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면허없는 13세 '킥라니' 예상하지 못했나?
[기자수첩] 면허없는 13세 '킥라니' 예상하지 못했나?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0.10.30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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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오는 12월 10일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으로 무면허 전동킥보드 이용 나이 제한은 만 13세로 내려간다. 한달여 뒤면 초등학교를 막 졸업한 학생들도 전동킥보드 이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전동킥보드 규제 완화는 공유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사안이지만 도로 위 ‘킥라니(킥보드+고라니)‘의 대담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10대 안전에 대한 정부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킥보드 관련 통계는 나이 제한을 낮출 시 발생할 안전 문제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일단 나이가 낮을수록 전동킥보드를 많이 이용하며 사고율도 젊을수록 높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 앱 사용자 구성은 20대가 35%, 30대 28%, 40대 19% 순을 차지한다. 또 도로교로공단이 집계한 개인형 이동수단 세대별 사고 건수는 지난해 10대 59건, 20대 156건, 30대 97건, 40대 52건, 50대 46건, 60대 33건으로 나이 제한을 낮추기도 전이지만 10대들은 적지 않은 사고 건수를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전동킥보드 교통사고는 매년 2배씩 늘고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이용자의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 2016년 49건에서 지난해 890건으로 3년 만에 18배 이상 늘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작년 동기 대비 2.6배 증가한 886건이 발생했다. 킥보드 면허 제한이 사라지면 교통법에 미숙한 10대들의 접근이 쉬워진 만큼 이들의 전동킥보드 교통사고 증가는 불 보듯 뻔하다. 

그 뻔함에 대한 대비가 너무 부족하다. 헬멧 착용을 권고하지만 위반하더라도 처벌 조항이 따로 없어 단속할 수 없다. 교통 사고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제대로 된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사망사고까지 발생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학생 대상으로 안전운전교육과 헬멧 착용 지도 등을 이행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안전 교육 커리큘럼이나 가이드라인도 없다.

그러는 사이 이미 인도, 자전거도로, 차도를 불문하고 쌩쌩 달리는 킥보드 때문에 사회 전반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속 25㎞로 도로 위를 역주행하거나 차선을 넘나들며 갑자기 차량 앞에 튀어나와 운전자를 위협하는 등 문제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도보에선 2인 탑승을 하고 보행자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최근 킥보드 뺑소니 사고도 늘고 있다. 킥보드는 번호판도 붙어 있지 않아 사고 추적이 쉽지 않다. 블랙박스 영상이 있는데도 가해자를 잡을 수 없는 사례도 발생한다. 이미 도로 위 골칫덩어리 전동킥보드 때문에 보행자도 운전자들도 불안에 떨고 있는데 국회와 정부는 마냥 한가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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