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최대 승자'
조원태 회장,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최대 승자'
  • 김성화 기자
  • 승인 2020.11.16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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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한진칼 8000억원 투입→대한항공, 아시아나인수 결정
한진칼 유상증자로 지분 희석 + 산은 10% 지분 '백기사'
앞서 HDC현산 인수 결렬 및 항공업계 악화…추기 지원 가능성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확정으로 인한 최대 승자는 조원태 회장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한진칼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5000억원, 영구전환사채(CB) 인수에 3000억원을 투입한다.

한진칼은 산은을 상대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이에 따라 산은은 약 10%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한진칼 시총은 약 4조3550억원이다.

또 한진칼은 대한항공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을 지원하며 이와 함께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한진칼의 손자회사가 된다. 대한항공은 우선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 6868만8063주를 매입하며 이는 이날 오전 9시 45분 기준 3500억원 정도다. 

2조5000억원은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제시한 금액과 같다. 당시 산은은 HDC현산에게 1조원 규모 유상증자 참여 방안을 제시했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3자배정 유상증자로 1조5000억원, 영구채 인수에 3000억원을 사용한다. HDC현산보다 크게 낮은 금액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셈이다.

한진그룹이 산은의 유상증자 지원 방안을 받은 건 향후 재무부담보다는 당장의 경영권 다툼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한진칼 최대주주인 KCGI는 산은의 유상증자 지원에 대해 “강력한 반대 뜻을 밝힌다”며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제3자 배정보다는 기존 대주주인 우리 주주연합이 책임경영의 차원에서 우선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KCGI가 보유한 지분은 46.71%다. 과반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증자는 지분을 희석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이번 딜을 통해 국내 FSC를 조 회장에게 맡긴 산은이 보유한 10% 지분을 향후 KCGI 편을 들 것이라 생각하기도 힘들어 졌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조 회장을 포함한 한진칼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8.93%로 산은 지분을 더하면 단숨에 KCGI와 격차를 좁히게 됐다.

또 산은이 HDC현산과의 인수 결렬에 따른 책임을 덜게 됐지만 추가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협상 결렬은 재실사 수용여부, 그 이면에 급격한 부채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9월 인수협상 결렬 이후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부채 규모가 “(지난해 12월)인수 계약 당시 대비 회사 부채 규모가 4조5000억원 늘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결렬 후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에 2조4000억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HDC현산의 주장에 따르면 이를 감안해도 아직 2조원이 넘는 부채가 남아 있는 것이다.

이 지원금액도 충분치 않다. 지난 9월 한신평은 “대한항공은 2020년 대규모 유상증자 등에 힘입어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전망이지만 2021년 이후 재무 레버리지와 커버리지가 저하될 것이기에 현금잔고를 유지하려면 정책지원이 불가피하다”며 “아시아나 항공은 2020년 정책 지원을 받은 2조6000억원을 소진할 것으로 예상하며 2021년에도 약 2조원의 자금소요에 대응해 올해 9월 승인된 기안기금 2조4000억원의 상당 부분이 소진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유동부채만 연결 재무제표 기준 14조원에 이른다. 단기차입금만 따져도 양사를 합해 3조2000억원 규모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합계 1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항공업계 상황을 낙관하기 힘든 점도 산은의 추가 지원을 필요케 한다. 지난 9월 한신평은 “화물운송단가는 단기적으로 공급 부족에 따른 단가 강세가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올해 4월과 5월 오버슈팅된 화물 단가가 6월부터 하락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 방역조치 강화 국가 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아 여객 수요도 당장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 말했다. 한신평은 여객 수요 회복 시점을 앞으로 5년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향후 5년 국내 FSC(Full Service Carrier) 향방은 오롯이 한진그룹 손에 달려 있다.

한편으로는 산은이 추가 지원에 나선다면, 왜, 지금 한진그룹이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 애초 HDC현산과의 협상 과정에서 현재 상황을 감안한 지원을 약속했다면 재실사 논란이 불거져 인수가 결렬될 이유도 없다.

HDC현산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산은이 국내 대형 FSC 독점을 유도한 모양세도 좋지 않다. 2019년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여객 점유율은 33.4%, 국제화물수송 점유율은 47.7%다. 여객 점유율은 한진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 LCC까지 더하면 50%가 넘어간다. 인수 희망자가 없었다면 모르지만 있었음에도 결과적으로 국내 FSC를 특정 그룹에 몰아넣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이번 딜은 일자리와 고용 유지 등을 감안한 산은의 금융지원이 맞물려 있을 것”이라며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을 떠안을 수도 없고 구조조정도 어렵기 때문에 대한항공에 제시한만큼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못을 박고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HDC현산과의 인수 협상이 결렬된 건 HDC현산이 항공업계에서는 신규사업자로 업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그러다보니 인수 가격을 다소 과하게 제시한 것이 하나의 원인이다”며 “대한항공은 HDC현산과는 입장이 다르고 아시아나항공과의 시너지 효과도 충분히 예상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산은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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