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 대통령 당선 후 달라질 IT 지형
바이든 美 대통령 당선 후 달라질 IT 지형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0.11.0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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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장비 쓰는 LG유플러스에 대한 美 압박 완화 기대
망중립성 원칙 유지, 5G 투자 확대로 삼성전자 호조
바이든 행정부의 빅테크 규제로 공정위 구글 제재 힘 실려
5일(현지시각)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
5일(현지시각)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5일(현지시각) 미국에서 개표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면서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유력시 된다. 바이든 행정부에선 화웨이 압박 완화, 5G 투자, 독점 빅테크 규제 등 정책 변화로 글로벌 IT 지형이 달라지며 국내 상황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 '5G 클린 네트워크' 완화 기대, '화웨이 30%' LG유플러스 안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5G 클린 네트워크 참여 기업들. SK텔레콤과 KT가 포함된 반면 LG유플러스는 빠져 있다. 사진=미 국무부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신뢰할 만한 5G 통신사들. SK텔레콤과 KT가 포함된 반면 LG유플러스는 빠져 있다. 사진=미 국무부

바이든 행정부에선 기존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인 ‘5G 클린 네트워크’가 완화될 전망이다. 바이든 후보가 중국을 견제하는 정책 기조를 포기하진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처럼 전 세계 IT·반도체 업체에 중국과의 거래를 통제하는 극단적인 조치는 강행하지 않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 정책에서) 동맹국으로부터 제기되는 불만을 무시했는데 이로 인해 동맹국들의 미국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히 추락했다”며 “바이든 신행정부 출범 시 전통적인 우방과의 연합과 공조를 주요한 정책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5G 클린 네트워크는 모바일 앱, 해저 케이블, 클라우드 컴퓨터 등에서 화웨이를 비롯한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있는 중국 기업을 배제하는 정책이다. 현재 해당 정책에 합류한 국가는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영미권 국가들과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 대부분 회원국으로 총 32개국이다.

트럼프 정부는 대선 직전까지 우리나라에게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으라며 압박했다. 지난 10월 열린 한미고위급 경제협의회(SED)에서 미국은 한국의 5G 클린 네트워크 참여를 강조했다. 특히 화웨이 5G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에 대한 압박이 거셌다.

통신 업계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주변국에 통신장비 배제를 강요하는 방식을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LG유플러스로서는 한숨을 돌리게 되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화웨이 이슈로 인해 주가 하락까지 겪고 있다. 지난 2018년 말 1만8700원이던 주가는 이날 기준 1만1900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정책대로 화웨이 장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화웨이 이슈로 회사 주가에 부분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며 “하지만 전체 커버리지 중 약 30% 정도인 화웨이 지역에 대해서는 이미 커버리지가 다 완성돼 있고 재고도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 '실리콘밸리 지지' 바이든, 5G 투자 확대로 삼성전자 수혜 전망

미국의 5G 정책에 따라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전망이다. 사진=삼성전자
미국의 5G 정책에 따라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전망이다. 사진=삼성전자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5G 투자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리콘밸리 등 IT 업계의 지지에 힘입어 과감한 5G 투자를 추진할 거라는 분석이다.

바이든 후보가 속한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의 지지를 받았다. 바이든 후보의 핵심 지지층과 후원자 상당수가 실리콘밸리 관련 기업인로 알려져 있다. CNN에 따르면 지난 9월 선거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실리콘밸리 근로자들이 바이든의 7월 선거운동에 트럼프 대통령보다 3배나 많은 돈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기업인들이 앞뒤가 맞지 않는 트럼프보다 예측 가능한 행동을 하는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후보는 유세 과정에서 IT 시장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미국인 모두가 5G를 이용할 수 있도록 무선 광대역망을 확대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에 1463조원(1조3000억달러)을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인 1126조원(1조달러) 투자보다 30% 가량 많은 금액이다.

미국 통신 시장의 걸림돌인 망중립성이 부활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망중립성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가 인터넷 콘텐츠를 임의로 차단하거나 속도를 늦추는 것을 금지하는 규제다. 지난 2018년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연방통신위원회(FCC) 결정에 따라 망중립성 원칙은 폐지됐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FCC 위원 중 민주당 위원이 3명으로 많아져 표결에 부치면 역무 규정을 변경할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망중립성 시행은 어렵다“며 “인터넷 인프라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며 바이든 입장에서도 4 차 산업이 중요해 현재 잘 진행 중인 상황을 변경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버라이즌 등 미국 현지 이통사를 포함한 통신 관련 업체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미국 네트워크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삼성전자 역시 장비 공급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버라이즌과 약 8조원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 구글 규제 강화, "공정위 제재도 바이든 효과로 힘 실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구글 본사. 사진=shutterstock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구글 본사. 사진=shutterstock

바이든이 이끌 미국 신행정부에선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에 대한 반독점법 반대 정책을 강화할 조짐이다.

민주당은 최근 거대 IT 기업들의 반독점 이슈를 공론화 했다. 지난달 미 국회는 민주당 하원의원 주도하에 450페이지 분량의 ‘디지털시장 경쟁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며 빅테크 기업의 반독점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이 보고서에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애플을 ‘빅4’ 반독점 기업으로 지정해 강제 분할을 명령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제안을 담았다.

빅테크 기업에 대한 미국의 규제는 이미 시작됐다. 미 법무부는 지난달 20일 연방법원에 구글의 불공정 행위에 대 소송을 제기다. 업계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탄생하면 빅테크 기업의 강제 분할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바이든 후보는 대표적인 ‘빅 테크기업 저격수‘로 꼽힌다. 과거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거대 IT기업 해체 논의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봐야 할 문제“라고 언급한 적이 있으며 지난 1월에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이용자가 올린 게시물에 대한 법적 책임을 면제 받도록 하는 통신품위법(CDA) 230조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서 기업을 분할한 사례가 있다. 미국은 통신업체 AT&T의 독점을 문제삼아 지난 1984년 AT&T를 8개의 독립회사로 분할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1998년 반독점법 위반으로 1심에서 분할 판결을 받고 이후 법무부와의 타협으로 가까스로 분할을 모면한 바 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재무장관으로 임명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구글뿐 아니라 다른 빅테크 규제 강화에 더욱 무게가 쏠리고 있다. 워런 상원위원은 대표적인 반기업 주의자로 거대 테크기업의 해체, 합병 재조정과 규제 강화를 통해 독점적 시장 구조를 개편하고 기업간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시장 환경 조성을 주장해왔다. 

유진투자증권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그 동안 보여준 행보가 테크 기업들에게 부정적이었던 만큼 우려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워런 상원의원이 재무장관에 임명되고 평소 보였던 정책기조가 현실화될 경우 대형 테크기업이나 월가에 대한 후폭풍은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국내 구글 이슈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와 30% 수수료 강제에 대한 제재를 조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애플,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다른 글로벌 빅테크 사업자도 공정위의 제재 물망에 올랐다.

미국의 적극적인 빅테크 규제는 그동안 제재가 어려웠던 국내 규제기관의 구글 독점 조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엔 글로벌 사업자에 대한 제재가 어려웠지만 강력한 구글 제재를 앞둔 공정위 정책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조원영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실장은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연방거래위원회가 힘이 더 세지기 때문에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는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유럽과 공조를 하려고 했지만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바이든이 정권을 잡게 되면 우리나라 또한 빅테크 기업을 규제하는 데 힘이 실리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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