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1000만 달성에도 이통3사 웃지 못하는 이유
5G 1000만 달성에도 이통3사 웃지 못하는 이유
  • 이진휘 기자
  • 승인 2020.11.11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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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가입자 늘어도 ARPU 영향 無… 5년째 하락세
'데이터 무제한' 비중↓… 5G 킬러 콘텐츠 절실
이통3사가 5G 가입자 10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지만 ARPU는 지속 하락세를 겪고 있다.
이통3사가 5G 가입자 10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지만 ARPU는 지속 하락세를 겪고 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5G 이용자 1000만 시대가 열렸지만 이통3사는 수심이 가득하다. 요금제 단가가 낮아 무선(MNO) 수익이 나지 않는 데다 통신 서비스 제공에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5G 가입자는 약 925만명으로 이달 중 100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매월 50~60만명씩 성장하는 추세 속에 이통3사는 5G 가입자가 연내 1200만명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꾸준한 5G 가입자 증가에도 무선 사업 매출에 결정적인 가입자별 평균 매출(ARPU)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LTE 서비스가 한창이던 지난 2016년 ARPU는 3만원 중후반을 넘어 4만원을 향해 가는 듯 싶었으나 현재는 3만원 초반대에 머물러 있다.

올해 3분기 이통3사 ARPU는 SK텔레콤 3만51원, KT 3만1620원, LG유플러스 3만695원으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었다. 특히 SK텔레콤의 ARPU 하락세가 4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어 같은 추세라면 LTE 초기인 2012년 이후 처음으로 2만원대 선 아래로 내려올 위기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통3사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변화 추이. 그래프=이진휘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통3사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변화 추이. 그래프=이진휘 기자

ARPU가 떨어지는 탓에 이통3사 무선 매출도 10년째 정체돼 있다. LTE 서비스를 열었던 2011년부터 5G를 선보인 지난해까지 무선 회선은 약 2200만개(47%) 늘었지만 이통3사 총 무선 매출은 약 22조원에서 7%만 늘었다.

ARPU 하락은 ‘데이터 무제한‘ 비중이 줄어든 것과 무관하지 않다. 과기정통부와 이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5G 가입자 중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은 약 540만명(58%)으로 추산된다. 5G 상용화 초기 지난해 6월(80%)과 비교하면 22%포인트 줄었다. 5G 고객들이 서비스 상용화 초기 월 8만~13만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선호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간인 5만5000~7만5000원 상품으로 옮겨갔다는 얘기다.

가장 큰 원인은 10만원을 넘나드는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8월 발표한 5G 요금제 실태조사에서 절반 가량이 비싼 요금제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효용성이 떨어지는 요인도 있다. 과기정통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월 5G 무제한 데이터 가입자 1인당 트래픽은 35GB으로 일반 5G 가입자 트래픽 12GB에 비해 3배 많다. 꼭 데이터 무제한이 아닌 중저가 요금제로도 5G 이용에는 무리가 없다는 결론이다.

이통3사 무선 ARPU는 더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5G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저가 요금제를 출시하라는 질의가 쏟아졌고 이통3사는 “5G 요금제 인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대답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8일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년 데이터 요금을 지난해 대비 25% 낮춘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반면 무선 사업에 들어가는 고정 비용은 상당하다. 지난해 5G망 구축에 SK텔레콤은 2조9154억원, KT는 3조2568억원, LG유플러스는 2조6085억원을 설비투자(CAPEX) 비용으로 사용했다. 이통3사는 올해도 전년 수준인 8조원 가량 CAPEX를 집행할 계획이며 향후 3년간 5G망 구축에 집중 투자가 이어진다.

이뿐 아니라 이통3사는 주파수 재할당 대가로 수 조원대 추가 지출을 피해갈 수 없는 처지다. 정부는 내년 6월이면 이용기간이 끝나는 2G·3G·LTE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 대가로 5조5705억원을 산정했다. 이는 이통3사가 주장한 1조6000억원보다 3배가 많은 금액으로 4조원의 추가 지출 부담을 떠안게 된다.

막대한 고정 지출이 정해진 상황에서 ARPU를 끌어올리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5G 특화 콘텐츠 개발을 통해 데이터 무제한 상품 구매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9월 말 모바일 콘텐츠 소비 중 동영상 감상이 데이터 전체의 60%에 달하고 웹 포털 이용이 15%, SNS는 12%를 차지한다. ‘고용량‘ ‘초고속‘으로 대표되는 5G 특징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이용 환경이 빈약하다. 이통3사가 그간 스트리밍 게임,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고화질 스포츠·공연 중계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아직까지 5G 고객에게 충분히 어필할 만한 콘텐츠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또 다양한 5G 요금제를 선보여 고객 맞춤형 공략에 나설 필요도 있다. 현재 이통3사 별 제공 5G 요금제는 대부분 데이터 용량으로 가격이 나뉘며 가짓수도 10개 안팎이다. 각종 옵션과 부가서비스에 따라 수 십개씩 요금제 선택지가 있는 LTE와 다르다. 현재 각 이통사 별 LTE 주력 요금제는 6만9000원 상품이며 ARPU를 높이려면 이보다 높은 가격대에서 요금제를 강화해야 한다. 부가서비스와 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결합상품 등 다양한 고가 요금제를 출시해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이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통신 업계가 무선 수익이 안나는 상황에서 탈통신 B2B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본업은 통신“이라며 “지출에서 가장 크게 나가는 CAPEX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요금제 구성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고 5G 킬러 콘텐츠를 제공해 고가 요금제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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