글코리아가 국내 일부 게임사들에게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라고 압박했다는 내용이다. 해당 개정안은 사업자가 일부 마켓에 콘텐츠를 독점으로 공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앱 마켓사업자가 콘텐츠사업자에게 부당한 강요 또는 차별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통신 3사가 구글플레이 결제 수수료 절반을 가져간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구글 갑질 논란은 진흙탕싸움이 됐다. 한 배를 타고 있었던 통신사와 구글 사이에 잡음이 발생한 모습이다.

이영 의원(국민의힘)이 구글코리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통신 3사가 인앱결제 수수료 30%의 절반을 공유 받고 있다. 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는 23일 성명을 내고 이통 3사가 “통신사가 과도한 휴대폰 결제수수료를 가져가 이용자의 콘텐츠 비용 부담을 가중시켰다”며 비판했다. 

이통사는 즉각 반박했다. 이통3사가 모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통신사는 구글·애플의 시장 영향력 확대에 협조한 바 없다”며 “‘통신사의 휴대폰 결제수수료 인하’ 주장은 인기협 회원사인 구글에 특혜를 주자는 것”이라고 했다. 인기협은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과 엔씨소프트 등 게임사, 그리고 구굴 등 해외사업자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또 “전체 결제액의 15%를 통신사가 가져간다는 인기협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통신사의 휴대폰 결제수수료 비중은 3~4% 수준”이라고 밝혔다. 

■게임사 ‘쉬쉬’… 구글 외엔 대안 없어

'리니지M', 'R2M',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쉬' 등 매출 상위권 게임들은 원스토어에 입점하지 않았다. 원스토어 배제에 대해 게임사들은
장르와 특성, 유저층 등을 고려한 판단이라고 설명한다. 

이미 게임사들은 구글플레이 30% 수수료를 적용받아 매년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한국모바일산업협회의 ‘모바일 콘텐츠 산업 현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작년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4조5476억원 중 88.4%인 4조200억 원이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발생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게임3사가 매년 수수료로 지출하는 비용은 1조원이 넘는다. 불만이 없을리 없지만 게임사들은 조용하다. 불똥이 튈까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구글의 막대한 시장지배력 때문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OS 점유율은 약 70%로, 구글플레이를 통하지 않으면 콘텐츠 유통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와 네이버가 합작한 토종 앱스토어 ‘원스토어’가 있지만 점유율은 10% 정도로 영향력이 아직까지 미미하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리니지2M', 웹젠의 ’R2M',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V4' 등 대작으로 분류되는 인기게임들은 원스토어에 입점하지 않아 점유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임사들은 선별적 출시 이유에 대해 ‘사업적 선택’이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업계 내부에선 고래싸움에 낀 새우라는 자조적 목소리가 나온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과 포털을 등에 업은 원스토어와 구글플레이를 쥔 구글의 파워게임에서 눈치를 봐야하는 신세라는 이야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은 슈퍼갑이다. 구글피쳐드 선정 과정이나 앱 노출도를 결정하는 알고리듬 모두 베일에 쌓여있다”며 “계약서상에 다른 플랫폼에 게임을 낼 수 없다는 조항은 없지만 그렇다고 구글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모 게임의 경우 원스토어 입점 이후 구글 피쳐드(추천) 선정 빈도가 낮아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체감상 구글 피쳐드의 광고 효과는 5000만원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시장지배력을 실감케 하는 사례들도 있다. 지난 2016년 카카오가 출시한 모바일 게임 ‘O.N.E(원) for Kakao’은 플레이 스토어 검색에서 배제돼 타격을 입었다. 카카오는 ‘원’, ‘one', 'O.N.E' 등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면 게임이 우선적으로 노출되도록 키워드 광고 상품까지 구매했다. 출시 다음날 구글은 사전 통보 없이 키워드 검색 광고를 취소했고, 카카오가 해당 상품을 재신청했지만 같은 일이 반복됐다. 남궁훈 당시 카카오 게임 총괄 부사장(CGO)는 "마치 악몽처럼 마켓에서 게임이 검색이 안된다. 유료로 파는 검색어를 구매했는데도 안된다. 그 많은 마케팅 비용이 하늘로 날아갔다"고 주장했다. 2015년에도 카카오택시 앱이 구글플레이에서 내려간 바 있어 갈등이 심화됐다. 

민경훈 구글플레이 총괄이 카카오게임즈 사옥을 방문해 남궁훈 대표와 화해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자체 게임 앱 유통 플랫폼인 '카카오게임샵'을 론칭한 것이 분쟁의 원인이 된 것으로 해석한다. 

2014년에는 모바일 러닝게임 ‘윈드러너’가 구글플레이에서 한차례 삭제됐다. 문화상품권 등을 이용한 외부결제가 윈드러너에서 가능하다는 소식이 온라인상에서 공유된 직후였다. 외부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구글에게 30%의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 이용자와 게임사에게 유리하지만, 구글플레이는 정책상 이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해외에선 ‘포트나이트’, ‘언리얼 엔진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즈가 자체결제를 도입하며 구글‧애플의 외부결제 통제에 반기를 들었다. MS, 페이스북, 스포티파이가 지원사격에 나섰다. 구글은 포트나이트와 언리얼 엔진을 추방하는 보복조치로 맞섰다. 현재로선 구글의 판정승에 가깝다.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은 포트나이트 차단 조치를 풀어달라는 에픽게임즈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본안소송이 끝날 때까지 포트나이트가 앱마켓에서 배제될 전망이다. 

■글로벌 나가려면 구글플레이 피할 수 없어… 개정안 실효성 의문

원스토어는 캐쉬백 이벤트와 착한 수수료 정책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 한정된 플랫폼이라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원스토어는 캐쉬백 이벤트와 착한 수수료 정책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 한정된 플랫폼이라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일각에선 정치권에서 발의한 일명 구글갑질 방지법들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설령 법안이 통과돼도 그 영향력이 국내에 한정된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글로벌 마켓 진출이 절실한 게임업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국가가 플랫폼을 통제하는 중국을 제외하면 전세계 모바일게임 플랫폼은 구글과 애플이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9년 하반기 및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국내 게임산업 총 매출액은 15조원 정도이며 이 중 수출액은 약8조3300억원(69억8183만 달러)로 절반을 넘는다. 국내 대부분 중대형 게임사 매출 역시 5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국내 주요게임사들의 2분기 해외매출 비중은 ▲넷마블 75% ▲펄어비스 78% ▲크래프톤 93% ▲넥슨 49% ▲엠게임 64% ▲ 위메이드 66% ▲컴투스 81.5% ▲게임빌 57% 등이다.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국내게임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해외매출 비중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게임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다. 앱애니의 '2020년 3분기 모바일 게임 결산'에 따르면 전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23조 원(200억 달러)을 기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전세계게임시장 규모는 200조원 규모로 이중 모바일이 35%를 차지해 PC와 콘솔 시장의 점유율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갑질 논란을 계기로 국산토종 원스토어를 대안으로 활용하자는 시각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지에이네트웍스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원스토어의 점유율은 16.7%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10% 초반 수준에서 큰 폭으로 점유율이 상승했다. 구글, 애플보다 낮은 20%대 수수료와 자체 결제 시스템 구축시 5% 수수료를 적용하는 점, 활발한 이용자 대상 이벤트 등이 점유율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국내 한정으로 사용되는 플랫폼인 탓에 원스토어의 구글플레이 대체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기업돋보기
단독기사
톱데일리는 독자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으로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겠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 top@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