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영입한 '티빙', 카카오 놓친 웨이브 전철 밟지 않으려면?
네이버 영입한 '티빙', 카카오 놓친 웨이브 전철 밟지 않으려면?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0.10.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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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네이버' 6000억원 지분 교환, 티빙 콘텐츠 공급 미지수
카카오, 웨이브 콘텐츠 협력 결렬 사례…자체 제작 능력 시급
사진=CJ ENM
티빙(TVING)이 네이버와 손을 잡는다. 사진=CJ ENM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지난 1일 신규 OTT 법인으로 출범한 ‘티빙‘이 웨이브의 전철을 밟을지, 아니면 본격 웨이브 따라잡기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지난 26일 CJ는 공시를 통해 네이버와 6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맞교환 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네이버는 CJ대한통운(7.85%), CJ ENM(4.996%)의 3대 주주로, 스튜디오드래곤(6.26%)의 2대 주주가 된다.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네이버 지분을 각각 0.32%, CJ대한통운은 네이버 지분 0.64%를 보유한다.

여기에 더해 네이버는 CJ와 협력의 일환으로 티빙에 지분을 투자한다. 티빙은 1대주주 CJ ENM, 2대주주 JTBC에 이어 네이버를 3번째 투자자로 확보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티빙은 CJ ENM의 영화·드라마·엔터테인먼트, JTBC 드라마·예능뿐 아니라 웹툰과 웹소설 기반 콘텐츠까지 섭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당초 JTBC는 티빙에 30%를 투자해 합작회사를 설립을 추진하다 지분율을 20%로 줄이고 기업심사를 철회했다. 티빙은 JTBC 투자 부족금을 메우기 위해 HBO맥스 등에 협상을 제시하며 외자 유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와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 총괄. 사진=네이버
네이버와 CJ 6000억원 규모 지분 교환 체결식 후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와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 총괄(오른쪽) 모습. 사진=네이버

티빙의 행보는 콘텐츠 사업자(CP)의 지분 확보 형태로 협력을 추진한 웨이브 전략과도 유사하다. 웨이브는 SK텔레콤이 30%, 지상파3사 KBS·MBC·SBS가 각각 23.3%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웨이브 사례를 보면 결국 중요한 건 네이버가 티빙에 자체 제작 콘텐츠를 공급할 지 유뮤다. 앞선 카카오 사례를 보면 네이버 콘텐츠가 티빙에 공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3000억원 지분을 교환하며 콘텐츠 혈맹을 맺었다. 특히 카카오페이지, 카카오M를 통한 카카오 제작 콘텐츠를 웨이브에 공급하는 형태가 거론돼 업계 주목도도 높았다.

하지만 카카오가 지난달 독자적인 OTT 플랫폼 카카오TV를 출시하면서 웨이브를 통한 카카오 오리지널 콘텐츠 공급 계획은 사실상 결렬됐다. 대신 카카오는 콘텐츠를 모두 자체 제작하는 카카오TV를 출시했고, 카카오TV는 출시 한달 만에 이용자수는 800만명을 넘었다. 전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플랫폼 내에서의 쉬운 접근성도 카카오TV 성공에 한몫했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SK텔레콤이 절실해서 카카오와 제휴를 했는데, 카카오가 생각했던 정도의 콘텐츠 산업에 대한 시너지가 안나왔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네이버가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이 아주 공격적으로 콘텐츠 산업에 진입한다면 얘기가 달랐겠지만 카카오가 시간을 두고 기다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1일 카카오가 출시한 OTT 플랫폼 '카카오TV'. 사진=카카오
지난 9월 1일 카카오가 출시한 OTT 플랫폼 '카카오TV'. 사진=카카오

네이버도 이미 네이버TV, 시리즈온, 네이버웹툰 등 탄탄한 콘텐츠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8월 전세계 월간 순이용자수(MAU)가 6700만명을 넘었고 월간 거래액도 800억원을 돌파했다. 성공적인 플랫폼을 형성한 네이버가 이용자 200만명도 안되는 티빙에 굳이 콘텐츠를 넘길 이유는 없다.

반대로 말하면 티빙은 웨이브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모바일에 특화된 콘텐츠를 적어도 공동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티빙은 기존에 CJ ENM에 있으면서 tvN, OCN, Mnet 등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그대로 공급했기에 콘텐츠 자체 제작 경험은 전무하다. 다른 OTT 사업자들이 자체 제작 콘텐츠를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한 것과 달리 티빙은 OTT 플랫폼으로서 백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웨이브도 지난해 9월 서비스 출시와 함께 자체 제작 콘텐츠 ‘녹두전‘을 공개하고 지금까지 추가로 9개 작품을 더 제작했다.

위 교수는 “티빙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 제한성 때문에 네이버와 같은 국민 플랫폼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티빙 입장에선 네이버의 자금력이라든지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좋은 콘텐츠와 제작자를 확보하는지가 중요한 이슈“라고 지적했다.

이어 “BTS로 팬덤 형성 후 플랫폼으로 전환한 위버스나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영상을 제공하는 카카오TV와 같이 플랫폼으로서 콘텐츠 제작에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네이버와 티빙이 영상 제작에 직접 투자하거나 공동 자회사 형태로 제작사를 확보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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